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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황새 _ 새이야기 96.
작성자 서산교차로
등록일 15/03/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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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그녀를 사랑한 사람들

 

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요즘, 천수만에는 봉순아씨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눈에 보인다. 이곳에서는 가장 키가 크고

늘씬한 다리를 가진 각선미가 뛰어난 아가씨이다. 진한 립스틱을 칠한 듯, 붉은 입술과 하얀 옷에 검은색 무늬를

살짝 넣은 패션은 천수만에서 손꼽히는 멋쟁이 새다. 백로와 왜가리를 보고 두루미나 황새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워낙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이 새를 보면 절대 혼동하지 않는다.


서산 근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류연구가들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여러 곳에서 그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려고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오게 하는 봉순아씨는 2012년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 황새 복원지역에서 복원한

 ‘J0051’ 번의 예쁜 가락지를 찬 ‘일본산 황새’이다.


일본에서 자연 번식을 시키기 위해 방생한 황새가 그곳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나라 김해 화포천에 2013년 3월에 나타나자

봉하마을 사람들은 ‘봉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일본 학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했지만 본능에 이끌려

날아간 새를 어찌할 수 없어 매우 아쉬워했다.


봉하마을에서 생활하던 봉순이는 자신을 반기는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둥지를 만들어주면서 그곳에 머물기를 기대했지만

어쩐 일인지 그는 천수만으로 날아왔다. 천수만에 올 때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어떻게 만났는지 지난해 한국교원대 청람

황새공원을 탈출했다가 10개월 만에 청주에 모습을 드러냈던 황새 ‘미호’와 함께 왔다.

 

 


 

 

 

 

 

그리고 다른 황새들이 합류해서 13마리가 이곳 천수만에서 무리지어 활동하고 있다. ‘B49’ 발찌를 단 황새 ‘미호’가

천수만에서 봉순이와 함께 다정하게 먹이 사냥을 하는 모습은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봉순이와 그의 친구들을 위해서 버드랜드에서는 근처 조성된 무논에 많은 양의 미꾸라지를 풀어 놓아서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하였고, 황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황새들이 날아다니는 곳을 찾아다니며 본인들이 구입한

미꾸라지를 물이 고여 있는 논에 뿌려주고 있었다.

지난달에는 부석면 창리 철새 생태공원 근처에 조성된 무논 옆에 10여 미터 높이의 봉순이 둥지를 만들었다. 전신주 위에

둥지 모양의 구조물을 만든 인공 둥지에는 나뭇가지와 볏짚, 갈대들을 얹어 황새가 언제든지 쉽게 번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신환씨와 함께 이 작업을 진행한 조류연구가 도연 스님은 “둥지를 만들어 놓았다고 봉순이가 이곳에다 번식을 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야생에서 번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면 앞으로 두 개를 더 세울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일요일 저녁을 함께 나누는 자리에서 도연스님은 “오래 전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황새를 일본에서는 복원에

성공을 하였고 그 새가 천수만까지 날아왔는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보호활동에 앞장서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저독성 농약을 사용하여 황새의 먹이가 없어지지 않도록 지자체에서 농민들을 잘 홍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새가 최근 천수만에 많이 나타났다고 학자들이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이 황새들은 20여 년 전에도

평균 네 마리가 겨울이면 이곳에 찾아와서 월동을 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해미천과 연결되는

수로와 와룡천 근처의 수로, 그리고 써레질을 한 농경지에서 간간히 볼 수 있는 새였다. 다만 그 때에는 현대건설에서

천수만지역의 모든 농경지와 도로를 통제하던 시기였기에 학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미끈한 두 다리에 가락지를 단 일본산 황새 ‘봉순이’가 지금 천수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는 과연 이곳에서 인공으로

만들어준 둥지에서 번식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이곳에서 만난 다른 황새와 짝을 이루어 번식을 한다면 이보다 더

큰 경사는 없을 것이다. 모쪼록 이곳 천수만에서 자리를 잡고 오랫동안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다. 봉순이를 찾아다니던

사내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최근 사이가 좋지 않은 일본관계도 이 새로 인해서 잘 풀렸으면 좋겠다.

<서산교차로 현동선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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