교차로플러스 홈으로
 
  • ▒ 전체 994개의 게시글이 있습니다. ▒

994 음암중학교 역도부


미래의 전병관, 장미란을 꿈꾸는 ‘역도 꿈나무’

중학교 2학년인 열다섯 살 민주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운동을 하는 시간이 더 많고,  거울을 보고 텔레비전을 보는 것보다 운동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 초등학교 때부터 유난히 운동을 좋아했던지라 음암중학교 역도부에 들어오며 매일같이 자신의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바벨을 번쩍번쩍 들어대고 있다. 어찌 보면 역도하고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 호리호리한 몸, 그리고 앳된 얼굴을 한 민주는 생글생글 웃으며 손바닥에 송진가루를 묻히고는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바벨을 든다.

48kg급으로 역도부 홍일점인 어린 민주가 정한 목표는 인상 65kg. 용상은 75kg이다. 다가올 소년체전에서 스스로 세운 이 기록을 달성하고야 말겠다는 민주의 진짜 목표는 소년체전에서의 3관왕. 그 후에는 체중을 올리고 체급을 높여 세 자리수의 바벨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85kg 체급의 중학교 2학년 원우는 초등학교 6학년 방학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역도를 시작했다. 현재 인상 75kg, 용상 90kg의 기록을 갖고 있는 원우의 목표는 인상 90kg, 용상이 100kg이다. 이미 평생 역도 인생을 걷기로 정했기에 운동하는 시간이 힘들어도 견딜 수 있고, 운동하는 것도 이미 습관이 됐다고. 음암중학교 출신으로 국가대표 역도선수가 된 장연학 선수를 롤 모델삼아 자신이 처음으로 정한 역도선수의 꿈을 향해 가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음암중학교 역도부에는 민주와 원우 말고도, 3학년 김준, 김동욱, 김병찬 학생 등 총 다섯 명의 선수가 있다. 역도를 시작한 이래 매일같이 땀을 흘리며 자신의 극한과 싸움을 하고 있는 이들은 겨울방학을 보내고 또 개학을 맞이했지만 변변한 여행한번을 떠나지 못하고, 맘 놓고 하루를 놀아보지도 못했다. 매일같이 하는 운동을 이틀만 쉬어도 자신의 기록을 지키지 못하고, 한번 무너진 기록은 원래대로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나와서 트레이닝을 하고, 바벨을 불끈불끈 들어 올리는 이들의 곁에는 39년 인생 중 23년을 역도와 함께 한 설현의 지도자가 늘 함께 한다. 



우리 지역 학교중 유일한 음암중 역도부의 전통과 실적은 충남권 다른 12개 학교들 중에서도 유독 독보적이다. 2015년 열린 제24회 충남학생체육대회에서는 두 학생이 3관왕을 따내며 역도부의 명성을 이어왔으며, 68회와 69회 도민체육대회에서 2연패를 한 것도 모자라 올해 태안에서 열리는 70회 대회에서도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중. 2015년 열린 제96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음암중학교가 배출한 장연학 역도선수가 전국체전 신기록을 기록한데 이어 역시 음암중 출신인 문민희 선수와 함께 국가대표 선수로 등극하며 음암중학교를 명실상부한 역도의 명문학교로 만들어냈다. 
이렇듯 실적이 좋다보니, 음암중 역도부에 대한 학교와 지역민의 지원과 기대도 클 수 밖에 없다. 학교 내에 어엿한 역도체육관도 지어지고, 음암면 체육회나 서산시 역도협회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이들 역도부는 아직 목마르다. 아직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보니, 새로운 선수 발굴도 어렵고, 힘들게 키운 선수도 부상과 진로 때문에 떠나기도 한다. 기록과의 싸움에서 늘 외로운 씨름을 해야 하고, 성적이 부진하면 미래를 위한 꿈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도 이들 음암중 역도부 선수들은 멈추지 않는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생겨도, 팔목과 어깨, 무릎, 허리에 잦은 부상을 입어도 결코 그 꿈이 꺾이지 않는다. 자신들이 흘리는 땀은 일찍이 많은 선배들이 무수히 흘린 땀이고, 만들어가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또  자신들이 하는 훈련은 미래의 꿈을 받치는 힘이 되고, 그것은 또 후배들의 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역도 명문의 역사다. 
쾅쾅 체육관 바닥을 쉴 새 없이 울리며 떨어지는 바벨 소리가 꿈꾸는 소년소녀들 꿈만큼이나 묵직하다.
<배영금 기자>

  •  
  •  
  •  
993 태안 떡집과 서산_태안의 행복떡방


엄마와 두 아들, 딸의 삶으로 이어지는 떡 인생

 떡집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쌀, 콩, 팥 등등 무거운 포대자루를 옮기는 것부터 새벽같이 일어나서 떡을 찌어야 오전에 팔수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바쁘고 고생을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랐던 자녀들이 떡이라면 싫어할 만도 한데, 최 씨의 자녀들은 모두 태안과 서산에서 떡집을 하고 있다. 30년 동안 매일 같이 떡을 만들어 판매하는 최옥출 사장님을 만났다.
이른 아침 시간 시장은 분주하다. 여기저기 물건을 진열하고 청소하는 아주머님, 근처 분식집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야채를 사러 오신 사장님들, 수북이 쌓인 나물을 팔기 위해 다듬는 할머님들, 그중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뜨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집에 발길을 멈추었다. 태안 서부시장 안의 태안 떡집, 30년 동안 매일 같이 따뜻한 떡을 만들어 판매하시는 최옥출 사장님을 만났다. 그녀의 떡 인생이 시작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최 씨가 결혼 후 1남 2녀 중 막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농사를 지었던 남편이 독했던 제초제 성분으로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고 그렇게 의식을 차리지 못한 채 식물인간이 되어 23년을 머물다 돌아가셨다. 그녀의 나이 28살 때 일이다. 슬하에 있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녀는 닥치는 모든 일을 해내야 했다. 여자 혼자의 힘으로 떡집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런 연유에서이다. 떡집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쌀, 콩, 팥 등등 무거운 포대자루를 옮기는 것부터 새벽같이 일어나서 떡을 찌어야 오전에 팔수 있기에 잠을 많이 자지도 못한다. 최 씨는 10시쯤 자서 3시쯤 일어난다고 하였다. 주문이 있거나 바쁜 철에는 2~3시간 정도 자거나 아예 밤을 새우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바쁘고 고생을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랐던 자녀들이 떡이라면 이를 갈 만큼 싫어할 만도 한데, 최 씨의 자녀들은 모두 태안과 서산에서 대를 이어 떡집을 하고 있다. 태안의 행복떡방은 딸과 큰 아들이, 서산의 행복떡방은 막내아들이 운영하고 있다. 행복떡방은 태안에서 최초로 무지개떡을 만들어 팔았던 곳이다. 그 당시에는 무당 떡이냐며 냉대하였지만 지금은 예쁘고 화려한 떡들이 인기가 좋아서 이바지 떡과 떡 케이크 등등 선물용과 행사용 떡은 대부분 행복떡방에서 거래한다고 한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던 최 씨는 자식들만큼은 편하게 살기를 바랐었다. 떡집을 대를 이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랬던 최 씨와 그녀의 가족들이 지금처럼 여러 떡집을 운영하게 된 이야기엔 최 씨의 막내아들인 정동민씨의 원인이 컸다. 



현재 서산 행복떡방의 주인인 정동민씨는 좋은 대학에서 경제학과를 전공한 수재이다. 하지만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6개월 동안 서울의 유명한 떡집을 돌아다니면서 각각의 노하우와 경영방식을 배워 태안에 떡집을 차릴 결심을 하였다.  
정 씨가 태안으로 내려와 떡집을 차린다고 했을 때 최 씨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한다. 힘들어하는 엄마를 볼 때마다 두 손을 꼭 잡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공해야겠다고 말하던 막내아들이 왜 그 좋은 대학을 나와 놓고 떡집을 한다고 하는 건지, 너무 안타까웠다고 한다. 





“엄마가 잘못 생각하시는 거예요. 저는 만드는 게 정말 좋아요.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요.” 정 씨는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매일이 즐겁다며  환하게 웃는다. 고객들에게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만족보다는 감동을 드리고 싶다는 정동민씨. 결국 반대하는 최 씨를 6개월 동안 설득하고 설득한 끝에 태안에 행복떡방을 개업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서산에도 하나 더 오픈을 하게 되었다. 비어 있게 된 태안의 떡집은 그동안 최 씨를 도와주었던 큰 아들과 딸이 관리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지도 않게 대를 이어 떡집을 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서로 각자 자신의 떡집에 충실하며 각자의 비법과 맛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했다 한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그 맛이 난다. 그래서 여전히 늦어도 새벽 3시에는 일어나서 준비해야 오픈 시간에 맞추어 떡을 팔수 있기에, 태안 떡집, 태안 행복떡방, 서산 행복떡방 모두 보통의 사람들보다 이른 아침을 맞이한다. 국산콩, 국산 쌀, 천연재료, 좋은 맛 이런 것들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루 내 세 군데의 떡집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떡을 먹었다. 원래라면 각 집들 간의 떡의 찰기, 단 정도, 신선함을 평가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싶었다. 내가 먹은 것은 떡이라기보다 그들의 삶이었다. 내가 사람의 삶을 무슨 자격으로 평가할까. 그저 그들이 가게 이름 그대로 행복하길, 앞으로도 감동을 주는 떡을 이어가길 바라본다.
<배한나 기자>

●●● 태안떡집 : 태안군.읍 시장3길 11-3 ☎ 041)674-3262
●●● 태안 행복떡방 : 태안군.읍 동문3길 3 ☎ 041)674-5455
●●● 서산 행복떡방 : 서산시 시장6로 14 ☎ 041)667-5885

  •  
  •  
  •  
992 아이그림미술학원


하얀 캔버스 위에 그려지는 아이들의 꿈과 미래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하늘을 나는 것 같을까요?”
하얀 종이에 옆으로 엎드려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 남자아이가 박씨에게 묻는다. 
“글쎄.. 하늘이니까 구름이나 새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새? 새요?? 무슨 새를 그리지.. 난 갈매기 밖에 못 그리는데.. ”
고민하는 남자아이 옆에 있던 친구들이 재미있다는 듯 다가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뱉는다. 
“발에  불을 뿜는 것 그려봐 로켓처럼”
“그건 위로 날아가는 거잖아. ”
“그럼 그냥 갈매기를 그려. 갈매기도 하늘을 날잖아”
“그런데 그건 바다에만 있잖아. 아!! 맞아! 바다 위를 나는 걸 그리면 되겠구나!”
고민이 해결된 남자아이는 순식간에 작품에 몰입한다. 구름과 갈매기들 사이로 바다 위 하늘을 날고 있는 남자아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지난 목요일 태안의 아이그림 미술학원을 방문했다. 아이그림 미술학원 원장 박미진씨는 학원을 하기 오래전부터 집에서 미술 홈스쿨을 운영했었다. 그 당시에도 입소문으로 엄마들 사이에서는 알아주는 실력자였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여러 곳에서 미술강사로 활동했었던 박씨는 획일적인 수업과 똑같은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기술을 중시하는 미술교육에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기계적으로 잘 그리는 방법만 가르치고 아이들이 스스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할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창의력을 방해하는 미술교육이 되는 것입니다.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힘이며 이 힘은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때  커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학원 내에 전시되어 있는 아이들의 작품은 기존 미술학원에서 접해 보지 못했던 신기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솜, 나무, 스티로폼, 눈사람, 도자기, 비닐 등 생소한 재료들이 많이 보였는데 그것도 겨우 일부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아이들이 집으로 가져간다고 하였다. 최근에는 새해를 맞이하여 자신만의 달력을 만드는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한 아이가 달력을 만들고 있는 모습에 뒤늦게 학원에 온 다른 아이가 자기도 하고 싶다고 박씨에게 먼저 요구한다. 
똑같은 그림만 그리는 지루한 수업이 아니기에 아이들이 의욕에 가득 차 있었다. “아이들의 작품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어른들은 상상하지 못하는 것들을 표현 해내요. 하얀 도화지에 작은 손으로 연필을 잡고 새로운 것들을 그려내요. 그리고 여러 색의 물감을 섞어 새로운 색에 감탄하고 재미를 느끼며 칠해요. 그 작은 도화지에 아이들의 재미있는 상상들과 감정과 생각들이 표현돼요. 그 과정에서 창의력도 커지고요.”

자신의 작품에 고민하고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한 듯 아이들을 바라보는 박씨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남아 있다. 그림과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서 미술교사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예전에 꾸었던 꿈 그대로 컬러풀한 그림들과 해맑은 아이들 사이에서 행복하고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 미술수업을 하면서 언제가 가장 뿌듯했는지 물었다.  
“선생님~ 더 하고 가고 싶어요. 한 시간이 너무 짧아요. 이 소리를 들을 때 저는 너무나 기뻐요. 그래서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와서 즐겁게 미술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주중 2번의 수업을 받는 아이가 이제 방학이 시작되면 매일 와도 되냐며 물었다. 박씨는 먼저 엄마의 허락을 받고 오라고 웃으며 말했다. 주중 며칠만 오는 아이들은 매일 오는 다른 친구들의 작품들이 부러운 듯 보였다.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족들이 나들이를 가는듯한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던 수강생 김씨는 “혼자서는 이렇게 그림이 안 나와요. 그런데 선생님하고 같이 하면 어느새 작품 하나가 완성되어 있어요”라며 말했다.

어느 시대보다도 창의력이 많이 필요한 세대가 되었다.  기계로는 절대 불가능한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생각해내는 능력인 창의성을 가진 인재만이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매스컴에서 다루었던 내용이다. 창의성이 꼭 미술교육만을 통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상상을 현실로 표현하는 방법 중 아이들에게 미술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좀 더 즐겁게 자신을 표현하고, 생각하고, 상상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창조하는 것에 성취감을 느껴보는 일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배한나 기자>


  •  
  •  
  •  
991 세븐일레븐 대산한성점


사랑이 넘치는 이곳은 ‘행복충전소’

온라인 쇼핑몰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던 부산 여자 배지원씨는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오프라인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고 평소 쇼핑몰을 애용하던 구매자 상주 남자 김진희씨가 방문하며 인연이 닿아 달콤한 연애 끝에 작년 11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 
아무 연고지 없는 서산시 대산읍에 편의점을 운영하며 정착하게 된 건 김진희씨 이모의 추천 덕이였다. 부부는 아직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 해보는 일을 하기에 사실 모든 게 서투르다. 하지만 비슷한 듯 다른, 닮은 듯 다른 부산 아내와 상주 남편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행복을 충전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부지런한 남편 김진희씨는 매장 진열, 창고 정리 등을 도맡아 하고 애교가 많은 아내 배지원씨는 손님 응대와 매장 청소를 맡았다. 부부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한 시간이 많아서인지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 환상의 찰떡궁합이다. 
남편과 아내는 교대 근무를 하느라 신혼임에도 정작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서운할 법도 한데 잠깐의 마주치는 매 순간이 설레고 행복하다며 부부는 수줍게 웃어 보였다.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대산에 와서 편의점 매장을 시작했을 땐 힘들고 외롭기도 했는데 어느덧 2년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더라고요. 돌아보니 손님이셨던 분들이 하나둘 단골이 되셨고, 이제는 단골을 넘어 친한 지인, 친구가 되어 모임도 하고 아내와도 잘 어울려 지내요.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어 너무 뿌듯해요.”



허리가 굽으신 할머니가 느린 걸음으로 편의점 문쪽으로 걸어오신다. 그 모습을 본 남편 김진희씨는 한달음에 걸어 나가 문을 열고 할머니를 부축한다. 다리가 아파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주전부리를 사러 들리셨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겉옷을 입고 자동차 열쇠를 챙긴다. 익숙한 듯 할머니를 모셔다드리고 오겠다며 나선다. 이웃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부부를 손주처럼 생각하고 편하게 대해주시고, 부부는 그런 어르신들을 살뜰히 챙긴다. 부부의 그 마음이 참 따뜻하다. 잘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던 아내의 뒤편으로 소중한 듯 붙여놓은 그림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매장에 자주 오는 초등학생 손님이 있는데 어느 날은 친 이모처럼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맙다며 그림과 함께 손 편지를 써서 전해주고 가는 거예요. 너무 감동받아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매일 보며 감사하고 있어요.”
또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른다는 부부는 매일 편의점을 맴도는 길고양이를 모르는 척할 수 없었다. 유난히 마르고 겁이 많았던 길고양이를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보내게 할 수 없어 직접 고양이 집을 사고 사료를 챙겨 주었다. 정이 들어 이름도 편의점 상호를 본떠 ‘세븐’이라고 지었다. 부부의 정성 덕분에 세븐이는 제법 살도 오르고 애교가 넘쳐흘렀다. 매장을 찾는 손님 중에 고양이를 보고 놀랄 수도 있어 안내문도 직접 제작했다.
돈만 벌기 위해서가 아닌 부부의 착한 마음 덕에 편의점은 그야말로 진정한 행복충전소가 되었다.



“처음 편의점을 시작할 때 항상 친절이 우선이라고 아내와 얘기했어요. 다른 무엇보다 친절한 매장으로 꾸려나가자고요. 또 유통기한 검수를 철저히 해서 손님들에게 항상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팔자 약속했죠.”
아니나 다를까! 아내의 핸드폰에서 알람 소리가 들린다. 하루 3번 유통기한 체크할 시간을 맞춰두었다. 아내는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알람이 울릴 때마다 유통기한을 확인한다고. 그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를 배려하며 마음을 다해 운영하는 부부의 편의점은 오늘도 깨가 쏟아진다. 마지막으로 부부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꿀팁과 인사를 남겼다.

“아직도 편의점이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들 하시는데 잘 활용하시면 얼마든지 마트보다 싼 물건이 많아요. 예를 들면 1+1, 2+2, 물건을 사고 계산할 때 통신사 할인이나 포인트 할인을 받으면 더욱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적립도 가능해요. 제가 맥주를 좋아해서 타 편의점 보다 다양한 세계맥주를 구비하려 하고 SNS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을 매일 검색해보고 빠르게 만나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이 글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저희 편의점을 찾아주시면 좋겠어요. 더 많은 지인을 만들고 싶고 모든 분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세븐일레븐 대산한성점 많이 찾아주시고 애용해주세요.”

김진희, 배지원부부는 배달 서비스 등 손님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매일 궁리하며 준비 중에 있다. 사랑이 넘치는 부부를 보고 있자니 덩달아 마음이 따스해지는 하루였다. 하나에서 둘이 되어 새로운 시작을 함께하는 김진희, 배지원 부부를, 그리고 부부가 앞으로 만들어갈 행복한 편의점을 기대하며 언제나 응원한다. 
<김슬기 기자>

●●● 세븐일레븐 서산대산한성점- 서산시 대산읍 정자동 5로 33 
 ☎ 041)664-4865)

  •  
  •  
  •  
990 탑벨리의 함차윤 강사


불모지에서 피워낸 화려한 벨리댄스의 꽃

그저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의 변신은 파격적일만큼 놀라웠지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너무나도 잘 어울렸고 그녀를 빛나게 해주었다. 벨리강사가 된 함씨는 11년 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상을 거머쥐었다. 함씨의 수강실에는 대회 우승컵과 트로피가 가득 이었다. 놀라운 그녀, 탑벨리의 함차윤 강사를 만났다.

태안에서 아름다운 벨리댄스의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탑벨리의 함차윤 강사를 만났다. 태안에서 나고 자란 함차윤씨는 어렸을 적부터 춤에 재능이 많았다. 중학교 때는 운동회 발표회준비 때 안무를 만들어 반 친구들에게 춤을 가르치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는 무용부에 스카웃되어 무대에 서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한들 바닷가 시골마을에 무용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없었고,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도 없었다. 그래서 함씨는 평범한 직장을 가지고 평범한 결혼을 하고 그렇게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 
그런 함씨에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해준 건 전업주부가 되어 우연히 듣게 된 벨리댄스 수업이었다. 벨리댄스 수업에서 함씨의 예사롭지 않은 실력에 강사는 전문적으로 배워볼 생각이 없느냐고 권유했고, 함씨는 그 말에 따라 벨리강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저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의 변신은 파격적일만큼 놀라웠지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너무나도 잘 어울렸고 그녀를 빛나게 해주었다. 벨리강사가 된 함씨는 11년 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상을 거머쥐었다. 함씨의 수강실에는 대회 우승컵과 트로피가 가득 이었다. 수상내역을 알려달라고 하였는데 너무 많다며 2017년도의 굵직한 대회만 알려주었는데 그것만도 한 페이지가 되었다.  유성 전국 무용생활경연대회 고등부 단체 1위, 개인 2위, 목원대학교 실용무용 콩쿠르 개인 1,2위  코리안컵 대회 개인 2위, 대전광역시 생활무용연합회  프로부 단체 1위, 개인 1,2위 등등 함씨가 직접 참여한 대회의 성적도 좋지만, 함씨가 가르친 학생들의 개인 콩쿠르 성적도 우수하였다. 

전문적으로 벨리 학과를 졸업하고 수강센터를 설립할 때 함씨는 어느 지역에서 기반을 다져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였다고 한다. 벨리댄스는 아무래도 젊은 여성들이 많은 당진 서산 아산 등이 수요가 많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함씨는 고향인 태안을 선택하였다. “태안은 이런 무용 쪽으로 아주 열약하고 전혀 기반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곳에 와서 내가 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 가야겠단 마음이 들었어요.” 



현재 함씨는 태안 전 지역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여성회관 청소년수련관 노인복지관 등등 손길이 미치는 곳 어디든 찾아가서 최선을 다해 알리고 가르치며 활동한다. 그 노고를 인정받아 지금은 태안군 생활무용 연합회장으로 군내 행사와 봉사활동에도 참여 하고 있고, 무용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멘토로서 진로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 태안에 무용관련 멘토가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더 빨리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고 더욱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 아쉬움을 알기에 그녀는 더 많은 사람들이 무용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무용을 좋아하는 아이에겐 길을 열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함씨의 수강생 중에는 86세의 어르신부터 5세의 유아 까지 다양하다. 나잇대에 맞추어 음악과 안무를 조정하여 모든 수강생들이 무리 없이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오래된 수강생은 5년 동안이나 수업을 듣고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함씨의 소탈하고 옆집 언니 같은 친근함이 있었기에 긴 시간 인연을 이어올 수 있었을 것이다. 
태안은 어르신들이 많은 곳이라 배꼽을 드러내고 허리와 골반을 이용하는 벨리댄스를 생활무용으로 받아 들이는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서구미인형의 외모를 가진 함씨의 외모가 차갑고 도도해 보여서 처음엔 오해를 하는 분들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도 인정받고 사랑받는 그녀이다. 무용의 불모지 태안에서 모든 어려움들을 뛰어넘고 튼튼한 기반과 함께 왕성한 활동하고 있는 그녀가 자랑스럽고 멋지다.
<배한나 기자>

  •  
  •  
  •  
989 연면 평리 행운천마을


주름진 손, 메주와 두부 만들며 마을의 희망을 만들다

참 오래간만에 보는 가마솥이다. 돼지 한 마리쯤은 통째로 삶아도 될 만큼 큰 크기의 가마솥 세 개가 뜨거운 눈물을 죽죽 흘린다. 구수한 내음이 차디찬 공기를 감싼다. 아궁이 앞에 쭈그리고 앉아 부지깽이로 불을 가만가만 다독이는 주름진 손길. 이 동네 최고령 할머니들의 익숙한 손길이다. 

오늘은 성연면 평리 ‘행운천마을’ 메주 만드는 날.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였다. 일찌감치 콩을 쑤어 만든 구수하고 뜨끈뜨끈한 두부에 올 겨울 새로 한 김장을 얹어 먹고, 수확한 팥과 햅쌀로 찐 시루떡에 동치미 한 수저 얹어 먹는 아궁이 앞이 참 훈훈하기도 하다. 벌써 다섯 시간 째 콩이 삶아진다. 어제 15시간 충분히 불린 콩들을 가마솥 한가득 세 개에 넣고 삶는 손길에 대충은 없다. 불이 세면 콩물이 넘치거나 타고, 불이 너무 약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불길을 틈틈이 다독이거나 보듬어야 한다. 자그마치 60~70여년 부엌에서 이골난 선수들이니 걱정할 것도 없다. 따스한 불길에 무릎이 따뜻해져오니, 온갖 시절 이야기가 훈훈하게 올라온다. 아궁이 앞에 주름 꽃도, 웃음꽃도 활짝 피어난다. 
2014년 행자부의 ‘희망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도비와 시비, 행자부 예산 2억 5천만 원을 받아 800여 평 규모의 전통장류 체험장인 ‘행운천마을’ 건물을 지은 성연면 평리마을. 12월 10일 일요일 오전부터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세 번째 메주 만들기에 손 걷어 부치고 나섰다. 



수육과 동태탕, 잡채와 굴 무침을 차려 온동네 사람들이 한상 거하게 먹는 사이 가마솥 안에서 메주콩들이 푹신 삶아졌다. 살짝만 눌러도 뭉그러지는 콩들을 기계에 넣으니 구수한 향이 솔솔 피어나며 콩이 갈아진다. 곱게 갈아진 콩들은 바로 옆 라인으로 옮겨져 기역자로 잔뜩 허리가 굽은 어르신들  손바닥 질 열 몇 번에 황금빛 메주로 탄생한다. 

“2.5kg으로 혀”, “아녀, 너무 커. 2kg만 햐!”, “아니지, 그건 너무 작아서 못써먹어.”, “모냥이 네모 반듯허야지. 끝이 이렇게 삐뚤면 워떡혀.”, “괜찮어. 메주가 못생겨도 맛만 좋으면 되는 겨.” 다들 백전노장들이니, 사공도 많고 말도 많다. 시끌벅적 유쾌한 웃음들이 잔칫날 같다. 가마솥에서는 다 삶아진 콩을 퍼오고, 건물 입구에서는 콩을 갈고, 그 옆에서는 메주를 만들고, 또 다 비워진 가마솥 안에는 불린 메주콩들이 가득 채워지고, 불길도 돋워진다. 척척 분업이 잘도 이루어진다. 마을에서 가장 깨끗하게 말린 짚단도 수소문해 가져와 깔고 그 위에 갓 만들어낸 메주들을 올리니, 뜨끈한 기운이 빠지며 금세 황금빛 메주색깔이 더 짙어진다. 



“짚 위에 2~3일 말린 메주가 굳으면 짚 풀로 엮어 매달아 숙성실에서 20일 정도 띄워요. 그렇게 해서 말렸다가 곰팡이가 피면 닦아서 음력 정월이나 2월 날 좋을 때 장을 담그지요. 간장과 메주를 가르고, 메주는 잘게 부숴 청국장 가루를 섞어서 된장을 만들어요.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담근 장이다 보니 그 맛이 참 깊고 좋아요.”
강학순(66) 부녀회장은 전통 방식 거의 그대로 만든 행운천마을 된장에 대한 자부심도 크고, 마을 어른들에 대한 고마움도 크다. 자상한 친정어머니같이 늘 곁을 지켜주시며 따뜻하게 일러주고, 나이불문 일도 도맡아 해주시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메주 만들기 일에 바쁜 날이지만, 유독 숨 가쁜 사람은 이곳 ‘행운천마을’의 이종운(54) 추진위원장이다. 나이 오십살이 넘었지만, 이곳 평리 마을에서 세 번째로 젊은 이종운 위원장은 4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이 ‘희망마을 만들기’사업이 마을 사람들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는다. 
“사업의 계획에서부터 발전 목표에 이르기까지 마을 주민들 모두가 직접 작성해서 올리고, 선정 후에도 내 집안일처럼, 내 자식 일처럼 같이 나서고 있어주시니 젊은 사람들이 힘이 안날 수가 없어요. 마을 사람들 모두의 단합과 어르신들의 지혜를 믿고 가는 사업들이 지금은 하나하나 열매를 맺어가고 있답니다.”



온 마을 사람 거의가 출자를 해 행운천마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평리마을은 ‘아이들이 찾는 마을’이 ‘미래가 있는 마을’이라는 한 뜻을 가지고 전통장류 체험실과 한끼밥상 체험사업을 줄곧 펼쳐오고 있다. 찾고 싶은 마을,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를 위해 4억을 들여 농촌 디자인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면소재지 위주로 하는 ‘기초생활거점 육성사업 공모에 참여해 종합복지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목표도 세워 견학과 교육으로 차근차근 준비중이다. 
비록 아기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 고령마을이 되었지만, 성연면 평리 ‘행운천 마을’은 젊디젊다. 이 지역과 인근 마을의 ‘아이들’이 즐겁게 찾고 머물며 농촌의 품과 전통의 멋, 그리고 맛을 알아갈 수 있는 새로운 고향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안재천(70) 이장은 “30~40살 이상의 세대차이를 극복해가며 온갖 마을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지혜를 더해, 계속 찾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가는 행운천마을에 오셔서 농촌의 미래도 응원해주시고, 즐겁고 재밌는 체험 속에서 잊었던 추억과 동심도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친척보다 더 가까운 이웃동기간 수십 년 묵은 정과 믿음으로 함께 콩을 심고 메주를 만들며, 마을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이 마을에 한번 가보면 해마다 콩이 익고, 메주가 익듯 마을에 대한 그리움도 추억도 해마다 구수하게 익어갈 듯하다. 다 여물어 타닥타닥 튀어 오르는 콩이 깊은 맛 절로 끌리는 된장이 되듯, 주름진 손 굽은 허리, 구수한 사투리가 외갓집처럼 우리들을 끌어당길 테니까.
<배영금 기자>


●●● 성연면 평리 행운천마을 전통장류 체험 및 한끼밥상 체험 문의 
 ☎ 041)666-9898 (성연면 마루들길 21-6) 

  •  
  •  
  •  
988 아람농원 임대근 농부


개척하는 농부의 지혜, 흙에서 황금을 일구다

겨울철 대표 과일로 사랑받는 만감류, 그중 황금향은 특유의 향과 달고 풍부한 과즙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과일이다. 한라봉과 천혜향을 교배해서 육성한 품종인 황금향은 다른 만감류인 천혜향, 레드향, 한라봉과 마찬가지로 제주도에서 많이 수확하고 있다. 그런데 이 황금향 농장이 태안에도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화창한 날 온실에서 황금향을 수확하고 있는 아람농원의 임대근씨를 만났다. 태안읍 상옥리에 있는 아람농원은 주위의 여러 농원들과 같이 황금향 재배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넓게 펼쳐져 있는 비닐하우스 온실 중에서 아람농원의 온실을 찾아가 문을 열자 잘 익은 황금향의 달큼한 향내가 가득 퍼져 나왔다. 온실 속에는 햇빛을 머금은 밝은 주황빛의 황금향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황금향은 지금이 가장 맛이 좋을 때라서 임대근씨는 요새가 가장 바쁘다고 하였다. 농사일도 농사일이지만, 얼마 전엔 아이들이 단체로 견학을 오기도 하였고, 부산에 있는 거래처 주문과, 택배 문의도 많아서 부부 두 분 모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계신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임대근씨는 91년도 태안에 올라와서 장미농원을 시작하였다. 그가 재배한 장미는 품질이 높아서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비싼 값에 팔리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늘어난 화훼 단지와 정부의 화환 규제로 장미의 전망이 어두워지자 그는 2012년도에 모든 장미를 없애고 그 자리에 황금향을 심었다.
25년 동안 함께한 장미를 떠나보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의 좋은 품질을 내기 위해 연구하며 알아내었던 노하우도 모두 버려야 했다. 하지만 그는 과감했고, 용감했다. 더욱이 만감류는 제주도와 전라도, 경상도 이남 지역을 제외한 곳이 아니면 재배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파다했던 그때에, 그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충청남도 태안에서의 만감류 농장에 도전한 것이다.



 지금까지 하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아무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개척하기까지 수고는 만만치 않았다. 직접 거제도에 있는 농장을 찾아가 견학하고, 많은 만감류들 천혜향, 레드향, 한라봉, 황금향 등을 먹어보면서 어떤 것이 가장 상품성이 있고 맛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중에 황금향이 가장 맛이 좋다는 확신이 생기고 나서는 황금향에 대해 찾아보며 공부했다. 온도, 습도, 벌레 퇴치 등등 모든 것이 그의 노하우이다.  농장에 있는 그의 일지는 그동안의 기록과 정보가 빼곡히 적혀 있다. 그의 꼼꼼하고 섬세한 관리에 황금향의 당도와 향 품질도 매우 좋다. 
그는 그렇게 지금의 황금향 농장을 만들었다. 성공할 확신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더니 “어떤 농사든 확신은 20%밖에 할 수 없고 나머지 80%는 노력이지”라고 대답했다. 



그가 시작한 황금향이 성공을 이루자 주위의 농장들도 같이 황금향을 시작하였다. 예전 장미 화훼단지는 그렇게 지금의 황금향 재배단지가 되었다. 이제는 타 지역에서 아람농원을 견학하기 위해 멀리서도 찾아온다고 한다.  아람농원의 안쪽에서는 깔라만시, 라임, 구아버, 한라봉, 레몬 등이 시험재배되고 있다. 레몬은 다른 품종 두 가지로 어떤 것이 더 잘 자라고 맛이 좋은지 연구 중이다.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연구하고 탐구하는 그의 자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우리나라 농사꾼들 마음가짐을 바꿔야 돼. 새로운 마인드 새로운 생각으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지. 우리나라는 기후가 점점 온화되고 있어서 태안뿐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만감류 재배는 가능해. 여기도 난방 전혀 안 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잘 자라고 있으니까. 고정관념을 버리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발전이 있는 거야. ” 

언제나 생각하고, 연구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그는 농사꾼이기 전에 개척자, 선구자이다. 그의 노력과 정성이 일구어낸 아람농원과 황금향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과 용기를 전달해 주길 바란다. 
<배한나 기자>

  •  
  •  
  •  
987 서산시니어클럽 신권범 관장


“노인분 들의 일자리는 돈벌이 그 이상의 가치”

“백세시대를 맞이하다 보니, 노인들의 일자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어요.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립되지 않고 사회적인 유대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노인들의 일자리 사업은 꼭 필요합니다. 일도 하면서 대화의 장이 절로 열리다 보면 외로움도 덜 탈 수 있고, 또 꾸준히 활동하면서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올 7월에 서산시니어클럽을 새로 맡게 된 신권범 관장은 노인들의 일자리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 오랜 기간 공직에서 일해 오며 그가 현장에서 느껴온  것도 있지만,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온 이유로 남다른 관심도 컸던 그다. 
그가 이곳을 맡아온 지 어언 5개월, 그동안 15개 사업단의 55개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노인들을 접하며, 그는 노인들의 일자리가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건강이다. 

“어느 연구결과를 보니, 일을 하는 노인들은 1년에 의료비 54만6천원이 절감된다고 나와 있었어요. 생산적이고 활동적인 일을 소일거리 삼아 하다 보니 아플 틈도 없고, 건강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거죠.”
신 관장은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누구보다 열심이다. L사의 쇼핑백 조립 사업을 해오다 중단이 되면서 일거리가 끊기자 인천에서 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사의 쇼핑백 사업을 이곳 서산까지 끌어왔다. 일자리 사업중 건강에 해가 되는 일거리는 없는지 꼼꼼히 따지고, 안전에 대한 문제도 늘 교육을 통해 만전을 기해간다. 또 아침에 출근하면 가까운 사업장에 들러 어르신들의 말벗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힘들어 보이는 분의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사탕을 사가서 직접 까서 어르신들 입 속에 넣어드리기도 한다. 그렇게 부모 대하듯 살갑게 굴다보니, 어르신들 역시 신관장이나 직원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편하게 생각한다. 

“시니어클럽을 통해 매일 466명의 노인 분들이 움직이고 있답니다. 한 달이면 4천392명이 움직이는 거죠. 노인 분들의 단순한 벌이를 떠나 사회적 생산량이 높아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가 새롭게 그려가는 서산시니어클럽의 노인 일자리 사업과 노인 복지에 대한 큰 그림이 고령화 시대와 백세시대의 든든한 대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배영금 기자>

  •  
  •  
  •  
986 서산시니어클럽


일하는 노인들, 일할 수 있는 노인이 행복하다

서산시니어클럽에서는 15개 사업단을 꾸려 노인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공익활동으로 바다사랑 지킴이를 대산 외 6개 사업장에서 운영하며, 월 744명의 인원을 관리중에 있다. 또한 시장형 전문서비스형으로 초등학교 20개교에 스쿨존 교통 지킴이를 월 인원 1,320명 파견하고 있으며, 초중고 9개교에 CCTV 상시관제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시장형 공동제조 사업단으로 지역 영농사업, 엄나무 공동 작업장, 쇼핑백 조립 사업, 폐현수막 재활용사업, 마늘 껍질 제거사업, 생활목공예 중간 제조, 전통 죽공예 사업, EM 천연비누 제조 판매사업, 스텐레스 수세미 사업, 아파트 택배사업, 국산 콩 두부제조 사업과 함께 인력 파견형 사업단도 함께 운영 중에 있다. 



올해 여든 네 살인 김동인 어르신은 젊어서 땔감장사만 28년을 하고, 화장품 장사를 38년간 했다. 지지리도 가난했던 시절, 자식들 굶기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살다가 세월을 다 보냈다. 못 배운 한을 풀고 싶어 노인대학과 마을회관에 가서 공부도 하지만, 이곳 노인 일자리 사업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제일 뿌듯하다. 여든 넘은 노인네 일손이라도 원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고마운 어르신은 노인대학에서 공부도 우등생, 이곳 일자리 사업장에서도 우등 일꾼이다. 
올해 여든 한 살이 된 김용필 어르신은 전직이 이발사다. 55년 동안 가위를 잡다가 여든 살인 작년에서야 비로소 이발소 허가증을 시청에 반납했다. 반백년 하고도 5년 더한 세월을 일만 했으니, 이제 여생을 쉬며 보내도 좋으련만, 김동인 어르신은 오늘도 일터로 나간다. 일주일에 세 번, 하루에 3시간씩 36시간동안 일하고 받는 돈도 값지지만, 늙은 몸 아직 쓸모가 있다는 게 더 고맙다. 생활목공예사업장 반장에 유일한 청일점이니 사명감도 두 배다. 



“일을 하다가 손을 놓으니까 심심해서 못살아요. 이 나이에 안 아프다면 거짓말이고, 허리 아픈 거야 당연하지만, 집 나와서 이렇게 내가 갈 데가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바람도 쐬고, 세 시간 동안 손 운동도 하고, 사는 이야기도 하며 돈도 벌 수 있으니 딱 좋아요.”
서산시니어클럽의 노인 일자리 사업단에서 연계한 농촌체험학습장인 ‘나무테크 나무야’에서 생활목공예 일을 도맡아 하는 어르신은 모두 네 명. “하루 종일 일하면 힘이 드는데 하루 세 시간만 딱 일할 수 있어서 알맞다”는 76세의 조창례 어르신과 “스스로 번 돈으로 병원도 다니며 요긴하게 쓸 수 있어서 좋다”는 72세의 막내 이효분 어르신이다. 오순도순 일하며 여생의 벗으로 한 팀이 되어 살아가는 이들에게 서산시니어클럽은 가장 든든한 둥지고, 또 자신을 가장 뿌듯하게 만들어주는 일터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노인 일자리에 대해 새로운 대안과 든든한 해법을 만들어주는 시니어클럽은 지역사회 내에서 일정한 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추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여 노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이다. 충남도의 15개 시군 중 10개 시군에만 존재하고 있으며, 서산 시니어클럽은 2010년 2월에 설립되었다. 교통지킴이부터 EM 비누 생산까지 다방면에 걸친 서산시니어사업단의 15개 사업단을 통해 일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은 월 4,392명이나 된다. 
15개 사업단중 가장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곳은 음암의 수림아파트에서 운영중인 실버 택배 사업단이다. 줄서서 대기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이 사업단은 ‘인간극장’에도 소개가 될 정도로 큰 감흥을 주고 있다. 스쿨죤 CCTV 상시관제사업이나 스쿨죤 교통지킴이 사업은 노인들의 일자리 사업이 아이들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일이다 보니, 그 어느 일보다 책임감도 크고 사명감도 높다. 



실제 예천초등학교 등굣길의 스쿨죤에는 아이들이 많이 건너는 길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시니어클럽의 어르신들이 노란 깃발을 들고 아이들을 지킨다. 차가 오면 노란 깃발을 들어 잠시 멈추게 하고 마지막 한 명의 아이가 건너도록 눈을 떼지 않는다. 통행량이 많은 건널목이지만 횡단보도가 없는 구간을 건너야 하는 아이들은 어르신들의 수신호에 따라 안전하게 길을 건너 학교에 간다. 현재 교통지킴이 어르신들은 동문초, 부춘초, 서동초, 서산초, 서령초, 서림초, 예천초, 학돌초, 고북초, 대산초, 명지초, 명지중, 부석초, 부성초, 성연초, 언암초, 운산초, 음암초, 인지초, 팔봉초, 해미초등학교에서 활동 중이다. 

서산시니어클럽의 노인 일자리 사업은 타기관의 공공근로나 다른 사업장의 취업자, 직접 사업장을 낸 사람을 제외하고는 60세 이상 노인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국비와 도비, 시비가 지원되며, 어르신들 건강에 무리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하루 3시간이라는 적정 노동 시간을 지키고 있다. 
서산시니어클럽을 통하면 하루 3시간 1주일에 3일 일한 댓가로 한 달이면 27만 원 정도를 벌어갈 수 있다.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 소일하듯  벌 수 있는 돈이다, 36시간의 노동을 통해 버는 그 돈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당당한 노년으로 내가 살아간다는 것, 내 필요를 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가치다. 노인들의 일자리가 보약 한 채 먹는 것보다 나은 이유다.
<배영금 기자>

 ●●● 서산시니어클럽
         서산시 성연면 가재미길 38 (고남리 166) ☎ 041)668-2028

  •  
  •  
  •  
985 서산 수영인들의 마스터즈 대회


마린보이, 마린걸이 모였다

2017년 11월 25일 겨울의 문턱을 막 넘으려는지 제법 쌀쌀한 이 날은 ‘제 1회 서산시 수영연맹 회장배 마스터즈 수영 대회’가 열린 날이다. 이번에 열린 수영대회는 여러 곡절이 많은 대회라 유난히 뜻깊은 행사이다. 지난 여름 극심함 가뭄으로 인한 물 절약 실천을 위해 국민체육센터 내 수영장과 샤워실 이용을 전면 중단했다. 또한 서산시장기 생활체육대회도 취소했다. 그러나 서산시 수영 연맹으로 바뀌고 수영연맹회장이 취임하면서 수영의 활성화를 이끌어보고자 마스터즈 수영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서산시 수영연맹이 주최하고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서산시, 서산시의회, 서산교육지원청, 서산시 체육대회의 후원을 받았다.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었다. 음식부스에는 엘리트 꿈나무 수영단 부모님들이 손수 3일전부터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으로 내외빈과 수영가족 분들에게 대접해 모처럼 입을 즐겁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대회를 주도한 서산시 수영 연맹 최기식 회장은 “이런 동장군의 기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50명 가량의 선수와 선수 가족들이 참가를 해 열띤 축제를 펼쳤습니다. 본 대회를 계기로 서산시 수영인들의 저변확대를 기여하고 나아가서는 엘리트 수영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한 그 역할에는 마스터즈 선수들과 수영 동호인들의 도움과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 대회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노력한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번 수영대회에는 국가대표 이주호, 임다솔 선수가 팬 사인회를 열어 자리를 빛내주었다. 덕분에 수영 동호인들의 사기를 한껏 돋아주었다.
개회식에는 서산시장 공로패 윤형로 (서산시 체육회이사),연맹회장 공로패 박광원 (서산수영연맹 트레이너), 표창장은 부춘중학교 3학년 김성수, 서산초등학교 5학년 이여진에게 수여되었다.

최우수클럽상  ‘오르카’, 우수클럽상 ‘서산파워텍’,  특별상 ‘종합6시 상급반’이 수여 받았고,개인부분 최우수 남자선수상 최의현(오르카), 여자 최우수 진순희(서산물개), 우수 남자 이효남(오르카), 우수 여자 이경혜(오르카)학생부분 최우수 남자선수상 안경훈(부춘중1), 여자 김예다움(음암초5), 우수 남자 문서빈(서동초5), 우수 여자 이다인(서산초2), 마린보이상 이동우(음암초6), 윤정후(VIP)가 각각 수상했다.



서산시 수영 연맹 최기식 회장은 수영 대회를 지켜보며 “서산에는 1500여 수영인들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시설은 많이 열악한 편입니다. 학생수영장의 경우는 작년부터 초등학생 3학년부터 5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생존수영으로 인하여 11시 주부반 참여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학생 엘리트 선수부가 30~40명 가까이 있습니다. 선수부의 수영 지원도 좀 아쉽습니다.” 라며 현 서산시 수영에 대한 안타까움을 비추었다. 또 “월 강습 등록을 위해서는 새벽부터 줄서서 대기하는 어려운 실정도 알고 있다”며 “서산시 위상에 걸맞는 수영장 건립, 스포츠센터 건립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산시와 지역사회를 후원하는 대기업의 지원이 필요합니다.”라는 희망까지 덧붙였다.
<유세나 기자>             

  •  
  •  
  •  
984 고향반찬


“음식을 건강하고 맛있게 만드는 것은 고향반찬의 의무”

뭘 그렇게 아침부터 정성스럽게 끓이나 했다. 멸치, 대파뿌리, 양파 등을 넣고 푹푹 끓여낸 육수에 우거지와 된장을 넣고 만든 구수한 우거지된장국. 우거지는 그날그날 공수해서 쓰고, 된장은 단맛만 나고 맛이 없는 값싼 된장 대신 비싸더라도 깊은 맛을 주는 좋은 된장만을 고집한다. 돈 주고 파는 것 인줄 알았더니, 반찬을 사러 오는 손님에게 서비스로 주는 것이라고 한다. 어차피 얹어주는 것이니, 대충 할 수도 있거늘 이곳의 주인장은 그 ‘대충’을 용납하지 않는다. 보는 눈이 있으나 없으나 늘 재료와 정성의 원칙을 지키는 것! 그 고집이 ‘고향반찬’의 맛을 만들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고집이 만든 정직한 손맛에 단골이 꼬일 수 밖에 없다. 



동문동 먹거리골에서 9년 동안 ‘고향쌈밥’집을 한 지인숙(61) 사장은 식당에 불이 나서 음식점 일을 접었다. 그리고 2015년 9월에 그 ‘고향쌈밥’집의 손맛을 그대로 이어 ‘고향반찬’을 열었다. 꾸민 것 없이 있는 재료의 맛과 정성을 다해 그 옛날 어머니가 해주던 손맛을 반찬에 담고 싶었다는 지인숙 사장은 아침 7시면 나와서 재료를 준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녀가 이곳에서 만드는 반찬들은 국 찌개류, 김치류, 나물류, 볶음류, 젓갈류, 조림류, 절임류, 전 종류, 마른 반찬류 등이다. 요즘의 입맛을 공략하는 퓨전의 맛은 아니지만, 모두가 정감 있고 익숙한 반찬들이다. 그 친근한 맛들을 여러 가지로 즐길 수 있는 것은 깻잎 반찬 하나를 만들더라도 그 맛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생 깻잎에 양념장을 켜켜로 올려 만든 양념깻잎, 깻잎을 소금에 절여 삭혔다가 양념한 깻잎지, 간장으로 맛을 낸 새콤달콤한 맛의 깻잎장아찌, 집에서 직접 된장에 박아 맛을 낸 된장깻잎, 그리고 여린 깻잎 순으로 만드는 깨순 볶음 등 그 맛의 종류가 다섯 가지나 된다. 



토속의 맛이 그리우면 무짠지나, 알타리 볶음, 아삭이 고추, 머위쌈, 능쟁이 무침, 박 장아찌 등 그 맛도 골고루 갖춰 놓았다. 비오는 날에는 호박과 무가 넉넉히 들어간 민물새우탕과 고소한 파래 전, 게가 좋은 계절에는 빨간 양념과 게살이 어우러지는 양념게장, 그 이름도 생소한 궁채 나물과 다래순 나물 등 음식을 척척 만들어내는 솜씨가 참 빠르기도 하지만, 맛도 좋다. 
지인숙 사장은 음식 맛을 내는데 남다른 고집이 있다. 재료는 좋은 재료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국내산을 고집하고, 재료도 좋지 않으면 도로 돌려보낼 정도로 까다롭다. 고춧가루는 반드시 영주시 조합에서 생산한 국내산 고춧가루를 사용한다. 고추와 깻잎 등의 재료는 친정에서 농사지은 것을 갖다 쓴다. 말린 나물 재료는 특산지에서 직접 주문해서 쓰고, 일반 나물류 재료는 매일 구입해서 만든다. 거기에 더해 재료와 양념도 아끼는 법이 없다. 모든 음식은 재료를 아끼지 않았을 때 더 맛있다는 것을 오랜 식당일을 하며 터득했기 때문이다. 



좋은 재료와 양념을 아끼지 않고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이 본인의 의무라는 지인숙 사장은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주방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 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는 것은 나눠 하되, 음식을 하나 하나 만들고 양념을 하고 간을 하는 것은 모두 본인의 몫으로 한다. 
“제가 몸이 많이 아팠어요. 지금은 거의 이겨내서 완치 단계이지만 언제나 몸과 건강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 모든 음식을 만들면 간을 보느라 가장 먼저 들어가는 곳이 제 입인데, 어떻게 나쁜 재료, 값싼 양념으로 맛을 내겠어요. 얼렁뚱땅 하는 것은 제 스스로가 용납을 못하죠. 기왕이면 건강하고 맛있는 고향의 맛을 만들어 전하고 싶어요.”

그렇게 만들어지는 음식과 반찬들이 자그마치 백 여 가지가 넘는다. 띄운 콩비지 찌개, 오징어 무국, 무꼬들이, 청양고추 간장 초절임, 가자미구이, 버섯전, 생선가스, 오색잡채, 단호박 식혜 등이 어느 집 저녁상을 채우기도 하고, 어느 가게 개업식 상차림에도 올려 진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에게, 또는 먼 도시에 나가 공부하느라 자취를 하고 있는 자식들에게 택배로 보내지기도 하고, 먼 지방으로 가는 하객들 먹을 음식으로 버스에 올려 지기도 한다. 모두가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을 담아 고향반찬에서 만들어지는 고마운 맛들이다.
<배영금 기자>

●●● 고향반찬 : 서산시 한마음13로 31(지번 석림동 632-5)
        전화 ☎ 665-4170(010-7191-4170)
       - 카카오스토리 https://story.kakao.com/ch/insikno1
       - 매장 방문 3만원 이상 구매시 된장우거지국 증정/2만원 이상 배달 가능(오전 11시~오후 6시)/토요일은 3천원짜리 나물 두 개에 5천원 구입 찬스/카스 스토리 ‘고향반찬’ 에서 날마다 추천반찬 알림 서비스


  •  
  •  
  •  
983 바로굼터


“기술자는 자기가 그린대로 가는 거예요”
 천연 발효종, 아낌없는 재료, 당일 제작 당일 판매 원칙

이름만 들어도 빵 굽는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기는 듯한 ‘바로굼터’ 는 식빵전문점이다. 초코 식빵, 밤 식빵, 치즈 식빵, 오징어먹물 식빵, 블루베리 식빵, 단호박 식빵, 야채 식빵, 크랜베리 식빵, 일곱 가지 잡곡 식빵, 우유 식빵, 홍국 식빵, 올리브치즈 식빵 등 그 종류만도 자그마치 열세가지다. 그중에 유회석 대표가 가장 자신 있게 추천하는 식빵은 바로 우유 식빵. 재료와 이름도 독특한 갖은 식빵 중에서 그 흔한 우유 식빵을 내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빵이라는 것. 어느 재료를 덧대지 않더라도, 빵 자체의 맛으로 충분히 맛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빵 중에서 유난히 식빵이 좋았다. 다른 빵은 간식거리로 여겨지는 반면, 식빵은 왠지 주식 같은 느낌이라 더 든든했고, 밥처럼 먹는 식빵을 가급적 더 맛있게 만들고 싶었다. 식빵의 결을 따라 손으로 조금씩 뜯어 먹는 그 빵 맛을 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하게 나누고 싶었던 그는 결국 식빵전문점을 차리게 됐다. 단순히 기술만 전수받아 차린 프랜차이즈가 아닌 그만의 이름을 걸고 문을 연 식빵전문점이다. 거기에 피자빵, 단팥빵, 슈크림빵, 소보루, 마늘바게트. 호두파이, 마늘 러스크 등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빵을 더했다.



또 전국의 빵집에서 배우고 만든 빵의 맛들도 다양하게 구비했다. 오징어먹물과 단호박을 넣은 먹단크림치즈빵이나 악어의 등껍질을 닮은 엘리게이터 파이, 초코스콘과 호두스콘 등 특별한 맛을 골고루 얹었다. 이름부터가 재밌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엘리게이터 파이는 겉은 과자처럼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피칸을 넣어 고소한 맛을 더했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해 보이지만, 빵 안에 옥구수와 양파 등의 샐러드야채를 더해 풍미를 더한 크레죤 역시 인기 상품. 엘리게이터 파이는 일산에서, 크레죤은 분당의 빵집에서 아주 잘나가던 인기 메뉴이다. 

그가 이렇게 그동안의 경험과 실력을 살려 만들어내는 빵은 모두 우유 버터와 천연 발효종을 사용한다. 쫄깃한 식감을 위한 탕종, 냉장고 안에 숙성발효시켜 빵의 노화를 막는 중종, 샤워종까지 직접 만들어 건강한 빵 맛을 만들어 간다. 화학 첨가제가 아닌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만들다 보니, 이 집의 빵을 먹으면 더부룩하지 않고 속이 편하다는 단골들이 많다. 밀가루로 만드는 빵의 한계를 천연발효종으로 극복하니, 빵 하나를 먹어도 더 속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 



‘바로굼터’의 유회석 대표는 그날 그날 빵을 만들며 아끼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빵을 만드는 재료이다. 그것이 비싸건, 귀하건 가리지 않고 빵맛의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사용한다. 재료를 아끼는 마음이 없으면 빵 맛이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고집이다. 
그런데도 이곳의 빵 값은 아주 착한  수준이다. 천연 발효종으로 발효시키고 오징어 먹물을 첨가한 식빵이 2500원, 피자빵이 1200원, 호두스콘이 1300원 등 그 가격이 참 고마울 정도로 저렴하다. 식빵 두 개에 호두파이, 단팥빵 등 한 봉지 가득 담아도 만원 한 장이면 거스름돈까지 받을 수 있을 정도. 

“많은 분들이 제가 만든 빵을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편하게 오실 수 있도록, 이윤을 당장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일하고 있어요. 기술자는 자기가 그린대로 가는 것이에요. 이렇게 길게 오래 가는 게, 제가 그리는 빵집입니다.”
‘바로굼터’에서 만드는 빵은 당일제작,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그날 만든 것이 다 팔리지 않고 남으면 다음날 오전 중 개당 1500원씩 할인 판매를 하고, 오후에는 지역의 보육원에 갖다 준다. 한 개 더 팔아 돈을 벌기보다,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그다. 

고등학교 때는 뭣도 모르고 식품공학을 배우고, 대학도 그 길을 따라 가다가, 군대에 가서도 취사병, 제대를 하고 나서는 빵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빵집을 다니며 오로지 빵만 만들아 온 이 남자. 자다가도 빵 이야기만 나오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빵에 푹 빠져 사는 이 남자. 너무 정직하고 착해 돈 버는 일보다, 자기가 만든 빵이 좋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며 그저 행복한 이 남자! 열심히 하루하루 빵만 만들어 굽다보니, 어느새 빵이 인생의 친구가 되고, 길이 되어버린 ‘바로굼터’의 유회석 대표. 그가 뜨거운 삶의 현장에서 피워 올리는 빵 냄새는 오늘도, 내일도 맡고 싶은 삶의 향기다.
<배영금 기자>

●●● 바로굼터 
   - 동문동 코아루아파트 정문 앞 상가내 OK정육점 옆 ☎ 663-1010
  - 단골 이벤트-만원어치 구매시 1000ml 우유 1개 증정/도장(7천원당 1개) 10개 모으면 5000원 즉석 할인 서비스

  •  
  •  
  •  




충고가 필요한 사람은 바보들이지만 현명한 사람만 오히려 덕을 본다.-벤자민 프랭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