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플러스 홈으로
맛집이야기
 
  • ▒ 전체 267개의 게시글이 있습니다. ▒

글제목 해밀칼국수
작성자 서산교차로
등록일 16/07/29(금)
열람 750 회 tweet facebook



귀한 인연이 빚어낸 ‘해밀칼국수’ 

“솜씨보다도 재료를 좋은 거 쓰거든요. 고춧가루, 김치 담글 때 들어가는 새우젓, 돼지고기, 야채, 모두 국내산 재료만 사용해요. 그래야 제대로 맛이 나니까요”(해밀 칼국수. 서옥남) 
‘해밀 칼국수’의 수석 주방장 옥남씨는 ‘깔끔쟁이’다. 재료 손질부터, 주방 기구, 식기, 싱크대, 조리도구정리, 어느 것 하나 흐트러짐이 없이 ‘깔끔, 깨끗’. 반짝 반짝 윤이 나고 깨끗하니 음식은 어떠하랴. 지지고 볶고, 다지고 끓여 정성껏 만들어 낸 음식을 깨끗하게 준비된 그릇에 정갈하게 담으니, 깔끔한 밥상을 받는 손님은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은 한 그릇의 만찬에 먹는 내내 귀히 대접받는 특별한 즐거움을 누린다. 

“올해 4월 가게 문을 열고 따로 홍보도 안하고 전단지 한 장 안 돌리고 장사를 했어요. 그래도 어찌 아시고 오시는 지, 칼국수 맛 집으로 소문 듣고 왔다 하시며 찾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참 감사하죠. 정성을 알아봐 주시니 더 힘을 내서 맛있게 만들어야죠.” 



오늘의 메뉴는 ‘김치 항아리 수제비’. 앙증맞고 귀여운 항아리 안에서 풍겨 나오는 얼큰한 수제비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먹기 좋게 썰어져 있는 김치, 감칠맛을 내는 새우, 달큰한 호박, 쫀득한 수제비 그리고 부드럽고 담백한 수제 손 만두가 어우러져 붉은 빛깔로 입맛을 자극하는 항아리를 받고 나니 입 안 가득 침이 고인다. 수저로 휘휘 저어 국물부터 한 입, 얼큰하고 개운한 그 맛이 깔끔하게 딱 떨어진다. 화려한 조미료에 길들여진 이라면 다소 밍밍할 수도 있을 터이나, 깨끗하게 딱 떨어지는 시원한 국물이 그리웠던 이에겐 보기 드문 희소식! 좋은 재료를 써야 맛이 제대로 난다는 주인장의 말처럼, 먹는 내내 얼큰하고 시원함에 땀이 쭉 나는 개운함에서 깨끗하고 좋은 재료의 풍미가 절로 느껴진다. 





오늘의 두 번째 메뉴는 ‘칼만두국’. 탱탱한 바지락이 곁들어진 푸짐한 칼국수와 초록빛 만두의 어우러짐이 모양부터 예사롭지 않다. “저희 집 반죽에는 부추가 들어가요. 저는 밀가루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돼요. 그래서 밀가루 음식을 잘 안 먹었었는데, 부추를 넣고 반죽을 하니 맛도 맛이지만 속이 편안한 거예요. 속도 좋고 소화도 잘 되고, 그래서 반죽에 부추를 넣기 시작했는데 손님들도 속이 편안하다며 좋아 하시더라구요.”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칼만두국’의 국물도 그야말로 일품. 깔끔쟁이 옥남씨의 손 맛 그대로 특별한 담백함을 자랑하는 칼만두국은 직접 만든 만두와 직접 반죽해 밀은 쫀득한 칼국수 면이 혼연일체가 되어 뱃속을 든든하게 한다. 



“처음에는 만두 빚는 것이 쉽지 않고 일이 많아, 업체에서 받아쓰려고 했었어요. 근데 그건 아니더라구요. 고기부터 재료가 천지차이니 양심상 사다 쓸 수가 없었죠. 힘들더라도 만들자. 집에서 엄마가 만드는 것처럼 맛나게 해보자 해서 지금까지 쭉 만들어내고 있어요.”(해밀 칼국수. 이태순) 

해밀 칼국수의 부주방장이자 홀 담당, 서옥남씨의 든든한 남편 이태순씨는 해밀 칼국수의 반죽 담당. 쫀득하고 부드러운 칼국수의 맛을 내는 장본인이다. 밀가루도 제일 좋은 걸 써야 제 맛이 난다며 ‘최고 재료 우선주의’를 끊임없이 강조하는 그는, 맛의 미묘한 차이를 내는 밀가루 선택부터 깔끔한 담백함을 내는 돼지고기의 살코기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장만하는 일이 없다. 
“한 때 제가 건축, 철거 일을 했었어요. 어느 날 당진에서 일을 하고 점심을 먹으려 하는 데, 칼국수집이 있더라구요. 동료들과 함께 칼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고 그 맛이 좋아 4일 연속 그 집에서 식사를 했죠.” 





맛난 칼국수 집을 발견한 이태순씨는 당진의 맛 집, ‘원산 칼국수’의 주인장과 그 일을 계기로 소중한 연을 맺게 된다. 인상 좋고 사람 좋은 태순씨의 심성을 알아본 맛 집 사장이 흔쾌히 칼국수비법을 전수해 주었던 것.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말도 잘 통하고 고향도 같은 태순씨 부부가 칼국수집을 준비한다는 사정을 들은 ‘원산 칼국수’의 ‘최숙진’ 사장부부는 귀한 비법을 전수, 오늘날의 ‘해밀칼국수’가 있게 해 준 고마운 스승이자 친구가 되었다. 
“정말 고마운 양반들이죠. 그런 귀한 고마움으로 시작하였으니 더 정성껏 해야죠. 한 분이 오시더라고 ‘잘 먹었다.’ 기분 좋게 드시고 가실 수 있도록 깔끔하고 정갈하게, 정성껏 요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식으로 절대 장난치면 안돼요. 속이지 않고 장난안치고 좋은 재료로 정성을 들여야죠. 음식은 거짓말을 안 하니까요.”



한 번 두 번 발길이 닿았던 손님이 고객이 되고, 친구와 부인과 함께 왔던 손님이 부모님을 모시고 오고 온 가족이 단골이 되는 신기한 만남이 있는 곳. 단 돈 육천원. 한 그릇의 기분 좋은 식사에 몸도 맘도 개운해지는 깨끗한 음식 있는 곳, ‘해밀 칼국수’. 그 곳의 맛깔 나는 건강한 한 그릇의 수제비가 또 그립다!

※ 해밀칼국수-율지 15로 12(동문동) / ☎ 664-3794
※ 영업시간-09:30~20:30 (첫째, 셋째 월요일 휴무)
<김경아 기자>   





  [ 1 2 3 4 5 6 7 8 9 10 ... 23 ] 글쓰기


나이를 먹고 세월이 흐르면 시간이 없으니 자기가 좋아하는 일부터 먼저 하라. -이어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