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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안면도 미로공원


미지의 길이 시작되는 곳 미로공원

# 어렸을 적 누구나 몇 번 쯤은 재미있게 해봤을 미로 찾기! 구불구불 길을 따라가다 막힌 골목에서 뒤돌아 나오고, 다시 헤매기를 여러 번! 금방 찾을 듯 아무리 작은 미로라도 쉽게 그 도착점을 내주지 않아 미로 찾기 종이는 연필과 볼펜자국으로 얼룩덜룩 해지고 만다. 어릴적 미로 찾기 놀이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다. 
그 미로 찾기 놀이를 종이가 아닌 실제의 길로 만나는 경험은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해줄 뿐 더러 뭔가 미지의 세계에 접어든 듯 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우리 지역에도 그런 미로공원이 있다. 

미로공원하면 제주도의 김녕공원이 가장 유명한데, 그 공원에 비해 비록 규모와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아담한 크기 속에 갖가지 미로의 세계가 차곡차곡 쌓여져 특별한 탐험의 세계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안면도 다리를 건너 한참을 가다가 휴양림을 지나서 왼쪽 길에 접해 자리한 안면도 미로공원은 바람아래관광농원 안에 위치해 있다. 30개 나라 500여개 이상의 미로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미로 디자이너이자, ‘브리티시 뉴스페이퍼’의 퍼즐들을 디자인하며 영국의 탑 50안에 드는 디자이너로 인정받고 있는 미로디자이너 아드리안 피셔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의 김녕 미로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디자인한 곳이다. 



안면도 미로공원이 제주도의 김녕미로공원에 비해 작다고 무시하면 오산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변식 미로로, 6가지 형태의 미로가 자유롭게 연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미로 안에 12곳의 문들이 열리고 닫히며 흥미로운 요소들을 가미했다. 크기는 좀 작지만, 헤매고 막히고 돌아 나오는 난코스는 제주도의 김녕 미로공원에 못지않다. 입구 바로 옆에 자리한 출구로 나오는 길은 10분이면 나올 법 하지만, 최소 30분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30분 정도도 지도를 보지 않으면 1시간이 훌쩍 넘어갈 수 있다. 미로 찾기를 잘할 수 있는 나름의 법칙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절대 만만치 않다. 그 만만치 않음은 길을 헤매는 재미로 다가오기도 하고, 같은 길을 무한 반복하며 빙빙 돌아야 하는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그것이 미로 찾기의 묘미이고 재미인 것을 어찌 하랴. 

안면도 미로공원에 울타리를 이루고 있는 나무는 에머랄드 그린과 에머랄드 골드 수종으로 초록색과 황금색의 조화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다. 측백나무의 일종으로 잎이 조밀하고 수형이 아름다운 고급수종인 에머랄드 그린은 2,225주, 골드는 393주가 식재되어 있어 총 2,618주가 미로를 형성하고 있다. 초록의 나무가 줄지어 만든 길을 지나 황금색 나무로 이어지고, 다시 초록의 나무들이 맞아주는 길은 아기자기하면서도 무척이나 상쾌하다. 다른 미로공원은 우거진 나무의 줄기와 잎사귀가 길과 길 사이를 완전 차단하고 있지만, 이곳은 나무와 나무 사이로 길도 보이고, 나무들도 보인다. 길마다 줄을 넘지 말라는 팻말과 함께 줄이 쳐져 있는데, 헤매면 헤맬수록 그 줄을 건너 반칙을 하고 싶은 욕구는 커져만 간다. 곳곳에 있는 나무 계단을 올라 다리위에 오르면 미로공원 전체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데, 아무리 열심히 보아도 육안으로 길을 찾아내기는 어렵기만 하다. 



가족들 단위로 와서 함께 뭉쳐 다니며 찾아가다가도, 갈라지는 길에서 떨어지면 다시 만나기도 어렵다. 바로 길 옆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나무 사이로 얼굴이 보여도 길은 서로 다른 길로 연결되니, 각자의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자신의 감에 의해 찾아가겠다는 사람, 감으로 하다가 포기하고 지도를 보는 사람, 처음부터 지도를 펼쳐 놓고 볼펜으로 길을 찾은 다음에 하나 하나 짚어가며 미로 찾기를 하는 사람 등 방식도 다양하다. 출구 쪽에 가까워지면 탈출을 자축하는 종을 칠 수 있는 다리가 있는데, 그 종은 쉽게 울리지 않는다. 6월의 햇볕에 얼굴이 벌겋게 익고 나서야 간신히 그 종을 울릴 수 있다. 먼저 탈출한 가족이나 친구가 느긋하게 앉아 일행을 기다리고 있노라면, 아직 길을 헤매는 사람의 마음은 더 급해진다. 빙빙 돌며 탈출로 이어지는 길로 접어든 듯 하다가도, 잠긴 게이트에 막혀 다른 길로 돌면 어느새 출구와는 반대편 다리위로 오르게 되니, 지도를 참고하지 않으면 몇시간 동안 미로 안에 갇힐 수 있을 듯.‘오늘 안에는 다 나온다’는 안내 문구가 짓궂다. 



미로공원 바로 옆에 자축종을 울릴 수 있는 곳은 연꽃전망대라, 바로 옆 커다란 연못에 가득 피어난 연꽃과 잎들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뎅강뎅강 울리는 종소리에 연꽃 연못에서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을 얼굴에 맞고 있노라면, 반칙하지 않고 미로를 찾아 탈출에 성공한 일이 단순한 오락 이상의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누가 먼저 도착점에 오는지 시합을 하는 것도 좋고, 느릿느릿 여유롭게 걸으며 에머랄드 그린과 골드가 풍기는 피톤치드 향에 푹 빠져 보는 것도 좋다.
<배영금 기자>

▶안면도 미로공원 : 태안군 고남면 대야로 13-6 ☎ 67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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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용현휴양림 캠핑장


생태미술, 숲체험 함께 즐기는 용현휴양림 캠핑장

해발 678m의 가야산 줄기인 석문봉에서 일락산-상왕봉, 옥양봉-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사이에 있는 용현 계곡의 한가운데 자리한 용현휴양림 캠핑장은 2005년에 개장했다. 심산 유곡의 경치가 좋고 나무가 많아 산림휴양지의 적지로 인정받고 있다. 가야산 계곡에서 흘러 나오는 계곡도 가까이 있는데, 맑고 깨끗해서 더운 계절이면 시원함까지 즐길 수 있다. 캠핑을 하며 여러 코스의 산책과 등산도 할 수 있고, 가까운 곳에 서산마애삼존불, 보원사지 터 등이 있어서 백제후기의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다. 

노지 야영장은 2천원, 야영 데크는 크기에 따라 4천원부터 7천원까지 이용료를 받고 있다. 캠핑족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온열 데크는 목공예 체험장 신축 부지로 활용될 계획이라 올 3월 1일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오토캠핑장은 9천원, 캐빈은 2만5천원, 캠핑카 야영장은 80㎡이하 1만6천원, 81㎡ 이상~120㎡ 이하 1만 7천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국립자연휴양림에서 운영, 관리하는 곳이라 시설관리가 한결같이 잘 되어 있어 쾌적한 캠핑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용현 휴양림 내 캠핑의 또다른 장점은 숲 해설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밖에 야생화 화분, 외이어 공예, 부채와 목걸이 만들기, 열쇠고리, 장승, 솔방울 만들기, 자연 액자 공예, 나뭇잎 잎맥 공예 체험 등 갖가지 풍성한 생테 미술 프로그램도 저렴한 가격에 경험해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나무곤충 만들기는 3천원, 어른들이 좋아하는 금강송 도마 만들기는 6천원에 참여가 가능하다. 
<배영금 기자>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339(☎ 041-664-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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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벌천포 카라반


캠핑의 여유와 카라반의 안락함을 동시에! 벌천포 카라반

캠핑장비도 없고, 캠핑카도 없다! 캠핑은 좋아하지만 짐싸는 것은 힘들고, 짐을 푸는 것은 더 귀찮다. 자연도 좋지만, 벌레와의 전쟁도 싫고, 눅눅한 습기는 더더욱 싫다!! 그래도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캠핑을 포기할 수 없다면 정박형 카라반이 정답이다. 
인기 프로그램인 ‘1박2일’, ‘그들이 사는 세상’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한 벌천포 해수욕장에 자리한 벌천포 카라반은 펜션같이 쾌적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캠핑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2명에서 4명까지 입실이 가능한 카라반이 총 10대 설치되어 있는 이곳은 텔레비전과 침구, 냉난방기, 식탁, 냉장고, 전기밥솥, 드라이기, 전자렌지, 전기쿡탑, 취사도구 일체가 준비되어 있어, 음식 재료만 사가지고 몸만 가면 오케이. 매점과 공동화장실, 샤워실을 갖추고 있으며,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게 숯과 그릴을 1만원에 대여해준다. 또 2천원만 내면 호미와 장화를 빌려 바로 앞 바닷가에서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갯바위 낚시는 벌천포 해수욕장에서 누리는 특별한 덤!!



오션뷰 카라반은 금요일 기준 8만8천원, 토요일 기준 12만 8천원에, 수입카라반은 금요일 14만 9천원, 토요일 16만 9천원에 대여가 가능하다. 평일에는 6만원대의 가격에 카라반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카라반 외에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오션뷰 글램핑을 금요일 8만8천원, 토요일 12만 8천원에 이용할 수 있고, 솔섬 글램핑과 몽글램핑도 있어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자갈이 해변을 가득 메운 해수욕장에서 자갈과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 수 있는 벌천포 카라반에 가면, 캠핑의 여유와 카라반의 안락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듯. 
<배영금 기자>

벌천포 카라반-대산읍 오지리 산 245번지(☎ 010-6352-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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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어은돌 캠핑장


캠퍼들에게 소문난 야영장, 어은돌 캠핑장

‘고기가 숨을 돌이 많은 마을’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어은돌 해수욕장의 캠핑장은 캠핑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야영장이다. 어은돌 해수욕장이 다른 바닷가에 비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보니, 찾는 사람이 적고, 물이 서해의 바다들에 비해 맑은 것이 특징. 거기에 짙푸르게 펼쳐진 송림이 시원한 그늘과 솔바람을 선물해주니, 야영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캠핑 환경을 제공해준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는 언제든지 갯벌 체험을 할 수 있고 방파제 낚시도 가능하다. 놀래미나 우럭, 광어도 입질을 하니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맛과 재미를 잊지 못한다. 물이 빠지면 고동과 게를 잡고 성게나 해삼, 꽃게까지 잡으며 해루질의 즐거움을 듬뿍 얻을 수 있으니, 이만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캠핑 환경을 두루 갖춘 곳이라 해도 무방할 듯. 게다가 인근에 모항이 있어 싱싱한 해산물이나 활어회를 바로바로 사올 수 있다. 염전 체험이나 솔향기길 트레킹, 해옥 전시장도 가까워 캠핑의 여유로움에 또 다른 재미를 얹을 수 있다. 



어은돌 해수욕장의 바다와 송림을 끼고 운영 중인 캠핑장은 모두 세 곳. 어은돌 오토캠핑장과 어은돌 송림 캠핑장, 그리고 어은돌 힐링 야영장이다. 저마다 특징과 장점을 고루 갖춘데다가, 관리가 매우 잘되는 곳이라고 입소문이 나다 보니 세 곳 모두 캠핑족 들에게 고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중 어은돌 힐링 야영장은 청소년 캠핑장이라는 간판과 함께 2015년 5월에 문을 열었다. 오픈한지 2년밖에 안된 곳이라 시설이 특히 깨끗한 것이 특징. 거기에 모녀가 운영하는 특성을 살려 꼼꼼하고 세심하게 캠핑족들의 편리와 환경을 살펴준다. 시시때때로 주인장의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며 후한 인심까지 베풀고 있다. 또한, 수백여 종의 다육이들을 판매 전시하며 얻은 수익금은 불우한 청소년들을 돕는데 쓰고 있으며, 청소년 캠핑장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청소년 상담센터도 함께 운영 중이다.



어은돌 오토캠핑장 역시 관리가 잘 되는 곳으로 캠퍼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캠핑장 바로 앞에서 낚시할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인기. 바닷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큰 소나무 숲에 자리해 큰 나무가 많고 그늘이 많은 것이 특징. 사이트가 크고 넓어 여유로운 캠핑이 가능하다.
어은돌 송림캠핑장은 해변 바로 앞 송림에 자리한 곳이다. 캠핑장 이용객들에게 해삼, 전복 양식장을 체험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현재 1인 기준 만원의 가격으로 전복 체험 30팀을 모집 중에 있다. 가까운 모항에서 싱싱한 수산물을 직접 사올 수 있지만, 이곳에서 전복과 해삼 등을 살 수 있어 편리하다. 
A구역은 계단식으로 48개 사이트가 있으며 그늘이 좋은 것이 특징. B구역은 53개 사이트가 바다에 근접해 있고, C구역은 생활권과 근접해 편리하다. D구역은 사이트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짐을 싣고 내리기 좋다. A구역과 D 구역 역시 바다와 1분거리라 송림에서의 캠핑을 즐기며 바다 체험까지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어은돌 힐링 야영장: 태안군 소원면 연들길 84(☎ 041-673-5436)
어은돌 송림 캠핑장:태안군 소원면 모항 파도로 398-42(☎ 010-3420-3470)
어은돌 오토 캠핑장: 소원면 파도리 543-541(☎ 041-675-9340)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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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서산 아라메길을 가다


짧고 굵다! 숲길, 바닷길, 숨길 활짝 열린 길

서산의 아라메길은 총 6구간 10개 코스가 있다. 그중 가장 짧은 것은 삼길포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3-1구간(3km/1시간 코스)이고, 가장 긴 코스는 가로림만의 빼어난 자연 환경을 벗삼아 걸을 수 있는 4구간(22.km/7시간 코스)이다. 트레킹족들에게 많이 알려진 아라메길은 서산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유기방 가옥-해미읍성 주차장 코스의 1구간이나 황금산 입구에서 시작하여 해변길, 마을 숲길, 농로 등 옛길을 따라 걷다 어느덧 삼길포항에 이르는 3구간이다. 기존의 4구간에 이어 서광사와 부춘산 전망대로 이어지는 5구간, 간월도 선착장에서 버드랜드로 연결되는 6구간도 개통되었다. 이가운데 4-1구간의 코스중에서 구도항에서 주벅배 전망대까지 올라 다시 돌아오는 구간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 구간을 전부 돌아 회귀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가로림만을 낀 갯벌과 푸르게 펼쳐진 바다, 그리고 야생화 지천으로 핀 산길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이다.



트레킹의 시작은 구도항 바로 옆에 자리한 가로림만 범머리길 입구이다. 범의 머리 형상을 한 돌출 바위산에서 연유한 마을 명인‘범머리’길 입구에는 범 두 마리가 앞발을 들고 마주 서서 오가는 이를 맞는다. 마치 옛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듯 그렇게 나무 계단을 올라 길에 들어선다. 길 왼편으로 보이는 5월의 봄바다는 조용하고 찬란하다. 따뜻한 햇살이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반짝 빛나며 출렁인다. 저 멀리 정박을 한 배까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시작부터가 산뜻하고 가볍다. 길지 않는 코스이다 보니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부담될 일은 없다. 걷는 일은 좀 그랬으면 좋겠다. 성취감도 좋고, 완성도도 좋지만, 중압감이 아닌 가벼움, 바람 같은 살랑거림.

▶▶ 고사리 꺾으며 숲속으로, 힐링길

모든 것이 생동하는 봄이다 보니 숲길에도 생명이 지천이다. 어느새 진달래는 다 지고 초록의 잎이 무성하다. 그 뒤를 철쭉이 잇는다. 길 바로 옆에는 고사리들도 비죽 비죽 고개를 내밀었다. 어른 손 한 뼘도 안 되게 큰 것이 통통하다. 한 개, 두 개 꺾느라 걸음이 늦춰진다. 눈이 둔한 사람에게는 온통 잡 풀 뿐인데, 용케 고사리를 찾아내는 눈이 신기하다. 
산길이라고 할 것도 없는 아담한 오솔길이 끝나면 아래로 내려가는 나무 계단. 그 밑에 ‘스문여’가 보인다. 바다 한가운데 있어 썰물 때만 드러나는 바위섬인 ‘스문여’는 ‘숨어 있는 바위’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바닷가로 해산물을 채취하러 갔던 스무 명의 아낙들이 밀물에 빠져 모두 죽었다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도 한다. 바닷가 마을에 시집와 한평생 손톱이 자랄 틈도 없이 굴을 까고, 바지락을 캐는 여인들의 애처로운 삶이 이야기로 녹아난 바위이다. 



‘스문여’부터는 밭둑을 걷는다. 밭의 마늘은 제 철을 만나 마늘종들이 가늘고 기다란 꽃줄기들을 내밀었다. 감자들도 짙푸른 빛으로 무성해져 가는 밭둑길 끝은 대로로 이어진다. 길과 길을 잇는다는 것은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것이다. 자연 안에 사람의 걸음이 들어서야 비로소 길이 된다. 그 안에 시멘트로 포장된 인간의 길도 포함되었다. 차를 타고 가는 길이 아닌 내려서 걷는 길이라 시멘트 길마저도 정겹다. 민들레 꽃들이 파란 풀밭을 노란 방석으로 만들었다. 작고 앙증맞은 모양새가 귀여워 자칫 밟을 새라 걸음도 조심스럽다. 
그 안에 ‘구도성’도 있다. 가로림만으로 들어오는 해로를 관찰했던 옛 성이었던 ‘구도성’은 1516년경 약 2.5m 높이로 600m 둘레의 석성을 축성했다고 전해진다. 튼튼하고 견고 했을 성은 수 백여 년이 흐르는 동안 무너지고 흐트러져 지금은 그 흔적만 약간 남아 있을 뿐이다. 
사람은 진화하고 발전한다. 길도 그렇다. 마을 어귀를 둘러 온 길은 이제 바닷가 길로 이어진다. 바다위에 목교를 세워 이어 놓았다. 바닷가 위로 낸 목교 위에서 돌아가는 노랗고, 빨갛고, 파란 바람개비들이 붕붕 소리를 낸다. 그래서 그 길은 시각과 청각으로 바람을 느끼는 길이다. 저 멀리 달아난 바닷물에 갯벌이 끝도 없이 검은 몸을 뻗고 누워 있다. 세계 5대 갯벌에 포함되는 서해안 갯벌의 신비로움을 두고두고 만날 수 있으니 좋다. 



▶▶‘떡파는 소녀’와‘호랑이’상 반기는 길

또다시 산길이 이어지고, 나무계단도 이어진다. 같은 길이 오래 펼쳐지지 않으니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길이 오르막 내리막 고저가 심하지 않으니 숨 한번 거칠어지지도 않고 잘도 걷는다. 중간 중간 귀여운 호랑이상들이 받든 의자도 있고, 적당한 거리에 화장실도 있으니 아쉬울 것도 없고, 급할 것도 없다. 그렇게 걷다가 다소 심심해질 무렵 ‘산양포’를 만난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산의 모양이 마치 산양과 같다 하여 붙여진 ‘산양포’의 산 끝자락 봉우리에는 옛날 해미읍성을 지키던 충청 병마절도사 이유직의 묘소가 놓여 있다. 
‘산양포’를 지나 ‘고부레 쉼터’에 이르는 동안도 고사리는 심심치 않게 아기‘손을 흔든다. 주먹을 쥔 듯 아담한 잎들이 채 피지 못한 채 수줍다. ‘고부레 쉼터’로 가는 길은 양갈래 길이다. 어느 길을 선택해도 100미터 너머에 있으니 고민할 것도 없이 바다 가까운 길로 접어든다.

내리막길 후에 만나는 ‘고부레 쉼터’는 어린이날 선물로 받던 과자종합선물세트처럼 아기자기한 선물들이 가득하다. 해안과 이리도 가까운 곳에 만들어진 정자도 그렇고, ‘해님달님’ 전래동화를 스토리텔링한 범머리길에 맞게 ‘떡파는 소녀’와 ‘호랑이’상도 그렇다. 소녀는 너무 작고 어리고, 호랑이는 너무 크고 험상궂다. 떡파는 소녀가 가는 길을 떡 하니 가로막은 채 큰 입을 벌리고 손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 있는 호랑이는 떡을 밝히는 호랑이가 아니다. 떡 하나 대신 동전 한 닢을 달라고 한다. 호랑이가 받아먹는 돈은 호리 2구 마을 주민회 주관하에 주변의 불우한 남매 어린이를 돕기 위한 소중한 성금으로 쓰인다. 돈 밝히는 착한 호랑이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의 저금통인 셈이다. 



▶▶ 바닷가 자갈밭의 우물 ‘옻샘’ 샘솟는 길

‘고부레 쉼터’에 있는 ‘옻샘’은 트레킹을 하면 만난 가장 큰 보물이다. 바닷가 모래밭에서 샘물을 만난 줄이야! ‘옻샘’은 서산 아라메길 호리구간 중간지점인 가로림만 해안가에 있는 샘인데, 바다 중간에서 샘솟는 물이 짜지도 않다. 여름에는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하니, 이 근방에 사는 사람들이 작은 샘을 파놓고 무더운 여름에 찾아와 목욕을 하곤 하는 우물이 되었다. 이 우물의 이름이 ‘옻샘’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마을 사람들이 여름철에 모기나 벌레에 물려 가렵거나 아픈 곳, 습진이나 옻이 오른 곳 등을 이 물로 씻어내니 신기하게도 낫는 것을 느껴 그때부터 ‘옻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오직 짠물 밖에 없는 바닷가 모래와 자갈밭 중간에서 솟아나는 샘물은 그 옛날부터 얼마나 요긴하게 쓰여 졌을까. 목이 마르면 목을 축이고, 더우면 시원한 물로 씻고, 아픈 곳은 낫게 하는 신기한 우물 ‘옻샘’. 둥근 우물 턱에 잠시 걸터앉아 본다.

그 맛이 궁금해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니, 짠맛도 아니고, 싱거운 맛도 아니다. 다리를 다친 학이 사람의 눈을 피해 이 우물가에 다리를 담그고 가지는 않을까. 어설픈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한없이 앉아 있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일으켜 밀물 때만 갈 수 있는 바닷길로 접어든다. 시간을 잘 맞춰야 들 수 있는 곳인데, 마침 바닷물은 저 멀리 물러나 있다. 이곳의 바닷길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울퉁불퉁 크고 작은 돌들이 제멋대로 비죽비죽 솟아 있어 천천히 걸을 수 밖에 없다. 그 중간에서 동네 할머니 세 분을 만난다. 물이 빠진 때를 이용해서 드러난 바위에 붙은 굴들을 까느라 바쁘시다. 그 작은 굴 껍질을 조새를 이용해 잘도 까시는데, 굴 껍질에서 작고 통통한 굴이 딸려 나온다. 바구니에 든 굴이 제법 많다. 미역 같은 해조류도 주우셨다. 굴은 벌써 끝물이라 이제는 이곳에 나오지 않을 거라고 하신다. 인심 좋게 주시는 굴 한 점을 사양도 하지 않고 날름 받아먹는다. 단맛이다. 



▶▶ 주벅배전망대에서 ‘용난둠벙’ 만나는 길

바다와 산의 경계를 이루는 절벽들은 어찌나 많은 풍랑을 견뎠는지, 사람의 손으로는 빚을 수 없는 모양을 한 채 서 있다. 그 곁을 지나 다시 숲으로 들어 호랑이가 금방이라도 뛰쳐 나올 것 같이 으스스한 대나무 숲길도 지나니 바로 그 곳이 ‘낭아래’다. ‘낭’은 낭떠러지를 뜻하는 지역 방언인데, 물 건너 사는 낭군이 배를 타고 와서 이곳에 사는 낭자와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가파른 곳에 목교를 대 길을 만든 바닷길을 따라 걷다가 드디어 주벅배 전망대에 오른다. 큰 기둥을 세워 어망을 설치하던 곳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식이름은 ‘주목망’인데, 말이 변하여 ‘주벅’이 된 듯 하다. 1980년전 까지만 해도 실제로 주벅을 설치하여 많은 양의 고기를 잡았던 곳이다. 전망대는 1층과 옥상 구조로 되어 있어 쉬기에도 좋고, 바다를 구경하기에도 좋다.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전망대에서 조망을 허락하는 바다를 바라본다. 용이 솟아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인 ‘용난둠벙’은 썰물 때가 되니 아직도 둠벙의 둥근 테두리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물이 얼마나 깊은지 옛날부터 명주꾸리가 2개 다 들어가도 끝이 다 닿지 않았다고 전해질 정도다. ‘용난둠벙’의 오른편은 드넓은 갯벌이 한창 펼쳐지는데, 바로 그곳에서 용이 나와 놀았다고 한다. 갯벌 가운데 ‘할미섬’과 그 건너편 장구모양의 ‘장구섬’이 묵묵하니 용난 둠벙 터를 바라보듯 서 있다. 



이곳에서 더 가면 팔봉 갯벌 체험장으로 이어지며 아라메길 4구간과 4-1구간 코스를 연결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벼운 트레킹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되돌아 가야 한다. 전망대에서 버스 정류장 까지는 1.5km를 걸어야 하는데, 버스는 오전 7시, 9시 10분, 11시 45분, 오후 3시 30분, 6시, 8시 하루에 총 여섯 번 들어온다. 시간이 맞지 않으면 천천히 도로가를 따라 걷다가 지나온 산길로 접어들어 되돌아 와도 좋다. 느린 걸음이라도 삼십분이면 족하다. 
열시 반 정도에 출발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까지 느린 걸음으로 두 시간 반. 땀이 날만 하면 바람이 불고, 숨이 찰만 하면 내리막, 숲길이 지겨울만하면 바닷길, 바다가 심심할라 치면 저 멀리 물길을 가르며 작은 배 한 척이 지나가주고, 짭짤한 바닷바람, 상쾌한 산  바람에 여기저기 흐드러진 꽃구경에 눈까지 호강하는 길이다. 
짧고 굵게 걷고 싶은가. 구도항 범머리길 입구에서 주벅배 전망대로 이어지는 길,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나와 버스를 타거나 걸어 나오는 길 위에 서면, 사람과 자연이 만나 길이 되는 곳에서 들숨 날숨 즐겁지 아니할까.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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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대산읍 망일산


서산에서 가장 봄이 늦게 찾아오는 곳, 망일산 벚꽃 

순결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벚꽃은 우리나라에서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봄맞이꽃으로 매년 4월이면 전국적으로 벚꽃축제와 벚꽃놀이가 펼쳐진다.
우리 지역에도 해미천, 팔봉산, 태안 튤립축제 등 꽃놀이 명소로 뽑히는 곳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서도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망일산은 서산에서 가장 봄이 늦게 찾아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벚꽃에 집중하며 걷다 보면 봄바람에 휘날리는 벚꽃잎들이 꽃비가 되어 장관을 이루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또 선생님과 동요를 부르며 나란히 줄지어 올라가는 유치원 아이들부터 손잡고 걷는 연인, 교복을 입은 학생들,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들이 저마다 사진기를 들고 벚꽃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된다. 
4월 중순 현재 망일산은 하얀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해 절정에 다다랐다. 산책로 초입부터 양쪽의 벚나무의 벚꽃들이 하늘을 가려 그야말로 망일산이 벚꽃으로 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책하기 좋은 이 길은 한가롭게 걷기 좋은 장소로 봄의 기운이 가득한 아름다운 벚꽃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이곳 망일산은 해발 302m로 산책로 끝에 위치한 망일산정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망일사가 있고, 그 위 산 정상으로는 한국 최초의 공군 레이더 기지가 보인다. 그중 망일사로 가는 산책로가 벚꽃길로 유명한데 최근 이 산책로를 새로 공사, 정비하여 각종 운동기구 및 쉼터 등 편의시설과 주차장이 생겨 주민들에게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산책로 한쪽에는 곧 다가오는 석가탄신일을 맞이해 화려한 연등이 벚나무와 어우러져 줄지어 있는데 오색찬란한 연등들이 마치 봄이 훌쩍 다가왔음을 노래하는 듯하다.
망일사 초입까지 차를 이용해 올라갈 수도 있으며, 망일사에서는 확 트인 전망을 볼 수 있다. 대산 주변 마을은 물론 날이 좋으면 삼길포의 서해 바다도 훤히 볼 수 있다. 또 서해의 해를 볼 수 있다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사랑하는 이와 봄의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늦기 전에 망일산을 찾아 우리 지역 봄맞이 명소와 함께 해보시길 추천한다. 



▶▶ 망일산-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리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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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서산 봄꽃나들이
이 봄! 꽃길만 걸어요!

# 우리 지역 전체가 꽃이 지천이다. 벚꽃은 4월 첫 주부터 피기 시작해 이제 막 절정을 맞은 곳이 있는가 하면 아직 꽃봉오리인 채 날이 더 따뜻해지기를 기다리는 곳도 많다. 꽃은 사람의 마음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웅크린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에 맞는 봄꽃은 더 화사하다. 그런 꽃들이 4월 한 달 내 도심 곳곳, 산천 곳곳을 물들인다. 사람마다 즐겨 찾는 봄꽃 나들이 코스가 있고, 이제 막 뜨기 시작한 곳도 있다. 벚꽃나무가 가로수길을 이루기도 하고, 군락을 이뤄 피어나기도 한다. 4월 한달 여 동안 마음껏 떠날 수 있는 봄꽃 나들이 코스를 묶어 만들어 보았다. 하나 하나 모으다 보니, 서산 전역이 봄꽃의 도시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 봄, 꽃나들이 떠나보자.



2.7㎞ 구간에 600여 그루의 해미 천 벚꽃 
벚꽃 축제후 개화, 지금이 최고 절정!
봄이 되면 해미 천을 하얗게 물들이는 벚꽃은 지금이 절정이다. 다른 해보다 개화가 늦어 지난 4월 8일부터 9일까지 열린 ‘해미 천 벚꽃 축제’는 벚꽃이 없는 가운데 다소 허전하게 펼쳐졌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축제가 끝난 다음날인 4월 10일부터 50% 정도 피어나기 시작해, 다음날인 화요일에는 90% 정도 개화한 벚꽃은 해미 천을 온통 하얀 빛으로 채색하고 말았다. 
해미천의 벚꽃은 해미천변 2.7㎞ 구간에 600여 그루의 벚꽃길이 만들어져 생태하천과 어우러진 멋진 장관을 해마다 연출한다. 이번 축제일 전후 2주간은 벚꽃조명이 설치되어 야간에도 해미 천에서 활짝 핀 벚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에서 시화전을 열고 있어 벚꽃 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시를 마음껏 음미해볼 수 있다. 벚꽃은 낮에도 좋지만, 밤의 벚꽃은 몽환적이다. 시냇물 졸졸 흐르는 냇가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하얀 벚꽃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봄밤, 한 편의 시에 거나하게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30년 넘은 수령의 서림복지원 벚꽃
4월 14일 장애인의 날 기념 벚꽃축제
서림복지원의 벚꽃나무는 가늘고 키가 작은 다른 지역의 벚나무들과는 다르다. 서림복지원의 삼십년 넘은 역사를 증명하듯 아름드리 큰 벚나무들이 큰 키와 울창한 가지를 자랑하며 복지원 입구에서 50여 미터 구간을 아주 커다란 벚꽃 터널로 만들어 준다. 또한 넓은 운동장 주변 역시 키 큰 벚꽃나무들로 둘러 싸여져 있다. 서림 복지원 전체가 아름다운 벚꽃으로 감싸 안겨져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
4월 14일에는 오전 11시에 기념식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날을 기념한 벚꽃 축제가 오후 5시까지 열린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단지 안에서 펼쳐지는 흥겨운 공연은 벚꽃의 화려함과 어우러져 봄날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서림복지원 안에는 스노젤렌 이라는 이름의 커피숍도 있어서 향기로운 차 한잔과 함께 벚꽃 힐링을 즐길 수도 있다. 서림 복지원을 외부인에게도 공개하고 있어 도시락을 싸들고 벤치에서 나들이를 즐길 수도,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즐길 수도 있을 듯. 벚꽃 구경을 하다보면 서림복지원 원생들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고 예쁘게 인사해주는 모습에 마음까지 흐뭇해진다. 
▶▶ 찾아가는 길 : 서산시 음암면 석동로 169 사회복지법인서림복지원 
 (서산시 음암면 율목리 산22)☎ 663-6423




유기방 백년 고택 감싼 노란 수선화 물결
클라이막스 지났지만 여전히 ‘한창’
운산면 여미리에 자리한 유기방 가옥은 해마다 4월이면 열병을 앓는다.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에 소개 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이곳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줄을 이을 정도.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는 여미리 유기방 가옥 일대가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그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4월의 봄을 대표하는 서산의 명소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4월의 중순을 맞은 지금 여미리 유기방 가옥의 수선화 물결은 이제 한창 절정을 지나고 있다. 4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한 수선화 꽃들이 가장 멋스런 봄을 뽐내며 4월 말까지도 간다. 고택 주변의 산 자락 전체가 노란 수선화 꽃밭으로 만들어져 어느 곳으로 눈길을 던져도 온통 수선화 물결 뿐. 노란 봄의 한가운데서 봄의 정취를 맛보기도 좋고, 군데 군데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를 만들어 둬서 그 안에 들어가 추억의 사진을 남겨보기에도 좋다. 수선화 꽃밭이 산자락에 있다 보니, 굽 높은 구두 대신 발편한 운동화를 미리 구비하는 것이 좋다. 유모차도 이동이 다소 어려우니, 아기가 있는 가족은 아기띠를 따로 준비할 것을 권한다. 유기방 가옥 입구에 따로 마련한 식당에서 간단한 잔치국수와 파전, 막걸리 등의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 찾아가는 길 :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2-10 (운산면 여미리 203-1)     
☎ 663-4326




간월도 앞바다 가슴으로 품은 유채밭
이제부터 노란 바다의 시작
끝도 없이 노랗게 펼쳐진 유채꽃밭에 압도당하고 싶다면 부석면의 간월도에 있는 유채꽃밭을 찾으면 된다. 서산시가 지난 2010년 간월도 관광지 도시개발을 완료한 택지조성 면적에 식재돼 있는 유채꽃밭은 해마다 노란 바다를 만들어 내며 이곳을 제주도의 어느 바다에 온 듯 탄성을 지르게 한다. 
간월도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간월도 어리굴젓과 간월암이지만, 봄의 간월도가 그리워 찾게 만드는 것은 이곳의 유채밭이다. 그만큼 봄을 맞아 피어나는 간월도의 유채꽃은 어디에 견주어도 절대 부족함이 없는 명소가 되었다. 잠깐 구경이나 하고 가야지 하고 멀찌감치 물러서 있던 사람들도 어느새 그림 같은 풍경과 추억을 남기려 카메라 버튼을 바삐 누르기 일쑤. 유채꽃 밭 안에 들어서서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멈춘 것처럼 무아지경에 빠지게 된다. 그만큼 간월도의 유채꽃 밭은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바로 근처에 서산 9경 중의 하나로 물이 들면 섬이 되고, 물이 빠지면 뭍이 되는 간월암이 있어 때를 맞춰 찾아도 좋다. 간월암이나 간월도 유채꽃밭에서 맞은 일몰은 가장 아름다운 낙조의 황홀경으로 인도한다.
▶▶ 찾아가는 길 : 서산시 부석면 창리 삼거리에서 홍성 방향  진입 후 방조전 전 오른쪽




목장길 따라 어우러진 삼화목장 벚꽃길
먼발치서 애타지만 이제부터 개화
매년 봄이면 개심사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 목장에서 흩날리는 벚꽃과 드넓은 초원을 보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벚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삼화목장이다. 싱그러운 녹색의 초원이 이어지는 언덕위 하얀 벚꽃길의 풍경은 그 장면 그대로 사진이 되고 그림이 된다. 거기에 안성맞춤으로 하늘까지 파랗다면, 봄날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 속에 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삼화목장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구제역 등의 이유로 그 출입구가 닫혀 있기 일쑤. 예전만 해도 개방이 돼서 목장 길 따라 벚꽃 길 만개한 1km의 길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는 여정은 봄에 맞을 수 있는 최고의 호사로 손꼽혔다. 헛걸음이 뻔한데도 이곳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저 멀리서 봐도 그 아름다운 벚꽃 길의 자태에 푹 빠져들 수 있기 때문.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삼화목장의 벚꽃이 간절할 수 밖에 없다. 철조망 너머로 볼 수 밖에 없는 벚꽃이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 먼발치에서 봐도 충분히 황홀하다. 날이 좋아 풀 뜯으러 나온 대한민국 한우들의 아버지인 서산 한우들의 모습도 가끔은 볼 수 있으니 손해 볼 일은 없다. 바로 근처의 백작가든에 가면 시골 어머니가 해준 손 맛같은 솥 밥 백반을 맛볼 수 있다.  
삼화목장의 벚꽃은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해, 지금부터 즐길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 운산사거리에서 해미 방면우회전 → 32번국도 → 운산 → 한우개량사업소




벚꽃의 파이널, 개심사의 벚꽃
전국 유일의 귀한 청벚꽃 4월 말~5월 초 만개
서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꽃, 가장 아름다운 벚꽃을 자랑하는 곳은 운산면의 개심사다. 전국에서 벚꽃이 아름다운 곳 열손가락 안에도 당당히 드는 곳이다. 일반 벚꽃에 비해 가장 늦게 피어나고 전국의 벚꽃들 중 가장 마지막에 피기 때문에 봄의 절정에서 만나볼 수 있는 벚꽃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해마다 개화시기가 다르지만, 평균적인 시기는 4월 하순에서 5월초이다. 만개한 꽃을 보기 위해서는 개화시기를 잘 기다려 찾아야 한다. 그래서 전국 각지에서 개심사의 벚꽃 개화시기를 정확히 알기 위해 절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개심사의 벚꽃이 유명한 이유는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청벚꽃이 피어난다는 것. 하얀 꽃잎을 바탕으로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청벚꽃은 그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워 신비롭기 그지없다. 꽃송이도 유난히 커서 꽃이 핀 가지들이 축축 늘어진 모습도 참 아름답다. 거기에 붉은 빛이 탐스러운 겹벚꽃도 환호성을 지를 만큼 특별한 자태를 뽐낸다. 나비의 날개처럼 보드라운 꽃잎들이 겹을 이뤄 핀 벚꽃은 마치 신부의 손에 들린 부케처럼 예쁘다. 그런 꽃 뭉치들이 가지가 찢어질 듯 주렁주렁 열린 모습에 반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곳은 전국의 화가들이나 사진작가들이 벚꽃 개화를 기다려 매년 찾는 절이 되었다. 
숲 사이로 난 돌계단을 오르는 길, 마음을 여는 절 개심사, 그 안에서 봄의 선물처럼 눈과 가슴에 안기는 청벚꽃, 겹벚꽃 잔치! 개심사는 봄에 꽃대궐이 된다. 



개심사 벚꽃 명성 못지않은 문수사 벚꽃 터널
4월 말~5월 초 개화 예정
개심사에 귀한 몸 자랑하는 청벚꽃이 있다면 인근의 문수사에는 빨간 꽃잎 물들 것 같은 홍벚꽃이 있다. 짙은 분홍빛의 꽃송이들이 아기 주먹만 하게 피어 탐스러움의 극치를 이루는 이곳은 벚꽃의 절정을 맞아 발 디딜 틈 없는 개심사를 피해 벚꽃을 보다 여유롭고 한적하게 즐기기 좋은 곳이다. 문수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느릿느릿 절에 오르다 보면 길 양 옆으로 도열한 벚꽃나무들이 봄의 길목을 참 아름답게 지켜준다. 마치 벚꽃으로 만든 터널안에 들 듯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벚꽃이 만개한 터널은 전국에서 가장 예쁜 꽃터널이라고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 “우리 지역에 이렇게 예쁜 벚꽃이 언제부터 있었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개심사 벚꽃 못지 않다. 다만 개심사의 유명세에 밀려 덜 유명할 뿐 이다. 
이곳도 개심사의 벚꽃들처럼 개화시기가 늦다. 4월 말이나 되어야 비로소 만개가 된다. 벚하얀 벚꽃들이 다 지고 난 후 마지막 벚꽃들처럼 맞는 꽃이라 더욱 귀하다. 꿈길을 걷듯 짙은 분홍 벚꽃 터널을 지나 고색창연한 문수사 절에 들기까지 길가에서 만나는 다양한 봄꽃들도 즐길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 서산시 운산면 문수골길 201 문수사
           (서산시 운산면 태봉리 40) ☎ 663-3925



인지면 모월리의 ‘쉼이 있는 정원’
서산 봄꽃 명소의 마지막 숨은 포인트
정말 너무 예쁘고 좋아서 아껴두고 싶은 곳이 있다면 그곳은 인지면 모월리에 자리한 ‘쉼이 있는 정원’이다. 한 개인의 오랜 노력이 얼마나 큰 빛으로 펼쳐지는지, 그리고 그 고마움이 얼마나 큰 감동으로 이어지는 지를 몸소 실감하게 해주는 곳이다.
사실 이곳은 개인 사유지이다. 대나무가 무성해 발도 들여 놓을 수 없었던 땅을 주인이 오래전부터 직접 개간하고 꽃나무를 심어 놓아, 봄이 되면 분홍색의 영산홍,  흰빛과 진한 분홍빛으로 물든 철쭉들, 흰 꽃을 주렁주렁 달고 선 마로니에 나무들이 어우러진 ‘봄의 정원’이 된다. 개인이 만든 정원이라고 해서 그 규모를 속단하면 오산이다. 전체를 찍으려면 하늘 위에서 드론을 이용해 찍어야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을 만큼 그 규모가 크다. 무려 3천여 평의 널따란 부지에 온갖 꽃들이 만발해 있으니, 천천히 산책하고 쉬며 꽃구경을 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달아나 버린다. 정원 곳곳에는 나무로 만든 벤치, 의자식 그네, 정자와 운동시설도 있어서 누구나 편히 쉬어갈 수 있다. 
애초부터 담도 없고, 빗장도 없다.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개방하고 싶은 것이 주인장의 마음이다. 4월 말 쯤 방문하면 만발한 영산홍이 만들어내는 불바다 같은 정경을 만날 수 있을 듯. 
▶▶ <찾아가는 길> 인지면 모월 2리 93-12 
 <배영금 기자>

기타 벚꽃이 아름다운 곳
시내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오랜 벚꽃 명소는 동문동 주공아파트에 심겨진 벚꽃이다. 봄은 도시에서 먼저 온다더니, 가장 먼저 피는 축에 속한다. 호수공원 한 바퀴 둘러 핀 벚꽃도 장관이다. 산책하듯 돌고 나면 굳이 멀리 꽃구경 가지 않아도 마음이 화사함으로 꽉 채워진다. 중앙고 옛 등굣길, 서산여고 가는 길도 벚꽃 군락이 펼쳐지고, 시립도서관 오르는 길도 벚꽃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다. 동문동 한마음 목욕탕 앞쪽, 호수공원 이어지는 곳으로 난 길에도 벚꽃나무가 가로수길을 이룬다.  그 외에도 지곡의 왕산포 가는길, 일람 저수지 고남 저수지길 등도 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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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황금산


황금산 나들이 코스
몽돌의 바다에 선 코끼리를 만나다

바다는 계절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 드넓게 탁 트인 바다는 봄나들이에 빠져서는 안 될 코스! 겨우내 웅크린 몸과 마음이 마음껏 기지개를 펼 수 있어 좋다. 
바다와 접한 우리 지역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옆 동네 마실 가듯 편하고 빠르게 바다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대산에 자리한 황금산은 산이 바다에 접해 있어 산행 후 선물과도 같은 멋진 바다의 풍광을 맛볼 수 있어 좋다.



전국적으로 이미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한창 때면 평일에 6백여 명, 주말에는 3천여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황금산은 해발 156m로 팔봉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작고 나지막한 산이다. 그러다보니 주차장에서 정상 또한 쉽게 다다를 수 있다. 산책을 하듯 완만한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어느 산보다 편하게 오를 수 있는 것도 장점.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산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는 거대한 대산화학단지와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입구에서 산 밑의 해안 쪽으로 진입하면 기암절벽의 갖가지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주차장에서 15분쯤 오르면 네 갈래의 길로 갈라지는데, 왼쪽으로 가면 임경업 장군을 모신 황금산사를 만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곳이 황금산의 정상으로 통한다. 갈래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산불감시초소로 통한다. 약간 아래로 더 내려가면 황금산을 대표하는 코끼리 바위 가는 길과 금굴 가는 길로 나뉜다. 
코끼리 바위는 동해안의 거친 바닷가 한 부분을 떼어다 놓은 듯 그 풍경이 서해안의 흔한 바다하고는 다르다. 주먹만 한 몽돌, 손바닥만 한 몽돌들이 파도에 휩쓸려 자그락 자그락 소리를 낼 때면 그냥 주저앉아 한없이 머물고 싶어진다. 그 곁을 둘러싼 주상절리의 기암괴석들은 위대한 조각가가 공들여 작품을 만든 것 마냥 신비롭고 아름답다. 코를 바닷물에 묻고 있는 코끼리를 마주하며 귀청을 때리는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바람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그곳이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봄나들이 코스이다.






<황금산 맛집>바다의 향 머금은 자연산 가리비 구이에 ‘퐁당’

황금산 나들이에 빠지면 섭섭한 것이 바로 자연산 가리비 구이다. 산행을 마친 후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내려오면 자연산 가리비 구이가 등산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황금산 산행은 뒷전이고, 이 가리비 구이에 반해 이곳을 찾는다는 등산객들이 있을 정도로 황금산 산행 후 먹는 가리비 구이 맛은 가히 일품이다. 가격은 1인분에 2만 원 선.



대부분이 자연산이다. 그 가리비를 석쇠위에 올려놓으면 채 1분도 되지 않아 슬그머니 조개입이 벌어지는데, 적당히 익은 가리비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바다의 싱그런 맛과 가리비 살의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요동을 친다. 그 맛을 구이로도 즐길 수 있고, 찜으로도 느낄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가볍다면 해물 칼국수를 시켜보자. 갖가지 해물과 매생이가 어우러진 시원하고 깔끔한 칼국수는 가리비 구이만큼 인기가 좋다. 
황금산 입구에 진입하다보면 10여개의 가리비구이집들이 늘어서 있으며, 어느 곳을 골라 가도 그 맛이 다 좋다.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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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팔봉산 나들이


팔봉산 나들이 코스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진 여덟 개의 봉우리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명산인 팔봉산은 봄여름가을겨울 찾는 이들이 많지만, 유독 봄과 가을에 그 절정을 이룬다. 가을의 팔봉산이 울긋불긋 단풍잔치라면, 봄의 팔봉산은 여기저기 생명의 기운이 초록빛과 꽃빛으로 빛난다. 오르는 산길 옆 숲은 아직은 메마른 무채색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지마다 봄기운이 삐죽삐죽 손을 내민다. 가장 물이 오른 것은 금방이라도 피어날 듯 한껏 부풀어 오른 생강나무 꽃이다. 노란 꽃망울들이 일제히 터지기 시작하면 산길은 노란 등을 단 듯 환해질 것만 같다. 진달래도 잔뜩 물이 올랐다. 이름 모를 새들도 부지런히 날아다닌다.



산길 중간중간에서 만나는 울창한 송림은 봄바람과 만나 바다와 닮은 소리를 낸다.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바람이 몸을 휘감는다. 이 맛이 봄철에 산을 찾는 이유다. 봄의 훈풍을 맞으며 산에 올라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기분은 올라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팔봉산에 오르기 위한 단체 관광버스가 끊이지 않고 이곳을 찾아든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도 등산객들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이 산 곳곳을 밝게 물들인다. 



팔봉면 어송리, 양길리, 금학리의 3개 마을에 접하여 솟아 있는 팔봉산은 해발 361.5m의 낮고 작은 산이다. 다른 지역의 명산에 비하면 높이로는 내세울 것이 없다. 그러나 너무 높지도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낮고 작은 산임에도 울창한 소나무 숲과 기암괴석이 많아 눈이 즐겁다.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심심하지 않게 이어져 지루하지 않고 힘들지 않게 암릉 코스를 즐길 수 있는 것도 특징. 
8개의 봉우리중 가장 높은 제3봉은, 삼면이 석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잠깐 오르는 코스 또한 아찔한 경사를 지니고 있어, 등산의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정상에 서면 봄기운 피어나기 시작한 너른 논밭과 서태안 지역의 가로림만 일대를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관으로 꼽힌다.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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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달빛예촌여미리

여미리 나들이 코스
역사와 문화, 예술을 한 동네에서!

# 달빛예촌여미리는 우리 지역에서 가장 멋스러운 마을이다. 오랜 역사의 향기와 숨결이 동네 곳곳에 가득한 이곳이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입으며 누구나 찾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특별한 마을이 되었다. 오랜 고택의 마당을 조용히 거닐어 보다가, 노란 물결을 이루는 수선화 꽃밭에서 사진도 찍고, 아이들과 개성 가득한 컵을 만들 수도 있는 곳. 그러다가 배고프면 마을부녀회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당에 들러 엄마 손맛 가득한 게국지에 삽주 막걸리 한 잔 걸칠 수 있는 곳! 일부러 저 멀리 미술전시관을 찾지 않아도 누군가의 끈질긴 정성과 인맥으로 걸려지는 멋진 작품들을 구경하며 차 한 잔의 여유에 빠질 수 있는 여미리! 봄철 나들이로 나서면 깨알 같은 재미와 실속 한가득은 물론, 두고두고 기억될 멋진 추억까지 덤으로 한가득 얻어올 수 있는 추천 여행지다.




여미리 봄꽃 구경은 여기! 
▶▶봄꽃 물오른 유기방 가옥 수선화 가든

여미리의 유기방 가옥은 100년 고택의 고풍스런 멋과 집주인의 오랜 노력이 만들어낸 수선화 가든이 만나, 봄이 오면 개심사와 함께 꼭 가봐야 할 서산의 여행지로 등극했다. 
유기방 가옥 앞 별도로 지어진 간이식당에서 이 집의 안주인이 직접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입구에 넓은 주차장이 있으나 수선화 철이 되면 방문객들이 넘쳐나 온 마을이 주차전쟁을 치를 정도. 멀찌감치 차를 받쳐두고 아라메길에 올라 걷다보면 이곳에 맞닿는다. 
-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203-1번지



여미리에서 여유 찾기는 여기
▶▶방앗간에서 거듭난 여미갤러리&카페

여미리 마을 입구에서 주황빛 선명한 색깔과 세련된 외관으로 달빛 예촌 입성을 반기는 여미갤러리&카페는 공간을 절반으로 나눠 반은 예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나머지 절반은 차 맛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연중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디자인 관련 서적까지 가득히 채워져 디자인 북 카페의 기능까지 더하고 있는 이곳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여미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문화의 방앗간이 되었다. 
-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139-7, ☎ 667-7344




여미리의 향토음식은 여기!
▶▶“진짜 시골집밥 차려요”

여미리에 가면 가장 향토적인 ‘집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마을 회관을 개조한 식당을  마을 사람들이 직접 운영하며 음식도 손수 하는 ‘디미방’이다. 
마을 부녀회에서 조를 나눠, 아침마다 이곳으로 출근해 나물을 무치고 육수를 내며 고향의 푸근한 인심, 어머니의 정성으로 음식을 만드는 이곳은 여미갤러리&카페 앞 삼거리에서 유기방 가는 길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자리해 있다. 고향을 찾은 듯 마음까지 편해지는 이곳에서 밥을 먹어 봐야 진정한 여미리의 맛을 봤다고 할 수 있을 듯. 
-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172-1, ☎ 662-0901



여미리 문화체험은 여기!
▶▶“생활도자기 직접 만들어요”

여미리 마을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길의 끝에 자리한 ‘여미도예’에 가면 갖가지 생활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단위 체험 학습장으로 인기 최고. 소정의 재료비와 강습비를 내면 두 시간 이내에 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으며, 만들어진 작품은 이곳의 작가가 직접 말리고 구워준다. 머그잔이나 밥그릇, 접시나 수저받침 등의 비교적 쉬운 작품부터 난이도가 있는 작품까지 체험할 수 있는 ‘여미도예’에서는 작가가 만들어둔 여러 도자기 작품들을 구입도 할 수 있다. 그릇에 욕심 많은 주부들이 자석에 끌리듯 저절로 찾는 이곳은 아이들은 체험의 재미를, 주부들은 멋진 도자기 작품 감상과 구입의 재미를 가져갈 수 있는 곳!
-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356-2 ☎ 010-3874-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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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유기방가옥


17년세월, 노란 봄을 짓다

아직은 이르다. 올 듯 말 듯 봄도 그렇게 애태우더니, 필 듯 말 듯 꽃도 그렇게 속을 태운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다. 꽃샘추위가 길어지나 싶었어도, 어느새 한두 송이 피기 시작한 꽃들이 앞 다퉈 노란 꽃잎들을 열어젖힌다. 어쩌면 우리 지역에서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 그 봄이 가장 먼저 피어나는 곳, 그래서 가장 먼저 상춘객들을 맞이하는 이곳! 운산면 여미리의 유기방 가옥이다. 노랗게 피어나는 꽃들이 이제 얼마 후면 들불처럼 산위로 기어오를 테다. 그러면 고택 뒤 소나무 우거진 작은 동산은 노란 물결의 수선화 바다가 된다. 

원래는 대나무 밭이었다. 그 생명력 강하기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대나무들이 깊은 뿌리를 묻고 수없이 오랜 세월을 지켜주던 곳, 한아름 소나무들도 그 곁을 같이 지켰다. 깊은 세월에 대나무들도 스러지고, 태풍에 소나무들도 우지끈 천둥처럼 소리를 내며 부러져 버렸다. 한 폭의 수채화 같던 고택에 처연함이 스며들었다. 집주인은 집 앞 손바닥 만 한 화단에서 매년 꼬박 꼬박 피어나던 노란 수선화를 한 뿌리 두 뿌리 캐어 집 근처에 심기 시작했다. 집을 가꿔온 지 17년, 눈을 뜨면 거친 대나무 뿌리를 캐내고 수선화를 심었다. 산비탈을 개간하고 잡목을 거둬냈다. 한겨울에도 꽁꽁 얼어버린 산을 일구고 터를 넓히느라 손도 몇 번이나 얼어 터졌다.

상처투성이, 돌멩이 같이 단단한 손이 만들어낸 수선화 밭은 이제 해마다 봄이 되면 유기방 가옥 주변을 온통 노랗게 물들인다. 그래도 집주인은 손길을 멈추지 않는다. 밥만 먹으면 산위로 달려가 고사한 나무의 뿌리와 씨름을 하고, 수선화 뿌리들을 옮겨 심는다. 한 뿌리는 열 뿌리가 되고, 열 뿌리는 다시 스무 뿌리가 된다. 그렇게 번식된 수선화들은 3월 중순부터 서서히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해, 3월 말에서 4월 초에 절정을 이룬다. 한 사람의 치열한 집념이 이뤄낸 아름다운 봄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자꾸 엉덩이가 들썩거려지는 이봄, 노란 불처럼 타오르는 수선화 꽃을 만난다면 굳은살 망치손이 되어버린 그 누군가의 손을 떠올려 보자. 우리에게 해마다 노란빛 가장 화사한 봄을 선물해주는 마이다스의 손이다.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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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서산 울음산


울음산을 아십니까?

산이랄 것도 없다. 그저 작은 언덕, 그것도 아니면 소박한 몸뚱이를 지닌 작은 동산에 지나지 않을 산. 아담하다 못해 어쩌면 옹색하고 ‘산’이라는 명사를 갖다 대기에도 좀 초라한 산. 사람들은 그 산을 울음산이라고 했다. 크게는 서산 시청 사이와 학돌초등학교 사이, 더 좁게는 서산시 읍내동 ‘의정부 부대찌개’집과 ‘대도관’ 사이에 있는 그 작디작은 산을 지나며 한 번도 산이란 생각을 하지 못하며 지나길 수차례. 그냥 지나치던 이곳을 겨울의 끝자락에서 찾아 들었다. 
30여 미터 정도의 작은 야산은 정확히 111개의 나무계단 끝에 산 정상을 내어준다. 한달음에 오를 수도 있는 숫자이거늘, 뻣뻣해지는 허벅지 끝 발에 무거운 추가 걸려 버리니 세 네 번은 걸음을 붙잡힌다. 숨 한번 가쁘지 않고 너무도 쉽게 오르면 그게 산이겠느냐고 그 산이 말을 건다. 



산 입구에도, 오르는 계단에도 사람을 만날 수 없다. 작은 공원처럼 꾸며진 산 정상도 비어 있다. 볕이 한창 좋은 낮 11시. 바람은 이미 순한 기운을 머금었다. 작은 산이지만 그래도 올망졸망 있을 것은 다 있다. 소나무도 있고, 커다란 바위도 있다. 이름 모를 새도 지저귀고, 운동시설과 무궁화 나무, 벤치도 조성되어 있다. 정상의 편편한 언덕을 한 바퀴 돌아보니 서산의 시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롯데 캐슬 아파트도 보이고, 읍내동 현대아파트도 보인다. 시립도서관도 가깝게 펼쳐지고, 부춘산 옥녀봉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한창 공사 중인 한성필하우스는 망치 소리라도 들릴 듯 지척이고, 대림아파트는 바로 옆줄기다. 벤치에 앉아보니, 울음산 정상을 혼자 전세라도 낸 듯 호젓하다. 시내가 한 바퀴 휘 둘러 보이는 모습이 옥녀봉 정상에 올라 보는 맛하고는 전혀 다르다. 옥녀봉 에서의 시내 전망이 원경이라면, 이곳은 근경이다. 한참을 머무는 동안도 찾는 발길이 없다. 반대편 방향의 돌 계단은 66개. 그만큼 짧다. 하산이라는 말조차 무색하다. 그 밑에 잘 조성된 공원이 있다. 



느릿느릿 산 밑 둘레를 걸어본다. 정상에도, 산 입구에도 어디에도 그 흔한 표지판조차 없다. 불리는 이름은 있되, 그 표지조차 갖지 못한 산.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명륜산이라고 불리다가 명림산으로 바뀌고, 울음산으로도 일컬어지는 이 산이 한때 명륜산이라고 불린 것은 옛날에 산 아래 향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 서산향교는 읍내동에 자리했었는데, 지방 수령이 집무하는 곳에서 보아 향교는 반드시 동쪽에 위치해야 한다는 나라법에 따라 현 위치인 동문동으로 옮기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 명륜산이 명림산으로 바뀌어 불렸는데,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는 친숙하게 울음산으로 통한다. 
산 아래에 맑은 물이 흐르는 시내가 있었고, 바닥이 온통 돌과 바위로 되어 있어 심산유곡 개울처럼 느껴지는 자연빨래터가 만들어졌는데, 동네 부녀자들이 이곳을 즐겨 찾아 빨래를 했다고 한다. 넓은 암석위에 빨래를 두드려대는 빨래 방망이 소리가 바로 건너편 명림산에 메아리쳐서 마치 산이 우는 것 같이 들렸다고 해서 ‘울음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빨래 소리 울리던 냇물은 복개되었다. 



산 밑을 다시 한 바퀴 돌아본다. 동네 주민처럼 보이는 이들에게 울음산에 대해 물으니 그런 산이 서산에 있었느냐는 질문이 거꾸로 돌아온다. 산 바로 밑 골목에서 만난 두 할머니도 그렇다. 운동복 차림의 70대 노인도 그렇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이도 그렇다. 알만도 한데 또 쉽지가 않다. 노인정을 두 곳이나 찾아도 잠겨 있어서 다시 울음산 바로 밑 동네를 한 없이 어슬렁거려 본다. 
“울음산? 잘 알지. 내가 이 동네서 태어나서 줄곧 살았으니께 아주 잘 알지.”
한참을 헤매다가 동네 작은 식당에서 낮술을 즐기는 중인 동네 벗 세분을 만났다. 
“어렸을 때는 울음산에서 살다시피 했지. 그때는 참나무가 큰 거랑 소나무 고목도 많았는데 집게벌레도 잡고 놀고 그랬지. 산 아래 바위 굴에는 여우도 산다고 했었고, 짐승도 살고 있다고 했지.”

“원래 명륜산이라고 혔어. 큰 천재지변이 났을 때 이 산이 울어가며 떠내려 와서 울음산이라고 했다고 어른들한테 듣기도 했는데, 이게 지금은 달랑 혼자 떨어져 있지만, 어찌 보면 옥녀봉과 연결된 거지. 여기 빨래터가 좋아서 아낙들이 죄다 여기에 와서 빨래를 했거든. 그 빨래하는 소리가 산에 울려서 울음산이라고 했다고 하대. 그때는 대림아파트에서 내려오는 물하고 서광사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하고 만나는 삼각지가 바로 울음산 바위굴 바로 옆이었어. 어렸을 때는 물이 많고 좋아서 엄마들이 빨래하는 옆에서 우리들은 신나서 멱도 감고, 붕어랑 미꾸라지도 잡고 놀았지. 바위랑 돌이 많아서 가재도 참 많이 잡았고.”
이 동네에서 태어나 토박이로 살고 있다는 정태우(67)씨, 부춘초등학교를 다니며 울음산 근처를 매일 같이 지나며 놀고 컸다는 류석수(68)씨, 옆 동네에서 태어나 살다가 울음산 공원 밑 마을로 이사와 살고 계신 최기돈(65)씨는 울음산에 대한 어릴 적 추억과 그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옛날에는 요 밑에 회관 밑 비석들이 양 옆으로 쭉 늘어서 있었지. 그 공덕비들이 지금은 시청 앞으로 다 이전되었는데, 그 전에는 비석골이라고 불리웠어. 비토골이라고도 하고, 비또골이라고도 하고. 지금이야 워낙 오래되서 발전이 없지만, 옛날에는 여기가 서산시 주거환경이 시작된 지점이 아닐까 혀. 너무 작아서 산같지도 않지만, 서산의 맥이고, 정통성 있는 전설적인 산이 울음산이 아닐까 싶네.”
“예전에 울음산은 지금보다 더 컸는데, 토지가 개발되고 주택이 지어지면서 울음산도 포함될 뻔 했어. 주택단지 안에 일부러라도 공원을 만드는데, 원래 있는 산은 남겨둬야지 해서 지금 이만큼만 남겨져서 공원이 조성된 거지. 돈으로만 따지면 없앨 수도 있는 거지만, 이 산이 이렇게라도 남아 있어줘서 참 좋다고 생각해요. 오래전부터 이 동네에 사신 분들은 이 산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했으니까.”



울음산 정상과 바위굴, 그 옆의 빨래터를 놀이터 삼아 뛰놀며 가재도 잡고, 집게벌레도 잡고, 도둑놈 놀이도 하던 소년들이 이제는 60을 넘은 초로의 나이가 되어 그 추억을 곱씹는다. 팔봉산, 가야산, 황금산, 성왕산...서산에 이름난 산도 많지만 이들의 유년을 지배하는 산은 울음산이다. 향교과 비석이 있었고, 빨래 소리 땅땅 울리던 이 산은 1926년 서산군지의 ‘서산팔경’에도 어엿하게 등장한다. ‘해가 기우는 명림 속에 비가 개었는데 아낙네의 빨래소리와 물소리가 맑고나, 행여 음탕하고 사악함이 세상에 충만할까봐 천 가닥이나 되는 탁한 풍진을 맑은 세정으로 바꿔 놓는구나’. 명림표향(明林漂響)이라 하여, 명림산 골짜기의 빨래소리는 이렇듯 아름다웠다. 기나긴 세월과 발전 앞에 초라한 모양의 작디 작은 야산이라고 깔보지 마라.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 못생긴 산이 동네를 지킨다.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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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배운 것을 돌려줘라. 경험을 나눠라. -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