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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28155
제목 과연 찬성 과 반대 만이 해결책이었을까?
등록자 서산교차로
등록일 16/04/01(금)
열람 1,25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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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부성초 가을대운동회 모습>

 

지곡면에 위치한 부성초등학교는 1930년 ‘부성공립보통학교’ 로 설립인가를 받아 그 해 6월 개교했다. 매년 평균 6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의 초등교육기관으로 성장해 왔다. 2000년대 들어 급격한 이농과 농촌공동화로

재학생수가 급격히 줄어 2007년에는 고작 아홉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지역민의 삶속에 함께 해오던 학교가 존폐위기에 몰리자

뜻있는 몇몇 주민들이 같은 관내의 산성초와 대성초를 부성초로 통폐합하는데 고군분투하였고, 그 일련의 노력들이 지금의 부성

초가 건재하게 된 이유였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으며, 이듬해 중왕분교를 통폐합 하면서는 지역민 간의 대립과 분열까지 초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졸업생들에게 폐교란 유년시절의 추억이 서린 마음의 고향을 잃는 박탈감마저 들기에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일이다. 하지만 백년대계라

는 교육을 위해서는 1개면 1개교 중심학교를 중점 육성하여 학교규모를 적정화시키고, 교육과정의 내실화와 교육인력 및 재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었다.


이때 공론화 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오스카빌 아파트의 학구조정 문제였다. 당시 성연초.중 학구였던 오스카빌 학구를 소재지인

 지곡면 초.중학교로 편입시켜야 한다는게 주요 골자로 그때도 역시 지역민들이 하나가 되어 많은 청원과 건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조정을 통하여 오스카빌에 거주하는 학생 대부분이 교육시설과 면학환경이 좋은 부성초로 진학하게 되었다.

 

 오스카빌 입주 초기에는 3개교가 통합되면서 원주민 학생들이 많았으나 현재는 재학생의 90% 이상이 오스카빌 자녀들이며, 심지어

 부성초가 위치한 화천리 2구에는 재학생이 단 한명도 없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뿐만 아니라 정원의 98%가 스쿨버스를 이용하고

있어 이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안전문제, 불필요한 통학시간, 스쿨버스 유지 비용, 학교시설의 제한적 사용 등 많은 문제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눈이나 비가 올 때 줄지어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자녀들을 지켜본다는게 얼마나 안쓰럽고 속상한 일인지 가늠해

 볼만 하다. 하지만 감성적인 접근만으로 실타래처럼 얽힌 지역사회의 이해관계와 사회 알고리즘을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과연

 어떤 난제들이 있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가늠해 보고자 한다.


첫째, 사회적 비용 발생의 문제가 있다. 신규학교를 설립하려면 최소 2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5년후 오스카빌 학생수가 700여명

으로 늘어난다 해도 1개면에 2개 학교의 존치는 결국 예산낭비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이 지난

해부터 강화되면서 강원.전북의 경우 학교 절반이 사라질 판이다. 학교와 학교, 학교와 마을이 서로 상생의 대안을 찾아 작지만 알찬

 학교를 만들어 가는 현 추세에 역행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부성초의 경우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신관을

신축하였고, 수억원을 들여 잔디교정까지 조성해 놓은 상태이다. 만약 이전 설립을 하게 된다면 수십억 원이 소요된 기존 학교의

활용방안과 신규설립을 위한 예산확보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서산교육지원청의 학교설립 요건인 3천세대 또는 36학급 요건에도

충족하기 위해서는 신규 아파트 단지 유치나 면소재지의 발전 방안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둘째, 지역의 정서를 얼마만큼 수용하고 상생의 방법을 찾느냐의 문제이다. 오스카빌은 18개동 1980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지곡면 전체 인구의 과반수를 넘는다. 오스카빌의 입주로 지곡면은 계속 감소하던 인구가 2008년을 기점으로 8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입주자 대부분이 외지인이다 보니 원주민과의 소통이 필요하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혹자는

 오스카빌에 살다 보면 마치 지곡의 외딴섬에 살고 있는 듯한 소외감을 느낀다고 표현할 정도다. 이런 양분화 속에 80여 년 동안

지역민의 정서 속에 상징으로 자리 잡은 초등학교의 이전은 쉽게 공감을 얻을 사안은 아닐 것이다.


2016년까지 4,615명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혀 있는 교정이 하루아침에 옮겨진다는 것에 대한 졸업생들의 생각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불과 50여명에 불과하지만 오스카빌을 제외한 21개 부락의 학생들에게 이전된 단지 내 학교로의 통학은 어쩌면

지금보다 더한 단절을 야기할 수도 있다. 물론 버스 통학 시 수반되는 교외지역 소수 학생의 역차별이나 내재된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한국 교육계가 겪고 있는 탈농으로 인한 농촌지역 학교의 전형적인 딜레마중 하나이다.


셋째, 학교 이전설립의 발단이 된 형질변경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1월 17일 입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부지와 관련한 긴급공청회가 개최되면서 시작되었다. 이 날 공청회는 서산시에 A시행사가 학교부지 형질변경을

요청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시에서 만든 자리였다. 언젠가는 단지내에 학교가 설립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던

입주민들 입장에서 학교용지의 형질변경은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특히 A시행사의 요청대로 ‘원룸 및 다세대주택’ 등이

들어설 경우 주차난과 치안수요가 증가하고, 변종 상가 등의 입점으로 인해 교육환경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오스카빌은 산업단지 입지를 고려해서 설계시공된 단지로 관공서는 물론 의료, 체육, 문화 시설 등이 지금도 그렇지만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거기다가 기대했던 학교부지 조차 아예 없어진다면 입주민의 실망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무장리 921-6 일원

 15,307㎡의 학교부지는 A시행사의 사유지이며, 관계 행정기관에서도 형질변경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통보한 상태이다.


이번 사태는 ‘형질변경 반대’ 가 ‘학교 이전설립’ 으로까지 비화되면서 원주민과의 지역내 분쟁까지 발생하였고, 지역의 ‘뜨거운 감자’

로 떠오른 사안이다. 지금은 입주자 대표들도 여러 정황을 고려하여 ‘이전설립’ 보다는 ‘신규설립’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어느 부모던 ‘인생의 반이 자식’ 이라는데 이의를 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겨울 빙판이라도 지면 수십 분씩 늦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아이들 모습에 가슴 아프지 않을 부모 또한 없다. 버스 시간에 맞추다 보니 마치 학교가 아닌 ‘학원’ 을

다니는 것 같다는 볼멘 소리가 나올 법 하다. 새로 갖춰진 잔디교정에서 마음껏 뛰어 놀며, 방과 후 삼삼오오 학교주변에서 추억을

 만들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정작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아니겠는가?


이번 학교용지에 대한 도시관리 계획 변경을 두고 입주민들은 철회를 요구하며 서산교육지원청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벌였다.

집회에는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동원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입주자 대표들은 집회는 물론 국민 감사 청구, 소송 진행 등 실력 행사를 해왔으며, 등교거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염두해 두고

강경하게 대처해 왔다. 다행히 학생들을 볼모로 한 등교거부 사태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지역사회는 적지않은

 상처를 입게 되었다. 불과 10여년 전 3개교 통.폐합시 겪었던 분란을 상기시키는 일이었다. 미온적일 수 밖에 없는 관계 행정기관은

 물론 지역 원주민들과 동문들은 사정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선뜻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입장이었다. 부성초 역시 수십억을 들여

신.개축을 해놓은 상태에서 ‘이전’ 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전설립에 대한 ‘찬성’과 ‘반대’ 를

 떠나 지역민 간의 소모전을 자제하고, 정작 피해를 본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다시한번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당장에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등하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량증편이나 시내버스 대체 등을 고려하고, 방과 후 활동과

학교시설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역민 모두가 상생의 혜안으로 정작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학교의 주인은 결국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부성초 총동문회 김명호(제5대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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