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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29761
제목 2016년 만난사람들
등록자 서산교차로
등록일 16/12/30(금)
열람 34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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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유어 라이프” 
“브라보! 마이 라이프!”

참 많이도 만났습니다.
작업실을 겸한 햇볕좋은 인지의 아파트에서, 백 년 전 그대로 세월이 멈춘 듯 낡고 허름한 한 전자제품 수선집에서, 그리고 아줌마들이 모여 노래를 연습하는 지하의 연습실에서 우리의 이웃들을 만나고 또 만났습니다. 성연의 정기택씨는 돼지감자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자동차정비공 이선애씨는 여자의 몸으로 억척스럽게 일구어 가는 삶을 수줍게 들려주었습니다. 91세의 나이에도 붓을 놓지 않은 김연제 할아버지는 자식들의 손에 이끌려 전시회 준비를 하는 바쁜 와중에 그 평생의 글씨 세상을 보여주었고, 송와원의 이용삼 대표는 소나무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친 삶 속에서 피어올린 먹는 꽃 이야기를 향기롭게 피워 올려 주었습니다.

낡고 오래된 물건이면 전국의 어디건 쫓아가 기어이 품고 돌아와 인지면의 길가에 작은 박물관을 차린 조성훈씨는 지금은 볼 수 없는 네모난 성냥갑, 낡은 곤로를 보여주며 까만 교복차림으로 포즈를 취해 줬습니다. 새벽에는 신문을 배포하고 낮에는 피아노 조율을 열심히 하며 틈틈이 공부를 한 피아노뱅크의 김낙국씨는 삶의 열정이 어떻게 결실을 맺는지를 몸소 보여주었고, 다섯 남자가 모여 도원결의를 하듯 봉사의 삶을 살아가기로 한 ‘아름다운 동행’ 멤버들은 이 세상은 아직도 참 따뜻하게 살아갈 만 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을 무슨 인터뷰를 한다고 그래요.”, “내가 훌륭한 사람도 아니고, 높은 사람도 아닌데, 할 이야기가 뭐 있다고...”많은 분들이 그렇게 손사래를 치며 인터뷰를 사양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곁에서 평범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이 바로 이 사회의 주인공이라는 말씀에, 외로 꼰 머리를 슬며시 돌려 주셨고,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주듯,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에게 지난 고생의 한을 풀 듯 기나긴 삶 힘들게 살아온 삶의 실타래들을 조금조근 풀어주셨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교차로 신문을 1년 365일동안 가득 채워줬습니다. 그 이웃들의 이야기는 졸졸 흐르는 맑은 시냇물이 되고, 저녁 하늘에 솟아오르는 밥짓는 연기마냥 가장 친근하고 정겨운 소리와 모습이 되어 2016년을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여기 이렇게 2016년 이렇게 많은 이웃들의 모습을 다시한번 담아봅니다. 사진 속 얼굴들이 쑥스럽게 웃으며,“여전히 들끓고 힘든 한 해였지만, 열심히 살아왔노라고”고 말해주시는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교차로 플러스를 이렇게 한가득 귀한 모습으로 채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주름진 어르신의 옆얼굴에서 산같이 거룩한 모습을 느끼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길을 가다가 문득 멈춰서 지나는 이웃의 얼굴을 살며시 바라봅니다. 당신이 있어 2016년이 꽉 찰 수 있었노라고 머리를 숙여 인사를 드려 봅니다. 2016년 한 해는 이렇게 저물고 가겠지만, 이렇게 지면에 남은 우리 이웃들의 모습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브라보! 유어 라이프”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배영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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