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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서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유부곤 센터장
작성자 서산교차로
등록일 16/11/2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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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의 ‘대모’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 얼굴을 하고 있는 유부곤 센터장은 서산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의 대모와 같다. 정든 집과 고국을 떠나 낯선 나라인 한국에 와 가정을 이룬 다문화여성들의 일상을 누구보다 가깝게 들여다보며 그들의 삶을 따뜻하게 이끌어준다. 그녀가 이렇게 다문화가정에 애정을 갖는 것은 우리 서산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숫자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데다가, 그들이 꾸린 가정이 건강해야 서산의 가정이 건강해진다는 믿음에서다. 
“현재 서산에는 2015년 12월 기준 1046명의 이주여성들이 거주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우리 서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등록된 사람만도 950명이나 됩니다. 그들 하나하나가 가정을 이뤘다고 본다면 천여 가정이 있는 셈이에요. 아일랜드나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온 분들도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14개국에서 많은 여성분들이 와서 살고 있기 때문에 3년 전부터 이들 가정의 자녀성장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답니다.”

그녀는 다문화가정이 건강하게 자리 잡으려면 이주여성의 삶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서 나온 자녀들의 성장에 더 큰 관심과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 2012년부터 그 당시의 삼성토탈(현 한화토탈)로 부터 1년에 3천만 원씩의 금액을 지원받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활동과 학습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문을 연 ‘아시안 쿡’ 역시 다문화가정의 건강한 자리매김을 위한 것이라고.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이 2교대, 3교대의 생산직 현장에서 많이들 일하다 보면 시간적으로 집안이나 자녀문제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취업이나 창업이 늘 숙원사업이었어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동부시장의 쌈지공원에서 어울림장터를 여는 것이었어요”

서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온 직원들이 팔 걷어부치고 나서 어울림장터를 정착시켜냈다. 아침부터 나가서 시장 안팎을 청소하며 시장 상인들과 교류를 트며 여러 도움을 받아냈다.
“이주여성들이 잘하는 음식을 만들어서 처음에는 그냥 드셔보시라 하고, 조금 자신감을 얻어 1천원씩 받고 팔기 시작했어요. 그게 기반이 돼서 오늘날의 아시안 쿡 요리전문점을 만들게 됐어요. 장사에 장자도 모르는 다문화 여성이고, 마찬가지로 장사 경험이 전혀 없는 센터 복지사와 통번역사들이 내 일처럼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답니다.”
그녀는 아시안 요리 전문점을 준비하며 보낸 세월이 1년이라고 전했다. 레시피를 개발하고, 비좁은 탕비실에서 요리를 연습하다가 그것도 부족해 복지재단과 요리학원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요리 10가지를 엄선해 준비한 것. 

“직원들이 너무 많이 고생했어요. 대상포진에 걸린 직원도 있었는데 견뎌가며 도왔고, 매일 같이 늦으니 남편이 현관 열쇠를 바꿔버린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그 힘든 시간들을 버텨냈어요. 아무 불평 없이 따라준 직원들이 너무 고맙고 듬직합니다. 우리 직원들은 충남 최고 장기근속자들이 대부분이고, 7~8시 이전에는 퇴근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예요. 그게 다문화가정의 튼튼한 힘이 된다고 봅니다.”
아시안쿡이 문을 열던 첫날도, 그 이튿날도 만사 제치고 나와 요리를 거들고 주문을 받고, 음식을 서빙하느라 바쁜 유부곤 센터장과 직원들은 한마음으로 바란다. 이곳이 다문화 가정이 서산시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되기를. 다문화 여성과 가족들이 제 집처럼 찾아 함께 어우러지기기를. 그녀들이 정성껏 준비한 아시안 요리들을 서산시민들이 맛보며 더 따뜻한 마음으로 품을 수 있기를. 그런 마음들이 깊게 깊게 우려진 베트남 쌀국수를 맛보기 위한 발길들이 오늘도, 내일도 계속 이어진다.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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