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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마도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의 촬영 장소인 마도에 가다

처음엔 큰 기대 없이 그저 이곳에서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의 촬영 장소가 있다고 하여 그곳을 취재하기 위해 들렸었다. 그날은 날이 무척 좋았다. 신진도에서 마도로 이어지는 짧은 도로를 지나면서 훔쳐본 차창 밖 풍경엔 푸른 하늘과 햇빛 ,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반사하는 반짝이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마도에 들어서서 조금 더 안쪽으로 가면 처음 목적지였던 마도 폐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예전에는 학교였는데 지금은 폐교가 되어 방치된 지 한참이 지난 듯, 교실 하나밖에 없는 작은 건물은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나무판자로 가려져 있었고, 건물 외벽의 페인트도 군데군데 벗겨져 시멘트벽이 그대로 비춰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폐교의 모습이 너무나 운치 있고 예뻤다.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덩굴은 마치 벽에 그려진 하나의 그림 같았고, 화장실 벽에도 나무에도 온통 담쟁이덩굴이 휘감겨 있었는데 그 모습이 시멘트를 뚫고 나오는 새싹 사진처럼,  낡은 건물에 새 생명을 넣어주고 있었다.  전설의 고향 배경이 될 수도 있는 낡은 폐교가 담쟁이덩굴 덕에 하나의 관광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문득 이 건물 내부를 수리해서 카페를 하면 무척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의 촬영 장소는 이 마도 폐교의 바로 뒤쪽이다. 학교와 화장실 사이로 이어진 짧은 숲길을 올라가면 바로 앞에 깎아 내려진듯한 절벽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촬영 장소이다. 숲길을 나서는 순간 탄식이 절로 나온다. 숲을 지나기 전에 보았던 마도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마도는 엄청난 반전을 숨기고 있는 섬이었다. 신진도에서 바라보는 마도의 모습은 평범하고 평화로운 여느 바닷가 마을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바위로만 이루어진 마도의 뒤쪽은 마도기암으로 불리며 안흥 팔경 중 하나에 속할 만큼 아름다웠다. 그중에서도 마도 폐교의 뒤쪽 절벽은 그 자리에 바로 서있기가 아찔할 정도로 높고 가팔랐다. 그 웅장함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아무리 찍어도 그 장관을 담을 수가 없었다. 멀리서 본 아파트의 모습과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아파트의 모습은 엄청난 차이가 있듯이 말이다. 그 절벽 하나에 매료되어 다른 곳은 둘러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고 마도에 대해 글을 쓰려니 미처 둘러보지 못한 마도의 모습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마도는 바위로 되어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는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그곳을 가야만 했다. 가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었다. 나는 첫눈에 마도에 빠져버리고 만 것이다. 
다시 찾은 마도에서 나는 너무 나도 궁금했던 마도기암을 마저 보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서 쭉 걸었다. 바위로만 되어있는 해안선을 걸어가자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바위 하나를 지나면 또다시 멋진 바위가 나오고 그 바위를 건너면 또 더 멋진 바위가 계속해서 나오니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떤 바위는 파도에 깎여 곡선의 모양을 하고 있고, 어떤 바위는 날카로운 결정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고, 어떤 바위는 흰색이고, 어떤 바위는 새까맣고, 자칫 발을 헛디뎠다가는 크게 다칠 만큼 날카롭고 위험한 바위들이 깔려 있었지만 그나마 다행인건 모두가 커다란 바위라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바위 위에 서서 거센 바람과 바위에 부딪혀 터지는 파도의 조각을 맞으며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마도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소문난 유명한 섬이라고 했다. 혼자서 바위를 타고 가는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혹시라도 발을 헛디뎌 다치진 않았을까 걱정되었는지 멀리서 큰아이의 애타게 찾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걸어왔다. 서둘러 아이들이 있는  자잘하고 동그란 돌멩이가 몰려있는 작은 해변가로 돌아갔다. 



해변가에 있는 큰 바위에 아이들과 같이 나란히 앉아 눈을 감고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었다. 바위에 부딪혀 흩어지는 파도소리는 모래와 갯벌에 스며드는 파도소리와는 다르다. 그냥 옆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와, 바위에 부딪혀 퍼지는 바람소리 또한 다르다. 태안에 살면서 몇 번이나 갔었던 바다이지만 이번만큼 새로운 바다는 없었다. 엄마 때문에 끌려온 큰아이가 연달아 멋지다! 굉장해! 너무 좋아!를 외친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들과 오기엔 너무나 위험하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올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가끔씩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땐 이곳에 찾아와서  바람과 파도에 마음을 씻겨내고 싶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은 섬, 말처럼 역동적인 섬, 마도.. 마도의 방파제에 서서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섬의 생명력과 웅장함이 언제까지라도 계속 간직되길 마음속으로 바라본다.
<배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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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민어도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아는 사람만 가는 낚시와 힐링의 섬

낯선 지명이었다. 민어도라니. 이런 이름을 가진 섬이 있다는 것은 까맣게 몰랐다. 사진을 찍는답시고, 취재를 한답시고 서산이나 태안 여기저기를 많이도 까질러 다녔건만, 듣지도 못한 이름이었다. 태안의 이어도쯤 되는 섬이 아닐까 하는 신비스러운 마음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그곳을 찾아들기 전까지는 그랬다. 사람들 스물에게 물어봐도 한 명도 알지 못하는 섬, 민어도였으니까. 

근 한 달여를 넘게 작정만 하고 있다가 가뿐한 주말에 무작정 길을 나섰다.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네비게이션이 이끄는 대로 학암포해수욕장 방향으로 한참을 달려도 달려도 멀기만 한 곳. 이원방조제 방향으로 틀어 들어가니 이제는 빛이 바랄대로 바란 희망의 벽화가 반긴다. 
2007년도 태안 기름유출사고를 극복하기 위해 고생한 13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을 기리기 위해 2.7Km 구간에 걸쳐 그려진 벽화다. 자원봉사자들의 손도장들이 갖가지 크기와 색깔로 그 삭막한 방조제를 곱게도 물들여 놨다. 딱 거기까지였다. 드라이브를 와도 딱 이원방조제까지 둘러보곤 미련 없이 뒤돌아 나가곤 했다. 그 안쪽에 섬이 하나 숨어 있을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런데 민어도가 그런 곳에 있다는 정보를 알고 길에 들어섰는데도, 방파제가 끝나는 지점에서 잠시 갈팡질팡한다. 방파제 너머 무엇이 있다는 것인지, 바다는 여전히 말이 없는데, 그 너머를 선뜻 넘어서지 못하고 주춤대다가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껑충 올라선다. 그리고 좁게 이어진 길. 평범한 마을길이다. 



도통 뭐가 있을 것 같지 않는 짧은 길이 끝나면서 섬으로의 진입이 시작된다. 사실, 어디까지가 원래 육지고, 어디서부터가 섬이었는지 분간도 어렵다. 방파제가 만들어 지기 전 바닷물로 채워졌을 그 길을 통과하는 것부터가 섬은 섬이다. 
민어도에 대한 기록은 단 몇 줄의 안내가 거의 전부이다. 원북면 방갈리 산 1-1 외 44필지. 사유지와 국유지로 나뉘어 있으며 면적은 167.844㎡. 참 간단하다. 인터넷을 뒤져 봐도 이렇다할 정보가 없다. 『태안의 지명』 에 따르면 1900년대 중엽까지만 해도 이곳은 근해에서 잡히는 민어가 집산되어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한창 번창하였을 때에는 수십 척의 어선들이 드나드는가 하면, 특히 태풍이 불 때는 수백 척의 선박이 태풍을 피해 이 섬에 정박하였다고 한다. 섬이 민어의 특산물로 알려지게 되자 섬 이름도 자연스럽게 민어도(民魚島)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어민이었고 어민들의 출입이 많았으므로 어민도(漁民島)라 하였는데, 뒤에 현재 지명으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다. 

지금은 이원방파제 건립으로 육지화되어 섬의 주민도 없고, 육지의 주민들이 찾아든 섬이다 보니 결국은 어민도 없고, 민어도 없는 이름뿐인 ‘민어도’가 된 듯 해 좀 서운할 뿐이다. 그래서 섬 역시 다소 황량한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은 섬의 나루터에서부터 사라져 버렸다.
섬과 바다를 잇는 기다란 나루터는 기대이상으로 활기찼다. 양 옆으로 길게 쳐 있는 텐트는 알록달록한 색깔이 일단 화사했고, 그 안을 차지하거나 나루터 위에 자리를 깔고 앉은 사람들은 갓 잡은 물고기들을 회로 치거나 고기를 구우며 한 낮의 여유를 소란스럽게 즐기고 있었다. 그 외 늘어선 차들은 대부분이 개인 낚시 배를 매달고 온 대형 SUV 차량들이었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낯선 이름 ‘민어도’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유명한 섬이었다. 바로 앞에 있는 갯바위 섬이나 길게 이어진 나루터 위에서 낚시 줄을 드리우기도 하고, 개인 낚시 배를 이곳에서 띄워 인근의 바다나 꽤 먼 거리까지도 출항을 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그런 움직임들로 꽤나 소란스럽고 부산한 모습이 민어도의 첫 인상이었다. 그 나루터 끝에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서 있다. 인근의 학교가 폐교되며, 교장선생님이 민어도에 지어지는 펜션 주인에게 가져가라고 한 것을 이곳에 세웠다고 한다. 투박하고 우직한 모습이 제법 이곳의 풍경과 어우러진다. 절묘한 선택이 만든 풍경이다. 

그 나루터를 비껴나 옆 바닷길로 내려서면 나루터의 풍경하고는 또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서해의 바다 빛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푸르고 맑은 바다, 그리고 바닷가를 뒤덮은 하얀 굴 껍질은 흰색과 푸른색이 선명하게 대비되며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바닷물이 빠져나가고 난 돌 틈의 물속에 갇힌 바다의 생명은 대여섯 가지나 될 정도로 다양하다. 마치 바다의 생물을 육안으로 직접 관찰 할 수 있는 천연의 어항이라고나 할까. 작은 새우와 뿔 고둥, 작은 게와 조무래기 따개비들이 노니는 그 몽돌과 납작 돌의 바닷가에는 굴을 따는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아침부터 와서 서너 시간 동안 꼬박 굴을 땄다는 어느 도회지에서 온 관광객의 바구니에는 제법 굴이 가득하다.



아닌 게 아니라 크고 작은 바위와 돌들마다 하얀 굴이 덕지덕지 붙어 굴 밭을 연상케 한다. 어민들의 양식장이 아닌 천연의 굴 밭이다 보니,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실컷 굴을 따간다. 아예 굴을 따기 위해 바구니와 새의 부리처럼 뾰족한 모양을 한 조새를 잡고 있는 자세가 한두 번 온 모양새는 아니다. 남해의 양식 굴과는 다르게 작은 크기의 굴은 고소하기 이를 데 없다. 바다를 가득 머금은 짭조름한 굴 맛은 자꾸 여운이 남는 바다의 맛 딱 그거다. 
입맛을 다시며 작은 섬으로 연결된 바닷길에 들어서자니, 굴을 캐던 한 중년의 남자가 손사래를 치며 가지 말라 한다. 지금 들어가면 못나온다는 이야기에, 바닷물이 저만치나 가있는 데 무슨 말씀이냐고 사진만 찍고 금방 나올 참이라고 웃고 있자니, 물 들어오는 것은 눈 깜짝할 새라고 훠이훠이 몰아낸다. 수년을 이 굴 밭에 온 사람이라니 일단 믿고 물러나 보지만, 영 아쉬워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겸연쩍은 카메라만 철컥철컥 눌러댄다. 

그러는 사이 그 작은 갯바위 섬과 이곳 민어도 바닷가를 잇는 물길이 굵어진다. 사람 하나쯤 훌쩍 뛰어 넘어도 될 바다는 어느새 두 사람 키만큼 넓어져 두 섬의 고리를 끊어놓았다.
아닌 게 아니라 물이 들어오는 때인 줄 모르고 멋모르고 들어가 관광을 하거나 낚시를 하다가 그 작은 갯바위에 고립되어 해경들에게 구조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의 바다가 주는 것이니, 기상변화 및 밀물과 썰물시간대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사실 민어도는 관광을 목적으로 오기에는 충분치 않은, 아쉬움이 많은 섬이다. 즐길 거리도 없고 볼 것도 그리 마땅치 않은 심심한 섬, 그게 딱 민어도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단정 짓기에는 또 뭔가 여운도 남고 인상도 깊은 곳이다. 나루터만 조금 비껴나면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거닐기도 좋고, 예쁜 물빛에 빠져 바다 속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굴 캐는 것을 구경하는 재미, 뾰족한 돌을 집어 바위에 단단히 붙은 굴을 톡톡 깨트려 하나 먹어보는 재미, 수많은 세월과 파도, 바위가 만들어 낸 지질층의 민낯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때에 맞춰 민어도와 붙은 작은 갯바위 섬에 건너가 보는 것도 좋겠고, 개인 낚시 배를 끌고 와 바닷물에 내리거나 끌어 올리는 모습도 생생하니 재밌다. 
이렇듯 민어도에 가면 5분 동안 머물 작정도, 5시간의 멈춤이 된다. 단순하고 심심하지만,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참된 힐링과 여유는 천연 굴밭의 굴처럼 널려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아는 사람만 가는 민어도가 말없이 주는 선물이다.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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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안흥성


모두의 염원이 남아, 오랜 시간 태안을 지키다

지난봄 태안 신진도에서 나오는 길에 보았던, 그곳을 기억한다.  언덕 위에 흐드러지던 벚꽃과 그 사이 비치던 태국사의 검붉은 기와지붕.... 한 폭의 그림 같았던 그 모습이 뇌리에 남아서 언젠가 한 번은 꼭 들리리라 생각했는데, 그날이 두 계절을 지나 첫눈이 온 다음날이 되었다. 
태국사는 안흥성 안에 있는 절이기 때문에 안흥성 입구를 지나서 올라가야 한다. 안흥성 입구에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두 정승이 무서운 얼굴로 웃으며 반겨주고 있다. 성이라고 하기엔 작아 보이는 성벽과 건물, 괴기스러운 정승 둘, 언뜻 보면 우습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모두들 나와 같이 애정과 슬픔 그리고 위로를 얻을 것 이라 생각한다. 



태안 근흥면에 위치한 안흥성은 예전부터 고려청자의 중국 무역선과 한양(개성)으로 가는 세곡선이 꼭 거쳐야 할 지점으로 중국 송나라에서 조선에 가면 안흥진성을 보고 오라는 내용이 문헌으로 남아있을 만큼 아름답고 번화한 곳이었다. 하지만 서해 끝에 위치한 지형 탓에 중국과 왜의 침략이 잦았고, 거친 물살 때문에 사건사고가 끊임없는 곳이기도 하였다. 고려 말에는 이곳을 지키는 행정 군수가 견디고 견디다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서산까지 피신을 갔다는 내용이 있기도 하며, 태국사에 봉안된 관세음보살에게 아무리 빌고 빌어도 소용이 없으니 단군에게 빌어보자 해서, 의성에 있는 단군 영정을 모셔와 봉안하기도 하였다.



조선왕조 효종 때 이르러 당시 진만 있던 이곳에 성벽을 쌓아 지금의 안흥성이 세워졌다. 
높이 3.5m, 둘레 1,568m의 이 산성을 쌓기 위해 부근의 19의 군민이 동원되었고. 가장 멀게는 청주의 사람들도 동원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침략 때문에 갖은 고생을 했던 주민들은 이 소식에 엄청난 환호와, 환영을 보냈을 것이다. 그토록 바라던 것이 나라 사업으로 결정되어 성벽이 하나하나 쌓여 올라간다. 성벽을 쌓는 돌 하나, 기둥 하나, 흙 한줌 모든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것들 하나하나에 식구를 지키려는 그들의 간절함과 절박함이 담겨 있다.



안흥성 석축에는 성벽을 쌓은 사람의 이름과 거주지가 적혀있는 돌이 아직 남아 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돌을 쌓을 때 그 사람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 돌이 무너지길 바랄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언제까지도 튼튼하게 남아 성안의 사람들을 지켜주길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전성기 때 규모가 굉장히 컸던 태국사는 동학 농민혁명 때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82년 조그마한 사찰로 재건립 되었다. 1984년에는 안흥항 주민들의 시주로 관세음보살 불상이 태국사 원통전에 봉안되었다. 사라질 뻔 했던 역사가 주민들의 염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태국사위에 올라서면 안흥앞의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출항하는 이를 보기위해 여기에 올라왔던 많은 이들은 나와 같은 풍경을 보며 얼마나 간절하게 빌고 빌었을까.



옛 안흥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성벽 위의 현재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태국사와 불상, 태국사를 올라가는 길옆에 나란히 있는 돌탑들도 누군가의 염원을 담은 돌이 하나하나 모여서 만들어진 탑들이다... 모두 말한다... 무사하길... 평안하길...
바다로 떠났던 많은 남자들과, 그들을 기다려야 하는 식구들 아이들이 서로 무사하고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에 염원을 담았다. 그 염원이 잠시 들렸던 나에게도 언제나 평안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처마 밑 풍경소리가 안흥항으로 은은하게 퍼지듯이 이곳의 염원들도 그렇게 바다로 퍼지고 퍼진다. 모든 이들이 평안하도록...
<배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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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지역 걷기 축제


숲길 따라, 마을 따라, 이야기 따라 또 걷고 걷는 길!

지난 10월 21일 예산군에서는 걷기 축제인 ‘이야기가 있는 느린 꼬부랑길 걷기’ 행사가 열렸다. 의좋은 형제 공원을 출발해 배맨나무, 봉수산자연휴양림, 대흥향교 은행나무를 거쳐 다시 의좋은형제 공원으로 돌아오는 데 까지 약 7km로, 세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이날 걷기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느릿느릿 꼬부랑길을 걸으며 자연과 문화, 길 안에 깃든 역사의 이야기에 묻혔다. 

예산에서 먼저 시작된 내포문화숲길 걷기 축제는 10월 28일 당진의 아미산방문자센터에서 면천읍성까지 백제 부흥군길 20코스의 일부구간을 걷게 된다. 이어서 11월 4일에는 서산의 운산면 보원사지에서 출발하는 걷기 축제가 펼쳐지며, 11월 11일 홍성에서 ‘홍성 거점마을과 함께하는 가을소풍 2017 홍성걷기축제’가 마지막 걷기 행사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예산과 당진, 서산, 홍성 4개 시군이 함께하는 이 걷기축제는 내포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를 아우르는 내포문화숲길을 이어서 걷는 행사이다.



가야산 주변의 4개시군인 내포지역에 남아 있는 많은 불교성지들과 내포 천주교 성지, 내포 지역의 동학, 역사인물 및 백제 부흥운동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지점들을 옛길과 마을길, 숲길과 임도, 들길, 하천 길을 따라서 연결하며 걸을 수 있다. 이 길을 하나로 이으면 충청남도 최초, 최대의 장거리 도보트레일로서 약 320km의 길이 연결된다. 길을 걸으며 우리가 발 디디고 선 길 위에서 역사와 문화, 생태적 가치를 느낌과 동시에 우리네 삶의 발자취를 천천히 되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트레킹이 될 듯. 
지역주민, 청소년, 탐방객, 걷기동호회 등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이 걷기 축제는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주최, 사)내포문화숲길 주관, 산림청, 충청남도,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 후원으로 열린다. 

●●● 2017 숲길을 따라 마을과 함께 제3회 내포문화숲길 당진 걷기 축제

■ 일시 : 10월 28일 오전 10시~오후 4시
■ 구간 : 아미산 방문자 센터-자작나무길-몽산성터-면천읍성(6km)백제 부흥군길 20코스 일부구간
■ 참가비 : 1만원(농산물 교환권, 기념품, 간식과 점심)
■ 걷기축제장 : 친환경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86-2호인 면천두견주 홍보부스 및 판매부스 운영, 야생차 시음 및 체험부스 운영(불도장 나무 목걸이 제작), 면천면 생활개선협의회, 면천면 농가주부협의회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권을 이용해 점심 식사, 어울림 공연 및 신토불이 노래자랑(오후 1시~2시 30분)

※ 셔틀버스 운행  - 오전 : 당진 문예의 전당 9시, 9시 30분
    - 아미산 센터/당진시외버스터미널 오전 9시
    - 아미산센터/오후 : 옛면천면사무소(오후 4시, 4시 30분) 
    - 아미산센터 -당진 문예의 전당 -당진시외버스터미널
■ 문의 : ☎ 041)338-0773



●●● 숲길을 따라 마을과 함께 제3회 내포문화숲길 걷기 축제

■ 기간 : 2017년 11월 4일(토) 09:00 ~ 15:00
■ 구간 : 보원사지, 내포문화숲길 3, 4코스(원효깨달음길) 일원
   - A코스 : 보원사지~용현자연휴양림~쉼터~백암사지~퉁퉁고개~용현자연휴양림~보원사지(약 11km)
   - B코스 : 보원사지~용현자연휴양림~쉼터~가야산전망대~버섯쉼터~보원사지(약 8km)

■ 참가비 :  5천원(간식, 점심, 기념품 제공) 물은 참가자 준비
※ 셔틀버스 운행 : 운산공고 오전 8시 30분, 8시 40분
    -보원사지(오후 2시 30분, 3시) -서산시청 앞(오전 8시 20분) -보원사지(오후 2시 30분)
■ 문의 : ☎ 041)338-0773
●●● 홍성 거점마을과 함께하는 가을소풍 2017 홍성걷기축제

■ 일시 : 11월 11일 오전 9시~오후 2시 오서산 상담주차장
■ 참가비 : 5천원(점심, 간식, 기념품 제공) 
  물은 개인 지참
■ 걷기구간 : 내포문화숲길 10코스 일부구간 (백제 부흥군길)
   - A코스 : 오서산 등산로 코스/4.0km(난이도 하)
                오서산산촌마을센터-오서산등산로-정암사쉼 터-던목고개 쉼터-오서산 임도-상담주차장
   - B코스 : 아차산 등산로 코스/6.8km (난이도 중)
               오서산산촌마을센터-마을길-아차산 등산로-던목고개 쉼터-오서산 임도-상담주차장
■ 주요행사 : 내포문화숲길 걷기, 클린워킹 캠페인, 숲속음악회 및 공연, 마을 농산물 판매, 경품 추첨
※ 셔틀버스 운행
   - 오전 : 내포신도시 효성아파트 직거래장터 (오전 8시 40분) 
  - 홍성군청앞 (오전 8시 50분)
  - 광천하상주차장 (오전 9시 20분)
■ 문의 및 참가접수 : ☎ 041)338-0773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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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태안 청산수목원


인생사진 찍기 좋은 청산수목원 ‘팜파스 축제장’

가을을 맞아 꽃 축제 나들이기가 한창인 요즘 SNS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는 곳으로 유명한 태안의 청산수목원에 연인들과 가족들이 몰리고 있다. 연꽃으로 유명한 청산수목원이 지난 9월 1일부터 11월 26일까지 팜파스 축제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 억새로 불리는 팜파스그라스는 코르타에리아속의 벼과 식물로 갈대와 비슷한 모양을 갖고 있어 가을 축제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청산수목원은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팜파스와 핑크뮬리, 꽃들을 보며 수목원을 걷는 재미는 물론 명화 속의 장면들과 벽화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삼족오 미로공원에서는 열곳의 고구려 고분벽화가 조각되어 있고 삼족오 두마리에는 징을 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청산 수목원은 인생사진을 남기기에 충분할 정도로 곳곳의 포토존이 인상 깊은 곳이다.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가 나오고 쭉 걷다 보면 온실을 지나 오른 편으로 냇물을 따라 난 예쁜 가로수길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이 인생 사진을 찍는 명당 첫 번째 장소. 양쪽으로 길게 펼쳐진 초록색 나무 사이의 좁은 길 위에서 사진을 찍으면 끝없이 늘어진 나무들과 함께 인생 사진을 찍기 충분하다.



가로수길을 지나 중앙 잔디밭의 모네의 연원에는 큰 분수대와 나무그네가 있는데 이곳이 인생 사진을 찍는 두 번째 장소. 그네에 앉아 분수대를 배경으로 찍으면 떨어지는 물방울들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져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연인들과 가족사진을 찍기에 좋다. 왼편으로는 카페가 있는데 이곳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연잎 아이스크림이 인기이다.
분홍빛 억새인 핑크뮬리는 흔히 볼 수 없고 예쁜 색이라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는 인생 사진의 세 번째 장소. 청산수목원 내의 핑크뮬리는 작지만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양쪽의 핑크뮬리 사이에서 찍은 사진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충분하다.



청산수목원 내 제일 인기 있는 네 번째 장소는 팜파스 정원이다. 언덕위 신전 같은 분위기의 꽃밭을 지나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팜파스가 눈앞에 펼쳐져 감탄사가 세어 나온다. 키보다 훨씬 높은 팜파스 사이에서 연인과 손을 잡고 또는 아이를 높이 들어 올리고, 뒤돌아 하트를 그리는 등 다양한 포즈로 제각기의 인생 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하다. 포즈는 모두 달라도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사람들의 표정에선 모두 같은 행복한 미소가 엿보인다.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한 작은 팁으로는 삼각대가 필수이다. 또 하늘이 푸르게 맑은 날, 붉은 노을이 넘어갈 때쯤 팜파스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것을 추천한다. 





수목원내에서는 굳이 입구로 돌아가지 않아도 팜파스 정원을 둘러본 뒤 주차장 표시를 찾아 향하면 수목원을 한 바퀴 돌아 주차장으로 나올 수 있으며, 입장료는 어른 7천원, 청소년 천원, 미취학아동은 무료이며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하루 전까지 미리 예약 시 20%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 사진이라는 것이 아름다운 배경을 찾아 예쁜 사진을 남겼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지금 현재 가장한 행복한 순간을 담았다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 유난히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의 붉은 노을과 팜파스 한 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맞잡은 손으로 청산수목원 그곳은 현재의 행복한 순간의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
<김슬기 기자>

●●● 청산수목원-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 ☎041)675-0656
          이용시간 : 오전 8시~오후 6시 (입장시간 계절마다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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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신진도항


바다가 살아있는 생생한 삶의 현장, 신진도

배에서는 오늘 잡은 꽃게를 정신없이 옮기고, 수산시장에선 다양한 흥정소리가 들리며 한쪽의 경매장에선 알 수 없는 재미있는 수신호가 오간다. 싱싱한 제철 꽃게와 생선을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은 그럼 모습을 눈에 담느라 바쁘다. 이곳은 푸른 가을 하늘과 서해바다가 만나 장관을 이루는 태안 신진도. 오징어로 유명한 신진도가 가을 제철을 맞은 꽃게와 대하로 더 바빠져 활기를 띤다. 



태안에서 신진도리로 들어오는 길,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와 신진대교를 건너다보면 양쪽으로 펼쳐져 보이는 바다는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한다. 왼쪽으로는 바다를 품은 작은 어촌마을이, 오른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져 하늘과 맞닿은 바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 위에는 그런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꽤 많다.
낚시로도 유명한 신진도는 갯바위, 방파제는 물론 배낚시도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신진도는 원래 안흥과 연결된 육지였으나 먼 옛날에 자연적으로 분리되면서 새로 생긴 나루터라 하여 신진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또 안흥 팔경의 아름다운 멋을 독차지하고 있는 능허추월, 곡암 낙조, 태국종성, 장사백구, 삼도신루, 관정귀범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그 경치가 수려하고 주변의 경관이 좋아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유명한 곳이다. 특히 후망봉은 망망대해의 크고 작은 섬들과 주변의 자연의 자연 경관, 고기 배들의 모습, 어촌 생활 등을 함께 볼 수 있는 명소로 유명한데 고려 때 송나라로 가는 사신이 우리나라를 떠날 때 이곳에서 산제를 지내고 일기가 청명하기를 기다렸다는 구전도 전해 내려오고 있어 매월 정월 열사흘 날이면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리는 당제가 치러진다. 



신진도항에 들어서자 많은 배들과 가의도를 중심으로 주변 관광이 가능한 유람선이 눈길을 끈다. 5~6월에는 유람선을 타며 물개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그 옆으로 포구 앞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수산물 직판매장에는 오징어, 꽃게, 대하, 전어, 소라 등 싱싱한 해산물은 물론 오징어와 우럭 등의 마른 생선까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엄마와 젊은 아들이 운영 중인 희망수산은 맛 집으로 이미 유명한 곳. 옆집 이모 같은 엄마는 푸근한 인사를 건네고 그 옆을 지키는 아들은 무심한 듯 인심이 좋아 젊은 사람들 사이들에게 더 인기가 좋다. 모자는 오랜 경력으로 그날그날 싱싱한 수산물을 인원수에 맞춰 능숙하게 추천해준다. 희망수산에서 구입한 수산물은 2층 식당에서 상차림비만 내면 신진도의 바다를 바라보며 바로 먹을 수 있다.



가게 앞 한편에서는 우럭과 오징어를 일렬로 늘어놔 말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신진도의 깨끗한 풍향으로 말려 그 맛에서 푸른 바다내음이 나는 듯하다. 
또 시간대만 맞는다면 수산물을 현장에서 경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갓 들어온 수산물을 이리저리 옮기는 어민들과 제철을 맞이한 싱싱한 수산물을 사려고 모인 사람들로 신진도 경매장은 금세 시끌벅적해진다.
다양한 어촌의 모습은 물론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신진도. 마음의 여유를 찾기에 충분한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길 바란다.
<김슬기 기자>

●●● 신지도항-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
        안흥여객선 유람복합터미널http://www.shinjindo.com/
       ※ 희망수산-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 신진부두길 35-14 ☎ 041)675-8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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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해미읍성 코스모스


해미읍성은 지금 한창 꽃 잔치 중! 코스모스 군락지, 무궁화 동산 개화 절정

서산을 대표하는 봄의 꽃으로 간월도의 유채꽃과 개심사의 왕벚꽃이 있다면, 가을을 대표하는 꽃은 지금 한창 해미읍성에 피어난 코스모스와 무궁화이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해지는 요즘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삼아 흔들리는 코스모스와 하얀빛, 분홍빛 꽃잎이 그윽하고 우아한 무궁화가 해미읍성에서 개화의 절정을 이루고 있는 중. 코스모스 군락지와 무궁화 꽃 동산이 있는 곳은 해미읍성 안에 들어가 순라길을 따라 가는 길이다. 왼쪽에는 5,280㎡의 면적의 무궁화 동산이 있고, 오른쪽은 코스모스 꽃길이 600㎡ 규모로 만들어져 있다. 서로 가을꽃 경쟁이라도 하듯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이 꽃들로 인해, 이곳은 하루 종일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해미읍성 안에 있는 이 무궁화 동산은 ‘제4회 나라꽃 무궁화 명소 공모’에서 전국 2위인 우수상을 차지하며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나라꽃 무궁화의 위상을 높이고,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가 조성·관리 중인 무궁화동산 중에서 2위를 차지한 해미읍성의 무궁화 동산은 규모나 접근성, 관리와 명소화 가능성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선 태종 14년에 왜구를 막기 위해 성을 쌓기 시작해 세종 3년(1421년)에 완성되어 서해안 방어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던 해미읍성! 그 오래된 성곽을 뒷배경으로 가득 피어난 나라꽃 무궁화 물결은 다른 꽃 그 이상의 특별한 감흥을 선사한다. 코스모스 군락지 역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옆을 걸으며 호젓한 읍성의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는 그만이다. 
지금 한창 가을 꽃 잔치를 벌이고 있는 해미읍성에 가면 완연한 계절로 여물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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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당암포구 고도리 낚시


“고도리, 너 참 반갑다”

가을 하늘이 유독 높고 청명하다. 그러나 아직 태양은 뜨겁다. 이 열기는 낚시꾼들의 열정까지는 꺾지 못했다. 타오르는 태양 아래 당암 포구는 이미 차들로 즐비하다. 
“언제쯤 입질이 올까?” 설렘 가득 기다리는 마음으로 물고기를 유혹하는 떡밥을 곳곳에 뿌린다. 바닷속은 새끼전어 떼가 반짝거리며 줄지어 유유히 헤엄쳐 간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마저 아름답다. 잔뜩 살이 오른 숭어 역시 유유히 눈앞에서 헤엄쳐 간다.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 뜰채로 숭어를 들어 올린 낚시꾼에게 환호성이 쏟아진다. 대박이다! 웃음이 마구 난다. 
그 순간 낚시찌가 바닷속으로 쑥 들어갔다가 위로 올라온다. 기다리던 입질이다. 낚시 릴을 급하게 감는다. 두 근 반, 세근 반, 심장이 요동친다. 등 푸른 색깔이 꽤 신선해 보이는 고도리가 올라온다. 느낌이 좋다. “고도리, 너 참 반갑다.”





성질이 무척이나 급한 녀석은 올라오자마자 몇 번 퍼덕이다 이내 잠잠해진다. 낚싯바늘에 크릴새우 미끼를 다시 단단히 꽂았다. 부푼 꿈을 안고 힘차게 낚싯줄을 다시 던져본다. 기다림이 지루하다. 하나둘씩 건져 올리는 옆 사람을 보자니 속이 탄다. 미끼만 먹고 갔나 싶어 다시 건져 올려 크릴새우를 새로 꽂아 멀리 던져본다. 떡밥도 두둑이 다시 뿌린다. 앞에서 헤엄쳐 다니는 새끼전어 떼가 이제는 얄밉다. 약이 오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새끼우럭, 전어도 올라온다. 신기한 물고기에 아이들은 신이 났다. 왠지 모르게 어깨가 으쓱하다. 전어 새끼 떼가 길게 줄지어 헤엄쳐 다니면 고도리가 막 올라올 때라고 한다. 부지런히 낚아 올렸더니 제법 한 가득하다. 허기가 진다. 출출할 때 바다에서 먹는 라면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이제야 땀을 식힐 찬바람이 분다.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막중한 임무를 마친 느낌이다. 어깨가 으쓱거린다. 고등어는 깨끗이 손질해 소금을 척척 뿌려 숯불에 구웠다. 내 손으로 잡은 터라 더 맛있다. 입에 넣기가 무섭게 살살 녹는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린다. 
이제는 곧 주꾸미가 찾아온다! 짜릿한 손맛을 원한다면, 가족과의 특별한 나들이를 원한다면! 이번 주말 당암포구에서 낚시를 즐겨라!
<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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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신두사구체험센터


“안녕! 신두사구! ” 모래언덕의 모든 것 느끼고 체험하기

신두리 해안사구를 찾는 방문자들을 위한 공간인 이곳은 신두리 해안사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곳이다. 신두리 사구를 방문하기 전 미리 들러 사구의 역사와 생태 등을 알아보고 탐방을 시작하는 것도 좋고, 탐방로 사구 체험을 마치고 들러 모래위에서 보았던 동식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며 탁본이나 도장 찍기 체험 등의 더 다양한 사구 체험 활동을 해보는 것도 유익하다. 뒷문을 지나 신두리 사구 탐방로 입구가 시작되고, 앞길로 출구가 이어지니, 그 중간에서 오가는 이 반갑게 맞으며 신두리 해안사구의 역사와 가치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곳이 바로 이곳 신두리사구센터. 신두리 사구가 단순한 모래 언덕이 아닌, 우리가 지키고 잘 보존해가야 할 천염 기념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 시작이자 바탕이 되는 곳이라고나 할까. 



신두리 해수욕장과 사구 바로 옆에 자리한 신두리 사구센터는 지상 1층과 지하 1층의 2층 규모로 지어졌다. 대지 면적은 16,896㎡, 총 건축면적은 2,155㎡로 전시실, 영상실, 다목적실, 연구실, 사무실, 홀 등이 마련되어 있다. 사구의 모든 정보와 각종 동식물들의 자료를 사진과 영상, 전시물로 보고 즐기며, 즐거운 체험까지 더불어 할 수 있다. 1층은 전시물과 서적 등이 갖춰진 홀, 사구에 관한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는 상영관이 마련되어 있고, 지하 1층은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전시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전시실은 ‘안녕, 신두사구’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로 시작돼 바람언덕과 모래언덕, 신두언덕의 3개 테마로 전개된다. 바람언덕에서는 신두사구, 시간의 흔적과 자연의 선물 신두사구, 바람모래언덕 신두사구를 테마로 한 여러 전시물 들을 관람할 수 있다. 모래언덕은 생태서식지와 신두사구, 신두사구 친구들, 두웅습지 친구들에 대한 내용 등을 디지털 매체를 적용하여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체험위주의 전시시설로 꾸며 놨다. 마지막 신두언덕 테마는 사구가 아파요, 신두사구 지킴이, 신두 아카이브, 샌드아트 코너로 나누어, 신두사구와 사구를 소재로 관람객 참여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전시물과 영상물의 감상 및 요소요소에 탁본 체험, 도장 체험, 샌드아트 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아 흥미(Entertalnment), 체험(Experience), 교육(Education), 효율(Efficiency)의 4E가 접목된 시두리 사구를 만날 수 있도록 연출해 놓은 것이 특징. 



구센터의 건물 앞 또한 단순한 정원으로 꾸며지지 않았다. 넓은 마당을 여러 갈래 길로 나누어 놓아 가벼운 놀이와 산책을 하듯 선큰가든, 사구체험장, 사구배후습지체험장에 들러 신두사구의 모습을 한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놓았다. 재미와 흥미를 위한 공간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으나 우리가 지키고 알아야 할 신두리 사구에 대해 관심을 갖고 궁금증을 풀며 이해해 나가기 위한 공간으로서는 소홀함이 없다. 
이 모든 공간을 누리며 우리 지역의 가치있는 천연기념물인 신두리 사구와 친해지는 관람요금은 무료!  

●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신정, 설날 및 추석 당일
● 관람시간 : 3월~10월 09:00 ~ 18:00
              11월~2월 09:00 ~ 17:00
● 주     소 :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신두해변길 201-54
                 (구 주소 :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1221-82)
● 문   의 : ☎ 041)672-0499
● 관람요금 : 무료



바다에 가면 아이들이 물놀이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모래놀이이다. 고운 모래를 파서 구멍을 만들고, 높이 쌓아 산이나 성을 만든다. 신발 안에 가득 담기도 하고, 다양한 찍기 틀을 이용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논다. 그만큼 모래는 정해진 틀이나 방식 없이 아이들 마음 가는 대로 놀 수 있는 창의적인 놀이 소재다. 
신두리 사구 센터 안 지하공간에는 바다의 모래보다 더 고운 모래가루를 이용해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모래놀이 체험 장이 있다. 오전에는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에는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총 5시간 동안 운영되는 이곳은 만 3세 이상부터 만 7세 미만의 어린이들만 이용할 수 있다. 체험 인원은 한 공간에 10명으로 제한해놓아 보다 넓고 쾌적하게 다양한 놀이기구와 모래를 이용해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 장 입구에 마련된 곳에 비치된 장화와 체험 복을 체형에 맞추어 입어야 하며, 한 사람당 체험 시간은 30분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중.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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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천연기념물 제431호 신두리 해안 사구


바람과 모래가 시간으로 빚어낸 그림, 신두리 모래언덕

때마침 날도 뜨겁고 건조하다. 국내 유일의 사막이라고 불리는 이곳! 더운 열기가 팽팽히 주위를 조여 오는데, 어제 온 비는 흔적도 없이 말라 버렸다. 신두리 사구센터 건물 뒤로 나와 몇 십 걸음 후 이어지는 사구 탐방로 안에 들자니, 그 열기가 더 들끓는다. 마치 “한국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 하는 듯 훅훅 숨이 덥다. 나무로 연결된 데크가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오후 두시에 사막 같은 지형에서 맞는 햇볕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금세 이마에 땀이 맺혀 귀밑머리를 타고 흐른다. 바람 한 점 없는 사막 안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신두리 사구 탐방코스는 세 가지로 나뉜다. 사구센터에서 모래언덕 입구를 지나 초종용군락지, 순비기 언덕을 돌아 다시 탐방로 출구로 나오는 30분용 A코스가 있고, 거기에 고라니동산과 염랑게 달랑게 바닷가를 더한 60분 용 B코스도 있다. 신두리 사구를 제대로 보고 느끼기 위해서는 120분이 걸리는 C 코스가 좋다. 조금 더 멀리 크게 돌며 곰솔생태숲과 작은별똥재, 억새골, 해당화 동산 까지 탐방할 수 있는 코스이다.

신두리 사구 입구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우뚝하게 솟아 길게 펼쳐진 사막이다. 처음 보는 큰 모래언덕이 장관이다. 1만5천년동안 북쪽과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정면에 받는 방향으로 바닷가에 길게 늘어서 쌓아 올려진 모래언덕, 사구! 마치 다른 나라의 사막에 와 있는 듯 이국적이다. 
우리나라 해안가 여기저기에는 다양한 크기의 사구가 형성되어 있다. 그 갯수가 130여개. 그중 이곳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 북쪽에 위치한 사구는 길이 1.5km, 최대 폭 1.3km로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최대 높이 19m를 정점으로 좌우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모습은 ‘한국의 사막’으로 불릴 만큼 크고 광대하다. 2001년도에는 국가에서 보호해야 할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사구 중 사구 형성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이곳이 거의 유일하다. 



전망대 데크에서 한참을 머물자니 바닷바람이 모래 열기를 훅 끼얹고 지나간다. 처음 본 사구의 거대한 모습이 자꾸만 신기루 같다. 직접 그 위를 걷고도 싶고, 만져도 보고 싶지만 데크 밖으로는 나갈 수가 없다. 많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사구안의 모래가 자꾸 깎여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탐방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탐방로 바로 옆 모래밭에는 개미귀신 구멍이 수도 없이 많다. 먹이가 그 구멍에 빠지면 개미귀신이 뿌리는 모래 때문에 결국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그 구멍의 이름이 개미지옥이다. 개미지옥 구멍 안에 꼭꼭 숨어버린 개미귀신을 찾으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초종용 군락지다.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모래에서 자라는 초종용은 사철쑥 뿌리에 기생하며, 제주도나 울릉도에 자라는 희귀식물이다.



5월이 되면 입술모양의 보라색 꽃을 피운다는 초종용 군락지에서 A코스와 B코스가 나눠진다. B코스와 C 코스 갈림길에 있는 고라니동산에서는 운이 좋으면 나뭇잎이나 뿌리 등을 먹고 있는 고라니를 관찰할 수 있다. 고라니동산 옆 곰솔생태숲에 자생하는 곰솔은 소나무보다 억세서 곰솔이라고 불린다. 다른 곳과 달리 데크가 깔려 있지 않은 자연속 그늘진 숲길을 걷다보면 싱그럽게 피톤치드가 쏟아진다. 그 안을 지나는 그 자체가 힐링이 된다. 곰솔밭을 지나 만날 수 있는 작은별똥재는 예로부터 운석이 떨어진 땅이라고 해서 그 이름을 얻었다. 별똥이 떨어진 모래밭을 지나 이어지는 억새골은 봉준호감독의 ‘마더’에서 김혜자씨가 춤을 추며 등장하는 첫 장면을 찍은 곳이다. 억새와 어우러진 사구와 바다의 모습이 가히 절경이다. 작은별똥재, 해당화 동산, 순비기 언덕을 지나 출구로 나오기 까지 꼬박 두시간. 신두리 사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 C코스가 좋다. 그러나 90% 이상의 방문객들이 해안사구만 보고 돌아간다. 그 길이 멀고 단조로울 수 있지만, 사구를 이루어가는 자연 안에 머물며 사구의 역사를 더듬어가는 시간은, 탐방을 해본 사람만이 얻어갈 수 있는 귀한 걸음이다. 1만 5천여 년의 시간이 만들어 놓은 장엄한 자연은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바람이 분다. 모래가 날린다. 모래밭에 피어난 질긴 생명을 붙들고 모래가 내려앉는다. 그 모래가 수없이 쌓이고 쌓여 단단한 언덕이 되었다. 언덕은 바람이 부는 대로 표정을 바꾸며, 갖가지 그림을 그려댄다. 신두리 해안이 대한민국의 바닷가중 더없이 특별한 이유이다. 하얀 억새꽃이 피어나 흩날리는 어느 가을날, 다시 찾은 신두리 해안 사구는 또 어떤 바람을 만나 어떤 그림을 그려낼까.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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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운산면 용현휴양림 숲속의 집


숲속의 집에 머물기, 숲 안에 깃들기

# 비가 오는 저녁에 제주도의 절물 휴양림에 묵어 본적 이 있다. 주차장에서 숲 안으로 들어서 숲 저 멀리 숲속의 집으로 향하는 작은 길은 꽤나 멀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선 삼나무 숲 안, 사방은 이미 캄캄했고 비는 추적추적 내렸다. 사람 하나 없는 길에 가냘픈 불빛만 비추는 길은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는 어떤 길인 양 설레고 두려웠다. 코끝에 스치는 풀내음, 그리고 노란 빛깔의 새우란 꽃에 비 냄새조차 향기롭던 그 길 중간에서 고라니 네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무심한 듯, 또는 경계하듯 가만히 서서 지나는 우리를 응시하던 검은 눈망울들. 우리의 걸음은 어느새 까치발이 되어 숲의 주인들에게 허락을 구하듯 숲 안으로 빠져 들었다. 숲은 그렇게 우리에게 생각지 못한 감흥을 준다. 휴식을 취하려 깃들지만, 더 생동감 있는 기운에 젖어들고, 가슴은 피톤치드에 취해 한껏 벌떡거린다. 숲은 우리에게 축복이자 선물이다. 그 많은 여행지들 중 휴양림을 먼저 찾는 이유는 숲 안에 무수한 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용현 자연휴양림 그 안의 ‘숲속의 집’ 여행을 소개해본다. 



운산면 가야산 자락에 자리한 용현휴양림은 서산 지역 유일한 자연휴양림이다. 용현휴양림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어 찾기도 빠르고, 계곡과 식당이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정작 휴양림 안 숲속에서 머물며 하루를 보내는 일은 많지 않다. 숲 밖에서 잠시 머물며 자연을 즐기는 것과 숲 안에서 하루 머물며 숲의 기운을 만끽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캠핑도 좋고 민박도 좋지만, 숲과 가장 가까이 머물며 안락한 여유까지 누릴 수 있는 ‘숲속의 집’이 좋은 이유다. 
숲속의 집에 이르는 길은 대개가 비포장도로이다. 물질과 문명에서 비껴 나와 자연 안으로 깃드는 길에 굳이 편리를 댈 필요는 없듯, 그런 길이 반갑다. 구불구불한 숲길을 조금만 오르면 숲 안쪽 구석구석 하나씩 좋은 자리를 차지한 채 우뚝 선 통나무집. 한 채 한 채가 초록의 숲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마침 비가 오는 숲속은 숲 밖보다 훨씬 그 소리가 크다. 큰 갈참나무에 떨어지는 무수한 빗방울들은 가지와 잎사귀들을 타고 더욱 부산한 소리를 낸다. 바람도 마찬가지다. 바람은 온갖 가지들을 우악스레 붙들고 흔들어댄다. 낭창낭창 버드나무야 흔드는 대로 흔들리지만, 꼿꼿한 숲 안의 나무들은 밤새 몸살을 앓으며 울어댄다. 그 생소리들이 창밖에 너무 가깝다. 
에어컨이 없는 용현휴양림 숲속의 집 안은 생각보다 쾌적하다. 선풍기 몇 대로도 충분이 눅눅함과 더위를 날릴 수 있다. 문을 연 창 밖으로 들리는 빗소리, 바람소리에 속까지 시원하고 상쾌하다. 이런 숲 안에 에어컨은 사치다. 숲이 품고 있는 차갑고 시원한 기운은 여름에 빛을 발한다.
 


숯불을 피워보기로 한다. 텐트건, 통나무 집이건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바비큐 파티다. 대부분의 휴양림들이 갖추고 있는 바비큐 구이 통이 이곳 용현 휴양림에는 없다.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치웠다는 설명이다. 필요한 사람들은 숯불구이통을 직접 가져와 그 안에 숯을 피워야 한다. 불씨 관리 역시 철저히 해야 한다. 비가 멈추지 않으니 야외에서의 바비큐 파티는 물 건너 갔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아 비를 피하며 굽는 해물과 고기 맛은 그 어떤 여유롭고 넉넉한 파티와는 또 다른 색다른 맛이다. 가리비를 굽고 새우와 소라를 굽는다. 항정살과 목살, 그리고 삼겹살을 굽는다. 잿무덤 속에 파묻어둔 호박고구마 익어가는 냄새가 구수하고 달다. 고구마 파묻던 시골집 부엌 아궁이 가로 추억들이 달음질친다. 

비는 멈출 기색이 없이 더 퍼붓지만 그 소리는 이번 여행에서 받은 가장 큰 선물이다. 우중의 머무름이 부대끼고 답답할 수 있지만, 숲 안에 갇혀 끝없이 듣는 빗소리가 질리지 않는다. 
숲이 주는 차가운 기운에 선풍기도 끈다. 새벽녘에는 발치에 걸린 이불을 찾아 끌어올린다. 열어두었던 창문도 닫고, 새우처럼 웅크리고 잔다. 8월의 늦여름, 이런 선선한 밤도 맞는다. 
비가 잠시 멈춘 아침, 숲속의 집 바로 앞 냇물은 이미 뱀같이 가는 물이 흐르는 계곡이 아니다. 저기 산위에서 흐르며 합해진 물들이 제법 거센 물살과 포말을 만들어내고, 작은 폭포도 만들어낸다. 우거진 나무가 자연의 우산을 만들어주는 넓은 계곡물 안, 어느 집에서 놀러온 아이들인지 스노쿨링 장비를 맨 채 물속 탐방에 한창이다. 재미있어 보여 한참을 보자니 이런저런 물고기를 잡고는 또 놓아준다. 숲 안에서 함부로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을 아는 착한 아이들이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그 차가운 기운이 정수리로 솟는다. 작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시설은 한적하다. 비 때문이다. 



여유가 되면 이틀이나 삼일 정도는 더 머무르고 싶은 곳이 숲속의 집이다. 나무냄새 나는 집 안팎도 좋고, 문만 열고 나가면 바로 숲 안에 놓이는 걸음도 감동스럽다. 자연의 소리들을 이렇게 가깝게 들을 수 있는 머무름은 그 시간들이 모두 귀하다. 
숲 밖으로 걸어 나가는 길, 푹신한 흙길 위에 잘린 도토리 나뭇가지들이 즐비하게 떨어져 있다. 도토리거위벌레의 짓이다. 도토리 안에 알을 낳은 채 두시간 여 가지를 갈아 밑으로 떨어뜨리는 산란의 습성을 지닌 벌레이다. 도토리만 떨어뜨리면 그 안의 알이 다치고 마니, 잎사귀가 붙은 가지를 갉아 떨어뜨려 날개 역할을 하게 한다. 지혜롭고 뜨거운 모성애들이 숲 안에 가득 떨어져 있다. 이 작은 도토리 거위 벌레가 나뭇가지를 열심히 쓸어대는 8월의 늦여름, 숲은 유난히 생명의 숨소리로 가득하다. 그 숨소리 품고 온 나머지 여름은 이미 가을의 시작이다. 
<배영금 기자>



용현 휴양림 숲속의 집
● 성수기 추첨제 : 매년 7월 15일~8월 24일(1회 추첨 실시) 휴양림 38개 국립자연휴양림
● 주말 추첨제 : 다음 달 1일부터 말일 중 금요일, 토요일, 법정 공휴일의 전일 휴양림 38개 국립자연휴양림/매월 4일 오전 9시~9일 오후 6시 신청/자연휴양림 홈페이지 가입 웹 고객
▶ http://www.huyang.go.kr

● 숲속의 집 예약 정보 : 소나무실(8인실), 느티나무실(10인실), 단풍나무실(8인실), 굴피나무실(6인실), 편백나무실(6인실),층층나무실(10인실), 왕벚나무실(10인실)

● 휴양림 예약 정보 : 노루귀실(4인실), 고비실(5인실), 잔대실(6인실), 참취실(6인실), 코스모스실(5인실), 붓꽃실(4인실), 구절초실(4인실), 진달래실(5인실), 산도라지실(6인실), 민들레실(6인실), 나팔꽃실(6인실), 창출실(5인실), 세신실(4인실)

● 연립 예약 정보 : 신갈나무(5인실), 떡갈나무(5인실), 상수리나무(5인실)

● 휴양림 서비스
  - 숲해설 및 목공예체험 : 숲과 자연환경에 대한 지식과 숲탐방 안내 및 자연물을 소재로 한 목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현재는 용현휴양림 입구 관리실 뒤편 목공예실에서 체험을 할 수 있으나, 목공예 전문관을 신설중임

★★ 체험시간 ★★ 오전 10시~ 오후 5시
<체험료> 
목걸이 1500원, 열쇠고리 1500원, 손수건 천연염색 물들이기 1500원, 피톤티드 목걸이 일반형 3천원 고급형 5천원, 독서대 1만8천원
  - 유아숲 체험 : 유아가 오감으로 숲을 체험함으로써 정서를 함양하고 전인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유치원,어린이집)

※ 가는 길 및 문의 :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339 / ☎ 041- 664-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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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파도리 해옥전시장


파도리 바다에서 건져 올린 보물 ‘해옥’

파도리해수욕장에서 가장 유명한 두 가지를 고르라고 하면 당연 작은 보석처럼 빛나는 바닷가의 조약돌들과 ‘해옥전시장’이다. 
파도리 바닷가로 들어서는 마을길을 따라 들어서다가 파도초등학교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이곳 파도리에서 45년이나 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바닷가를 무수히 굴러다니는 돌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아름다운 장신구를 뛰어넘어 보석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린 해옥들을 전시판매하는 이곳은 파도리 해수욕장을 찾은 이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명소가 됐다. 이곳에는 평생의 삶을 다 바친 안정웅(74)씨 부부의 숨은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향이 충북 영동이라 바다구경은 거의 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부친의 일을 돕기 위해 이곳에 왔던 것이 여태까지 눌러 앉게 됐네요. 처음에 이 파도리 조약돌에 반해서 아내와  함께 셋방살이를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면 이것을 더 멋진 작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 연구하고 고심할 때는 동네사람들한테 미쳤다는 소리도 숱하게 들었답니다. 남의 집 농사나 도우면 아무리 못해도 밥이라도 얻어먹는데, 바닷가에 그 흔하게 굴러다니는 조약돌하고만 씨름을 해대는 모습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나봅니다.”



안정웅씨 부부는 바다에서 나는 옥이라고 해서 해옥, 또는 용왕석으로 불리는 천연 조약돌을 보석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받쳐왔다. 천연석에 색을 입히는 데만 수년의 삶을 쏟아 부은 결과 돌의 속까지 물들이는 착색법을 찾아내 발명특허까지 획득한 것. 그렇게 만든 작품들은 전국공예품 경진대회에서 50여 차례 수상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각종 작품들은 파도리에서 나는 수많은 조약돌중 가치가 있는 것들만을 선별해 세척을 하고 12가지 영롱한 색을 입힌 후 초음파로 구멍을 내서 각종 부품을 부착해 만들어진다. 팔찌, 반지, 목걸이,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종류만도 20여 가지가 넘을 정도. 그 외에 꽃나무, 등잔, 거실탁자, 거북이 등의 장식품까지 10여 품목을 자랑한다. 갖가지 액세서리와 장식품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줄지어 이곳 외진 파도리를 찾는 사람만 연간 2만 명이 넘는 것도 모자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라질,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멕시코, 과테말라, 홍콩 등지에서의 수출 상담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돌에 색을 넣어서 보석으로 만드는 기술은 세계에서 이곳밖에 없어요. 돌이라고 다 같은 돌이 아니에요. 파도리의 이 멋지고 아름다운 보석 ‘해옥’을 오랫동안 더 널리 알리고 싶어요. 이 해옥을 지키는 것이 파도리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잘게 부서지며 동글동글 다듬어진 돌들은 또 수많은 시간이 지나면 모래처럼 부서지고 소멸된다. 그 수많은 과정 중에 가장 빛나는 순간을 바다에서 건져 올려 알알이 빛나는 보석으로 재탄생시킨 안정웅 부부와 해옥 전시장이 조약돌이 아름다운 파도리를 지켜간다. 
※ 해옥전시장 - 입장 무료 /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1구 685 ☎ 672-9898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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