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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바다비오리 _ 새이야기 99
작성자 서산교차로
등록일 15/05/1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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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길포항의 재롱둥이 ‘바다비오리’

 

작은 고깃배가 어로활동을 마치고 포구로 들어오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하다.

배의 뒷전에 여러 가지 색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만선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작열하는 태양의 뜨거운 열기와 모진 비바람, 거센 파도 속에서 고기잡이를 끝내고 만선으로 부두에 들어오면 선장과

선원들은 그동안의 고통은 다 잊고 가족을 만나는 기대에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또한 뭍에서 바다에 나갔던

가장을 기다리던 가족이 느끼는 재회의 기쁨은 그 어느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뜨겁다.


그런 기쁨, 사람들만이 느끼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삼길포항을 지키고 있는 여러 종류의 갈매기들과 또 다른 특별한 새가

배가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머릿결이 특별한 ‘바다비오리’이다


수많은 갈매기 틈을 헤쳐 나가야 하는 먹이활동은 그야말로 혹독한 삶의 현장이며 치열한 투쟁이다. 바다에서 잡아 온

물고기를 정리하면서 상품가치가 없는 잡고기를 바다에 내어던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바다비오리의 차지는 아니다.

덩치도 크고 매우 바른 갈매기들이 늘 먼저 낚아채서 날아가 버린다. 갈매기는 바다의 깡패나 다름이 없다.

바다비오리는 고심 끝에 갈매기가 따라하지 못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미리 물속에 들어가 있다가 가라앉는 물고기를 건져 먹는 것이다. 갈매기는 물 위에서는 매우 빠르고 난폭하지만 잠수를

하지 못하는 것을 바다비오리가 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물속을 헤엄쳐 다니다가 근처에 지나가는 물고기가 있다면

영락없이 바다비오리의 밥이 되기도 한다.

 
물속에서 어부가 버린 물고기를 건져 올리거나 살아있는 물고기를 잡는다고 해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하늘에서 기다리고 있던 갈매기들이 빼앗아 먹으려고 달려든다. 결국, 물고기를 입에 문채로 빠르게

날아가거나 잠수를 한 후에 갈매기들이 없는 곳에 가서 삼켜야 한다. 이런 경험을 한 영리한 바다비오리는 몰속에서

먹이를 잡게 되면 잠수를 한 상태로 멀리 헤엄쳐 간 후에 갈매기들이 없는 곳으로 나오는 지혜를 발휘하기도 한다.


모처럼 삼길포항에서 오랫동안 보고 싶던 지인을 만났다. 평소 그의 성품에 감동을 받고 있던 필자는 그곳에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으나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자신의 집이 이곳 근처이니 본인이 사겠다는 것이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2층의 넓은 창가에서 음식을 먹으며 수시로 시선을 바닷가로 돌렸다. 지난겨울에 만났던

바다비오리를 오늘 꼭 보고 싶었다. 식사를 나누면서 상대방이 눈치 못채게 내다 본 삼길포항에는 다행히 여러 마리의

바다비오리가 갈매기들 틈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해미에 오면 맛있는 식사 대접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얼른 바닷가로 나갔다.

고깃배들이 여러 척 정박을 한 삼길포항에는 갈매기들이 모두 반상회라도 하려는 듯 매우 많이 모여 있었다.

커다란 날개를 펴고 하늘에서 정지비행을 하며 어부들이 작은 물고기를 버리거나 어부의 아내들이 횟감을 손질한 후

부산물을 버릴 때를 기다렸다가 잽싸게 날아와서 채가기도 하고 다른 갈매기가 물고 있는 것을 빼앗기도 했다.

갈매기들 틈에 바다비오리가 보였다. 민물에서 사는 비오리와는 달리 매우 날쌔게 생겼다.

 

삼길포항에 바다비오리가 이렇게 많은 것은 다른 항구와 달리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는 곳에서 생선을 정리하고

횟감을 떠주면서 부산물을 바다에 버리기 때문이었다. 그곳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갈매기들이 좋아하고

작은 물고기들이 그것을 먹으러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바다비오리들이 서식하게 된 것이다.


꽃향기가 불어오는 초여름의 주말, 가정의 달 오월에 가족과 함께 삼길포항에 가서 싱싱한 회도 맛보고 그곳에서

갈매기와 먹이 경쟁을 하는 바다비오리의 모습도 살펴보자.

 <서산교차로 현동선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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